※제목이 곧 내용. 과거 날조가 가득한 글


언제부터였을까? 여섯 쌍둥이 중에서 가장 성실했던 이치마츠가, 저렇게 변해버린 것은. 쵸로마츠는 구석에서 고양이와 노는 이치마츠를 바라보며 예전을 떠올렸다.
자신도 지금처럼 철이 들지 않았을 때, 오소마츠와 함께 사고를 치고 다닐 때. 그때에 우리 중에서 가장 순하고, 성실했던 것은 이치마츠였다. 그것은 우리가 더 높은 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도 변하지 않았었다. 아니, 않았을 거라 생각한 건가?

어쩌면 사춘기 시절에 있었던 사건들이 이치마츠를 저렇게 변하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쵸로마츠는 천천히 생각을 떠올렸다. 언제였지? 언제부터 이치마츠가 저렇게 된 거였지? 어떤 사건이 있었지? 이치마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지?
하지만 잘 떠오르지 않았다. 도저히 생각 해 낼 수 없었다.

"왜?"

그러는 사이에 쵸로마츠의 뜨거운 시선을 느낀 이치마츠가 짧은 물음을 던져왔다. 그 물음덕에 깊은 구렁텅이에서 건져진 쵸로마츠는, 고개를 저으며

"아무것도 아니야."

라 대답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떠올려봤자 달라지는 것도 없는 일, 고민 할 필요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서 나의 사랑스러운 냐짱을 봐야지.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희미한 기억들은, 언젠간 돌아올 것이다. 언젠간.


"흐음."

이치마츠는 고양이를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제부터였더라? 성실함은 집어 던지고, 그저 빈둥거리면서 타지 않는 쓰레기로 살아가기 시작한 게. 이치마츠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밖으로 나가며 생각했다. 하지만 떠오르지 않는다. 답이 안개에 가려진 것만 같았다.

"상관없나."

떠올려봤자 좋은 기억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긁적이며 현관문을 열었을 때, 노란 덩어리가 이치마츠를 덮쳐들었다. 쥬시마츠. 이치마츠는 멍한 눈으로 쥬시마츠를 바라보다 떼어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에?"

쥬시마츠는 고개만 갸웃하며 닫힌 문을 바라보았고, 같이 있던 토도마츠는 쥬시마츠를 일으켜 세운 뒤에 옷을 털어주었다.



이치마츠는 골목에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런 이치마츠를 발견한 것은 오소마츠와 카라마츠였다.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섣불리 다가가진 못하고 그저 조금 떨어져서 이치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이 지난 뒤에 이치마츠가 일어서서 둘을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에게 형노릇 좀 하라 말하며 카라마츠를 밀쳐놓고 도망쳤다.

"저, 그, 어, 무, 무슨 일이야? 이 형에게 다 말해봐."

제물로 남겨진 카라마츠는 괜한 허세를 부리며 이치마츠에게 다가갔다. 이치마츠는 주먹을 쥐었다 피고는 골목 안쪽으로 들어 가 버렸다. 혼자 남겨진 카라마츠는 이도저도 못 한 채로 그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성실하게 노력 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지."

이치마츠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쁜 기억이 떠올랐다. 다시 가라앉히고싶다. 안개로 가려버리고싶다. 그냥 이대로, 인간 쓰레기로 빈둥거리며 살고싶다.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으면서.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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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군가라네
,
※주관적인 캐해석 가득


오늘도 멋드러진 선글라스를 쓰고, 아주 멋진 가죽 점퍼를 걸치고서 모든 이의 시선을 사로잡을 바지를 입는다. 아아, 어쩜 이리 완벽할까? 카라마츠는 거울을 바라보면서 감탄했다. 남들은 자신을 보며 허세라느니 뭐라느니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나는 완벽 그 자체였다.
밖으로 나가면 모든 여자들이 나에게 말을 걸까 고민한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주목한다. 나는 그만큼 멋지다!
카라마츠는 이런 자신이 너무 무섭다 말하며 거울을 바라보다 굳어버렸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이치마츠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평소처럼 변화없는 표정이었지만 20여년을 같이 살아온 여섯 쌍둥이, 표정 이외에 감으로도 충분히 서로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카라마츠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졌다. 처음부터 있었다면 자신이 거울을 보며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고, 혼잣말로 자화자찬 하는 것도 들었겠지. 다른 사람이라면 신경쓰지 않았을태지만 이상하게 이치마츠만은 자신이 생각해도 지나치리만큼 신경쓰였다.

"무, 무슨 할 말이라도?"

그렇지만 허세는 줄어들지 않는다. 목소리가 떨리긴 했지만 이정도는 놀라서 그런 거라고 둘러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카라마츠는 선글라스를 멋들어지게 추켜올리며 웃었다. 이치마츠는 그런 카라마츠를 가만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가왔다.
발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천천히.

"이치마...!"

다시 이치마츠를 부르려 할 때 멱살이 잡혀 끌어당겨졌다. 선글라스는 바닥에 떨어졌고, 다리는 들렸다. 카라마츠는 불안한 눈빛으로 이치마츠를 올려다보았다.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공포, 두려움으로 인한 두근거림. 마치 언제 귀신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아니 귀신이 튀어나와 마주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 두근거리는 심장이 진정되지 않는다.

"이치, 마, 츠-."

이치마츠는 평소 표정으로 카라마츠를 내려다보다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카라마츠를 놓아주었다. 카라마츠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급히 선글라스를 주웠다. 이치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방을 나갔다.
카라마츠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왜 항상 저러는 건지, 카라마츠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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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군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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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캐릭터 해석 가득


카라마츠는 오늘도 선글라스에 가죽 점퍼를 입고 길을 나선다. 뒤에서 그 모습을 가만 바라보던 이치마츠는 속이 꼬이는 느낌에 기분이 좋지 않다. 항상 이렇다. 카라마츠형이 한껏 멋을 내고-지극히 카라마츠의 기준이지만- 산책이라는 명목으로 밖에 나가는 걸 보면 항상 속이 꼬인다. 원인은 자신도 모른지만 원인을 알기 위해 아둥바둥 하지 않는다. 알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귀찮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카라마츠형과는 엮이고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력이라도 해봤으면 좋겠다고!"

"쵸로마츠, 느긋하게 해. 느긋하게. 당장 일 안한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장남 이-!"

둥근 밥상앞에 모여앉아 쵸로마츠가 입을 열면 오소마츠가 느긋한 소리를 하고, 그러면 쵸로마츠는 화를 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치마츠는 눈만 굴려 카라마츠를 바라본다. 카라마츠는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까맣고 뾰족한 선글라스를 끼고 한껏 멋을 부리고 있었다. 인내니 고독이니 하는 시덥잖은 소리를 씨부리며 되도않는 폼을 잡는 모습이 이치마츠는 썩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치마츠!"

"응?"

쵸로마츠의 화살이 이치마츠에게로 향했다.

"오늘도 밖에 안 나갔지? 언제까지 집에만 있을 거야? 내가 백보 양보해서 일자리는 뒤로 제쳐두고 밖으로 좀 나가지 그래?"

"이치마츠형은 사회 부적응자라 안돼-."

토도마츠의 독설도 같이 향했다. 하지만 신경쓰이진 않는다. 언제나 그랬으니까. 언제나.

"하지만 난 혼자서 고독을 씹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 이치마츠는 지금 그런 시기가-."

하지만 단 하나. 이치마츠는 언제나 그랬더라도 단 하나 참을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어줍잖게 자길 이해한다는 식으로 자신을 감싸고 도는 카라마츠. 이치마츠는 언제나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아버렸다. 당연히 오늘도 그렇다. 잡아당겨지는 바람에 선글라스가 떨어지고, 불안에 가득찬 얼굴이 눈 안 가득 들어온다.

"어이, 이치마츠!"

"오늘도, 오늘도-."

쵸로마츠가 말린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멱살을 놓았다. 카라마츠는 자신이 왜 이렇게 취급받는지 모르는 눈치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자리에 앉아 마스크를 코까지 들어올려 썼다. 포만감이 느껴졌다.
쵸로마츠가 다시 일자리에 대해 얘기한다. 오소마츠가 실없는 소리를 하고, 토도마츠와 쥬시마츠가 거든다. 한 번 멱살이 잡혔지만 카라마츠도 금방 회복하고 그 아수라장에 끼어든다. 오늘도 쵸로마츠의 스트레스는 천장을 뚫는다.

포만감이 느껴졌다. 그렇담 카라마츠를 볼때 느껴졌던 속이 꼬이는 느낌은 허기라는 건가? 그걸 채우려면 카라마츠의, 형의 불쌍한 얼굴을 봐야하는 건가? 이치마츠는 조금 흥미가 생겼다. 자신이 왜 카라마츠가 허세부리는 것을 보면 속이 뒤틀리는지,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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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군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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