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캐해석 가득

"솔직히 이번엔 이치마츠 형이 너무 심했어."

토도마츠가 이치마츠의 이마에 약을 발라주며 말했다. 이치마츠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토도마츠를 노려보고 있었다. 허나 토도마츠는 평소 그 표정을 지은채로 이치마츠의 상처만 치료 해 줄 뿐이었다. 자신의 눈빛에 지레 겁을 먹는 건, 카라마츠 뿐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다 됐다. 토도마츠가 구급상자의 뚜껑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치마츠는 가만 그런 토도마츠를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토도마츠의 손을 잡았다. 방밖을 나가려던 토도마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내가 잘못한거냐?"

"말이라고 해?"

"뭐가 잘못인데?"

"정말 모른다면 이치마츠 형아는 정말 인간 쓰레기야-."

토도마츠는 평소처럼 상큼하게 웃었다. 이치마츠는 기분이 나빠짐을 느꼈지만 지금 그보다 더 기분이 나쁜 것은 자신이 카라마츠에게 된통 깨진데다가 그 이유를 자신은 모른다는 것이다. 상처야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지만 이대로 계속 이 상태가 지속되면 둘 중 하나는 집에서 나가야하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건 싫다.

"아무튼 혼자 잘 생각해봐. 이건 누가 알려주면 괜히 꼬이기만 하니까. 그만큼 복잡하고도 심오한 문제거든-."

토도마츠는 가벼운 목소리로 말하고 방을 나갔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에게 강하게 맞은 뺨을 건드렸다가 움찔하곤 손을 거뒀다. 아주 제대로 멍이 든듯 싶었다. 평소라면 자신이 카라마츠의 뺨을 이렇게 만들었을 탠데. 도대체 뭐가 문제야?



"카라마츠, 괜찮아?"

오소마츠는 드물게 당황했다. 평소라면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에게 주먹을 휘두르기는 커녕 화도 내지 않을 탠데. 오늘처럼 그렇게 화를 내는 카라마츠는 처음봤다. 가볍게 치는 장난 수준이라면 자기도 끼어들었을 태지만 그것은 절대 장난이 아니었다.

"오소마츠 형."

어? 응? 왜?
고민 중이던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부름에 깜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카라마츠는 울어서 퉁퉁 부은 눈으로 오소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얼굴은 제법 웃겼지만 지금 웃으면 사태는 최악으로 달려갈 거라 생각한 오소마츠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았다. 그래, 장남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카라마츠, 말해봐."

뭐든 들어줄게! 자, 이 형님에게 말해보라고!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등을 팡팡 치며 웃었다. 카라마츠는 그런 오소마츠를 바라보다가 울컥 했는지 또 눈물을 흘리면서 속에 묵혀왔던 것들을 모두 풀어내었다. 그 내용인 즉슨 이치마츠가 자신을 그렇게까지 싫어하는 이유를 모르겠는데 이번엔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자기도 모르게 심한 말, 심한 행동을 해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치마츠가 용서되는 것도 아니고, 이대로 이치마츠랑 얼굴도 못 마주치는 것도 싫고 이래저래 복잡해서 아무런 해결책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그 얘길 들으면서 오소마츠는 직감했다.

'귀찮은 일이잖아!'

이번 사건은 장남이지만 자신이 끼어들 일이 절대 아니며 무엇보다 자신이 끼어들면 더 꼬일 가능성이 무척이나 높은 거로도 모자라 꼬인다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쵸로마츠나 토도마츠라면 뾰족한 해결 방법이 나왔을까? 오소마츠는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편 카라마츠는 평소랑 다르게 말없이 고민하는 오소마츠를 바라보며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었다. 분명 자신이 때린 것은 잘못이지만 이치마츠가 먼저 큰 잘못을 저질렀으니 자신의 행동은 정당방위다. 그렇지만 그래도 죄책감이 들어서 용서하고싶지 않은데 때린건 사과해야만 할 거 같다. 난, 어떻게 해야하지?

"이, 일단 다른 애들이랑도 상의해보자!"

한참만에 오소마츠가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카라마츠는 고개를 들어 오소마츠를 바라보았다. 오소마츠는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으며 여럿이 의견을 나누면 좋은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카라마츠를 설득했다. 카라마츠는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볼게.
카라마츠의 대답에 오소마츠는 안심했다. 이번 일은 자신이 해답을 내기엔 너무나도 어려운 문제였으니까. 카라마츠가 싫다고 하면 어쩌나에 대한 고민도 잔뜩 하고 있었다. 정말 다행인 일이었다.



"이치마츠 형아가 잘못한 거라고 봐, 나는. 내가 카라마츠 형이었어도 똑같이 했을 걸?"

"그래도 이성적이지 못하게 이치마츠를 때린 건 잘못이야. 그 부분은 사과해야지."

"에에, 쵸로마츠 형아는 그런 상황에서 그럴 수 있어?"

"뭐-."

"못하지?"

"음-."

토도마츠와 쵸로마츠의 대화를 들으며 카라마츠는 생각에 잠겼다. 정말 이치마츠가 잘못 한 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이치마츠의 말은 듣지도 않고 무턱대고 주먹부터 휘둘렀으니까. 어쩌면, 아니 분명 이치마츠에게 다른 사정이 있는 걸거야! 그렇지 않다면.

"이치마츠랑 얘기할래."

생각을 정리한 카라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토도마츠도 쵸로마츠도 그런 카라마츠를 말리지 않았다. 결국 둘의 일인 거다. 자신들이 이러쿵 저러쿵 해봤자 이 일은 해결되지 않는다. 두 사람이 대화 해 풀어나가야 하는 것. 그저 속으로 사태가 더 악화되지만 않길 바랄 뿐이었다.

"이치마츠."

똑똑, 방 문을 두드렸다. 이치마츠는 대답이 없다. 들어간다. 카라마츠는 길게 숨을 내쉬고 마음을 다 잡은 뒤에 문을 열었다.

방 안에는 차가운 기운만 감돌 뿐이었다.

'오소마츠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치카라] 냉전-2  (0) 2015.11.02
[이치/카라/쥬시] 계기  (0) 2015.11.01
[카라이치] 나는  (1) 2015.11.01
[쥬시토도] 만족  (0) 2015.10.31
[이치마츠] 과거 날조 글  (0) 2015.10.31
Posted by 누군가라네
,
※주관적 캐해석 가득


나는 말이야.
카라마츠가 입을 열었다. 감기로 인한 고열로 정신이 몽롱한 이치마츠는, 또 카라마츠가 시덥잖은 소리를 하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는 것이 힘들어 그냥 듣기로 했다. 카라마츠는 그런 이치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웃었다.

"주변이 온통 너의 적뿐이더라도."

무슨 말을 하고싶은 걸까. 인간 쓰레기라고 돌려말하는 걸까? 도저히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렸다.

"심지어 형제들마저 너에게서 등을 돌려도."

그러길 바란다는 것처럼 들린다면 내가 너무 꼬여있는 건가? 이치마츠는 하아 길게 숨을 내쉬고는 그냥 생각하기를 관둬버렸다. 이런 일이 한두번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잠에 빠져있거나 감기에 걸렸을 때 매번 비슷한 말을 해대는 카라마츠니까 이번에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난 언제나 네 편이 되어줄거야."

어쩐지 웃음이 났다. 이딴 실없는 말을 해놓거 자신은 정말 멋진 형이며 이보다 멋질 순 없다고 뿌듯함에 웃고있겠지. 바보같아. 그 얼굴을 바라보며 비웃어줘야 하는데. 이치마츠는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감겨있던 눈을 억지로 떠 카라마츠를 바라보았다.

"이치마츠. -."

아.
그냥 눈을 감고 있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이치마츠는 자신의 행동에 처음으로 후회했다. 속이 메스껍다.

'오소마츠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치/카라/쥬시] 계기  (0) 2015.11.01
[이치카라] 냉전-1  (0) 2015.11.01
[쥬시토도] 만족  (0) 2015.10.31
[이치마츠] 과거 날조 글  (0) 2015.10.31
[이치카라] 카라마츠의 경우  (0) 2015.10.31
Posted by 누군가라네
,

*약간의 유혈 주의

*얀데레 주의

 

 "쥬시마츠 형아?"

 토도마츠는 새삼 놀란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뒤로 몇 발짝 물러났다. 쥬시마츠는 그런 토도마츠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여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래에는 얼마 전까지 토도마츠와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던 사람이었다. 이제는 그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지만.

 "어서와, 토도마츠!"

 쥬시마츠는 고개를 들어 토도마츠를 바라보며 웃었다. 토도마츠는 숨을 몰아쉬다가 빠른 걸음으로 쥬시마츠에게 다가갔다. 쥬시마츠는 손에 들고있던 칼을 던져버리고 양 팔을 벌렸다. 얼굴에 튄, 소매에 잔뜩 베어든 피를 어찌 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토도마츠는 쥬시마츠의 앞에서 멈춰섰다. 자신을 안아주리라, 자신에게 안기리라 생각했던 토도마츠가 그러지 않자 쥬시마츠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리고 그제서야 쥬시마츠는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엉망이었다. 토도마츠의 옷을 더럽힐 수는 없었다.

 "토도마츠, 나 이제 깨끗해!"

 쥬시마츠는 소매로 얼굴을 닦고, 옷을 벗어던지고서 양 팔을 벌렸다. 토도마츠는 쥬시마츠에게 다가가 포옥 품에 안겼다. 쥬시마츠는 기분이 좋은 듯 웃으며 토도마츠의 머리에 뺨을 부볐다. 따듯하다. 부드럽다. 기분좋다.

 "좋아해, 토도마츠."

 무지 무지 좋아해. 쥬시마츠는 웃으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토도마츠에게 고백했다. 토도마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자신도 좋아한다고, 자신도 쥬시마츠를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그리고 토도마츠는 눈을 아래로 향해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만큼 망가진 사람을 바라보았다.

 죄책감은 없다. 오히려 만족감이 가득 할 뿐이다. 쥬시마츠가 자신을 위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이. 토도마츠는 웃었다. 자신이 생각한 대로 일이 흘러감이, 쥬시마츠가 자신을 사랑함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웃었다.

 "이거, 다른 형아들한텐 비밀이야. 쥬시마츠 형아."

 "응! 응!"

 자신을 위해주는 쥬시마츠가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오소마츠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치카라] 냉전-1  (0) 2015.11.01
[카라이치] 나는  (1) 2015.11.01
[이치마츠] 과거 날조 글  (0) 2015.10.31
[이치카라] 카라마츠의 경우  (0) 2015.10.31
[이치카라] 이치마츠의 경우  (0) 2015.10.31
Posted by 누군가라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