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날조
※주관적 캐해석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언제나 그렇듯 모두 같은 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반은 모두 떨어졌다. 교사와 학생들의 혼란을 줄이고, 만일의 사태에 생길 수 있는 사건사고들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더군다나 마츠노가 여섯 쌍둥이라면 사건사고를 몰고다니기로 유명한 이들이었으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각자 다른 반이 된 것을 알았을 때, 처음엔 당황했다. 어떤 때에도 떨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떨어져버렸다. 당황해하는 그들을 진정시킨 것은 삼남 쵸로마츠였다.

"이참에 서로에게서 자립해 보는 기회를 가지자!"

떨어져있다 해도 겨우 반만 다른 거 뿐이잖아? 그러니까 괜찮을 거야! 쵸로마츠의 말에 다른 다섯 명은 금방 기대로 가득찼다. 그리고 각자의 목표를 하나 둘 꺼내기 시작했다. 반의 스타가 되겠다, 여자 친구를 사귀어보겠다 등등. 여러가지가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처음으로 혼자 길을 걸었다.

처음엔 모두 잘 적응하는 듯 보였다. 오소마츠는 쾌활함 덕에 같은 반 남자애들과 무리없이 어울렸다. 카라마츠는 약간 허세끼가 있긴 했지만 교우관계에 문제는 없어보였다. 쵸로마츠는 어른스러우면서도 그 나이또래라는 느낌에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렸다. 이치마츠도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쥬시마츠도 존재감이 좀 흐릿하긴 했지만 괜찮아보였다. 토도마츠는 말 할 것도 없다.

이상한 점이 눈에띄기 시작한 것은, 새학기가 시작된지 한 달쯤 지나서였다. 처음엔 카라마츠가 자주 다쳐서 돌아왔다. 듣기로는 놀다가 넘어지고, 딴 생각하다가 부딪치고 했다는데. 하지만 아무리봐도 넘어지거나 부딪쳐서 생긴 상처는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다섯은 묵인했다. 카라마츠가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것이니까.
두 번째로는 이치마츠였다. 평상시에 성실함으로 숙제도 빼먹지 않고 하던 이치마츠가 수업 시간에 숙제를 안 해왔다고 복도에서 서 있고, 교복이 더러워져서 돌아오는 일도 생겼다. 이치마츠에게 있을 리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묻지 않았다. 이치마츠는 언제나처럼 행동했으니까.
마지막으로는 쥬시마츠였다. 쥬시마츠는 야구부에 들어 늦게 귀가하는 일이 잦았다. 그리고 그런 날엔 꼭 상처를 하나씩 달고 들어왔다. 처음엔 공이나 배트에 실수로 부딪쳤다고 생각했지만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래도 그들은 물을 수 없었다. 쥬시마츠는 항상 웃고 있었으니까.

소문이 나지 않았다. 누가 누구를 괴롭힌다는 둥 누가 따돌림을 당한다는 둥의 소문이 전혀 돌지 않았다. 그래서 그 누구도 먼저 나서지 못했다. 셋이 그 상처를 부인하기때문에, 제대로 말해주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몇 달이 흘렀다.

일 학년 말. 사건이 터졌다.

"네가 뭔데?"

카라마츠의 멱살이 이치마츠에게 잡혀 높게 들어올려졌다. 카라마츠는 버둥거리며 이치마츠에게서 빠져나오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이치마츠가, 언제나 성실하고 착했던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에게 화를 내며 멱살을 잡다니. 이치마츠의 행동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퍽 하는 소리가 났다. 카라마츠는 비틀거리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치마츠는 그런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리고 얼굴을 마주했다.

"동정하지마! 네놈도 똑같은 주제에 누가 누굴 동정하는 거야? 기분 더러워!"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말에 크게 상처를 입은 듯 한두방울씩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한참이나 화를 내며 욕을 내뱉던 이치마츠는 겨우 진정이 됐는지 카라마츠의 멱살을 놓아주고 뒤돌아 방을 나갔다.

"괜찮아?"

"응."

오소마츠가 물었다. 카라마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소마츠는 무언가가 잘못 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건 쵸로마츠도, 토도마츠도 마찬가지였다. 확실히 그것을 자각하게 된 것은 그날 늦은 시각에 돌아온 쥬시마츠를 마주하고 나서였다.
쥬시마츠의 상태는 진흙탕을 열 번도 넘게 구르고, 누군가에게 구타를 당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쥬시마츠는 웃고있었다. 자신은 괜찮다고 웃고있었다.

이대로는 안돼.
오소마츠가 말했다.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도 고개를 끄덕였다. 카라마츠도, 이치마츠도, 쥬시마츠도 이대로 그냥 두었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생겼다. 이 이상 큰일이 생기게 두어선 안된다.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해야해?

"머리 아파."

오소마츠가 머리를 손으로 감싸며 끙끙 앓았다. 이런 일,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선생님께 말해야하나? 가해자를 찾아서 줘패야하나? 아니면 어떻게 해야하지? 신고해야하나? 증거가 필요한가? 어떻게? 어떻게 해야해?

셋은, 결국 해답을 찾지 못했다.
카라마츠는 허세만 더 늘었고, 이치마츠는 성격이 완전히 변해버렸다. 쥬시마츠는 웃는 법 외에 표정을 짓는 방법은 잊어버린 것 같았다.
셋은 그냥 다른 셋에게 맞춰가기로 했다. 평소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아주 친한 형제로, 서로에게 아무렇지 않게 독설도 날리며. 그렇게, 그렇게 그 일을 덮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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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캐해석 가득

"솔직히 이번엔 이치마츠 형이 너무 심했어."

토도마츠가 이치마츠의 이마에 약을 발라주며 말했다. 이치마츠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토도마츠를 노려보고 있었다. 허나 토도마츠는 평소 그 표정을 지은채로 이치마츠의 상처만 치료 해 줄 뿐이었다. 자신의 눈빛에 지레 겁을 먹는 건, 카라마츠 뿐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다 됐다. 토도마츠가 구급상자의 뚜껑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치마츠는 가만 그런 토도마츠를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토도마츠의 손을 잡았다. 방밖을 나가려던 토도마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내가 잘못한거냐?"

"말이라고 해?"

"뭐가 잘못인데?"

"정말 모른다면 이치마츠 형아는 정말 인간 쓰레기야-."

토도마츠는 평소처럼 상큼하게 웃었다. 이치마츠는 기분이 나빠짐을 느꼈지만 지금 그보다 더 기분이 나쁜 것은 자신이 카라마츠에게 된통 깨진데다가 그 이유를 자신은 모른다는 것이다. 상처야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지만 이대로 계속 이 상태가 지속되면 둘 중 하나는 집에서 나가야하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건 싫다.

"아무튼 혼자 잘 생각해봐. 이건 누가 알려주면 괜히 꼬이기만 하니까. 그만큼 복잡하고도 심오한 문제거든-."

토도마츠는 가벼운 목소리로 말하고 방을 나갔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에게 강하게 맞은 뺨을 건드렸다가 움찔하곤 손을 거뒀다. 아주 제대로 멍이 든듯 싶었다. 평소라면 자신이 카라마츠의 뺨을 이렇게 만들었을 탠데. 도대체 뭐가 문제야?



"카라마츠, 괜찮아?"

오소마츠는 드물게 당황했다. 평소라면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에게 주먹을 휘두르기는 커녕 화도 내지 않을 탠데. 오늘처럼 그렇게 화를 내는 카라마츠는 처음봤다. 가볍게 치는 장난 수준이라면 자기도 끼어들었을 태지만 그것은 절대 장난이 아니었다.

"오소마츠 형."

어? 응? 왜?
고민 중이던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부름에 깜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카라마츠는 울어서 퉁퉁 부은 눈으로 오소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얼굴은 제법 웃겼지만 지금 웃으면 사태는 최악으로 달려갈 거라 생각한 오소마츠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았다. 그래, 장남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카라마츠, 말해봐."

뭐든 들어줄게! 자, 이 형님에게 말해보라고!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등을 팡팡 치며 웃었다. 카라마츠는 그런 오소마츠를 바라보다가 울컥 했는지 또 눈물을 흘리면서 속에 묵혀왔던 것들을 모두 풀어내었다. 그 내용인 즉슨 이치마츠가 자신을 그렇게까지 싫어하는 이유를 모르겠는데 이번엔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자기도 모르게 심한 말, 심한 행동을 해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치마츠가 용서되는 것도 아니고, 이대로 이치마츠랑 얼굴도 못 마주치는 것도 싫고 이래저래 복잡해서 아무런 해결책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그 얘길 들으면서 오소마츠는 직감했다.

'귀찮은 일이잖아!'

이번 사건은 장남이지만 자신이 끼어들 일이 절대 아니며 무엇보다 자신이 끼어들면 더 꼬일 가능성이 무척이나 높은 거로도 모자라 꼬인다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쵸로마츠나 토도마츠라면 뾰족한 해결 방법이 나왔을까? 오소마츠는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편 카라마츠는 평소랑 다르게 말없이 고민하는 오소마츠를 바라보며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었다. 분명 자신이 때린 것은 잘못이지만 이치마츠가 먼저 큰 잘못을 저질렀으니 자신의 행동은 정당방위다. 그렇지만 그래도 죄책감이 들어서 용서하고싶지 않은데 때린건 사과해야만 할 거 같다. 난, 어떻게 해야하지?

"이, 일단 다른 애들이랑도 상의해보자!"

한참만에 오소마츠가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카라마츠는 고개를 들어 오소마츠를 바라보았다. 오소마츠는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으며 여럿이 의견을 나누면 좋은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카라마츠를 설득했다. 카라마츠는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볼게.
카라마츠의 대답에 오소마츠는 안심했다. 이번 일은 자신이 해답을 내기엔 너무나도 어려운 문제였으니까. 카라마츠가 싫다고 하면 어쩌나에 대한 고민도 잔뜩 하고 있었다. 정말 다행인 일이었다.



"이치마츠 형아가 잘못한 거라고 봐, 나는. 내가 카라마츠 형이었어도 똑같이 했을 걸?"

"그래도 이성적이지 못하게 이치마츠를 때린 건 잘못이야. 그 부분은 사과해야지."

"에에, 쵸로마츠 형아는 그런 상황에서 그럴 수 있어?"

"뭐-."

"못하지?"

"음-."

토도마츠와 쵸로마츠의 대화를 들으며 카라마츠는 생각에 잠겼다. 정말 이치마츠가 잘못 한 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이치마츠의 말은 듣지도 않고 무턱대고 주먹부터 휘둘렀으니까. 어쩌면, 아니 분명 이치마츠에게 다른 사정이 있는 걸거야! 그렇지 않다면.

"이치마츠랑 얘기할래."

생각을 정리한 카라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토도마츠도 쵸로마츠도 그런 카라마츠를 말리지 않았다. 결국 둘의 일인 거다. 자신들이 이러쿵 저러쿵 해봤자 이 일은 해결되지 않는다. 두 사람이 대화 해 풀어나가야 하는 것. 그저 속으로 사태가 더 악화되지만 않길 바랄 뿐이었다.

"이치마츠."

똑똑, 방 문을 두드렸다. 이치마츠는 대답이 없다. 들어간다. 카라마츠는 길게 숨을 내쉬고 마음을 다 잡은 뒤에 문을 열었다.

방 안에는 차가운 기운만 감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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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 캐해석 가득


나는 말이야.
카라마츠가 입을 열었다. 감기로 인한 고열로 정신이 몽롱한 이치마츠는, 또 카라마츠가 시덥잖은 소리를 하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는 것이 힘들어 그냥 듣기로 했다. 카라마츠는 그런 이치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웃었다.

"주변이 온통 너의 적뿐이더라도."

무슨 말을 하고싶은 걸까. 인간 쓰레기라고 돌려말하는 걸까? 도저히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렸다.

"심지어 형제들마저 너에게서 등을 돌려도."

그러길 바란다는 것처럼 들린다면 내가 너무 꼬여있는 건가? 이치마츠는 하아 길게 숨을 내쉬고는 그냥 생각하기를 관둬버렸다. 이런 일이 한두번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잠에 빠져있거나 감기에 걸렸을 때 매번 비슷한 말을 해대는 카라마츠니까 이번에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난 언제나 네 편이 되어줄거야."

어쩐지 웃음이 났다. 이딴 실없는 말을 해놓거 자신은 정말 멋진 형이며 이보다 멋질 순 없다고 뿌듯함에 웃고있겠지. 바보같아. 그 얼굴을 바라보며 비웃어줘야 하는데. 이치마츠는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감겨있던 눈을 억지로 떠 카라마츠를 바라보았다.

"이치마츠. -."

아.
그냥 눈을 감고 있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이치마츠는 자신의 행동에 처음으로 후회했다. 속이 메스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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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유혈 주의

*얀데레 주의

 

 "쥬시마츠 형아?"

 토도마츠는 새삼 놀란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뒤로 몇 발짝 물러났다. 쥬시마츠는 그런 토도마츠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여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래에는 얼마 전까지 토도마츠와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던 사람이었다. 이제는 그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지만.

 "어서와, 토도마츠!"

 쥬시마츠는 고개를 들어 토도마츠를 바라보며 웃었다. 토도마츠는 숨을 몰아쉬다가 빠른 걸음으로 쥬시마츠에게 다가갔다. 쥬시마츠는 손에 들고있던 칼을 던져버리고 양 팔을 벌렸다. 얼굴에 튄, 소매에 잔뜩 베어든 피를 어찌 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토도마츠는 쥬시마츠의 앞에서 멈춰섰다. 자신을 안아주리라, 자신에게 안기리라 생각했던 토도마츠가 그러지 않자 쥬시마츠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리고 그제서야 쥬시마츠는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엉망이었다. 토도마츠의 옷을 더럽힐 수는 없었다.

 "토도마츠, 나 이제 깨끗해!"

 쥬시마츠는 소매로 얼굴을 닦고, 옷을 벗어던지고서 양 팔을 벌렸다. 토도마츠는 쥬시마츠에게 다가가 포옥 품에 안겼다. 쥬시마츠는 기분이 좋은 듯 웃으며 토도마츠의 머리에 뺨을 부볐다. 따듯하다. 부드럽다. 기분좋다.

 "좋아해, 토도마츠."

 무지 무지 좋아해. 쥬시마츠는 웃으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토도마츠에게 고백했다. 토도마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자신도 좋아한다고, 자신도 쥬시마츠를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그리고 토도마츠는 눈을 아래로 향해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만큼 망가진 사람을 바라보았다.

 죄책감은 없다. 오히려 만족감이 가득 할 뿐이다. 쥬시마츠가 자신을 위해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이. 토도마츠는 웃었다. 자신이 생각한 대로 일이 흘러감이, 쥬시마츠가 자신을 사랑함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웃었다.

 "이거, 다른 형아들한텐 비밀이야. 쥬시마츠 형아."

 "응! 응!"

 자신을 위해주는 쥬시마츠가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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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곧 내용. 과거 날조가 가득한 글


언제부터였을까? 여섯 쌍둥이 중에서 가장 성실했던 이치마츠가, 저렇게 변해버린 것은. 쵸로마츠는 구석에서 고양이와 노는 이치마츠를 바라보며 예전을 떠올렸다.
자신도 지금처럼 철이 들지 않았을 때, 오소마츠와 함께 사고를 치고 다닐 때. 그때에 우리 중에서 가장 순하고, 성실했던 것은 이치마츠였다. 그것은 우리가 더 높은 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도 변하지 않았었다. 아니, 않았을 거라 생각한 건가?

어쩌면 사춘기 시절에 있었던 사건들이 이치마츠를 저렇게 변하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쵸로마츠는 천천히 생각을 떠올렸다. 언제였지? 언제부터 이치마츠가 저렇게 된 거였지? 어떤 사건이 있었지? 이치마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지?
하지만 잘 떠오르지 않았다. 도저히 생각 해 낼 수 없었다.

"왜?"

그러는 사이에 쵸로마츠의 뜨거운 시선을 느낀 이치마츠가 짧은 물음을 던져왔다. 그 물음덕에 깊은 구렁텅이에서 건져진 쵸로마츠는, 고개를 저으며

"아무것도 아니야."

라 대답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떠올려봤자 달라지는 것도 없는 일, 고민 할 필요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서 나의 사랑스러운 냐짱을 봐야지.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희미한 기억들은, 언젠간 돌아올 것이다. 언젠간.


"흐음."

이치마츠는 고양이를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제부터였더라? 성실함은 집어 던지고, 그저 빈둥거리면서 타지 않는 쓰레기로 살아가기 시작한 게. 이치마츠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밖으로 나가며 생각했다. 하지만 떠오르지 않는다. 답이 안개에 가려진 것만 같았다.

"상관없나."

떠올려봤자 좋은 기억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긁적이며 현관문을 열었을 때, 노란 덩어리가 이치마츠를 덮쳐들었다. 쥬시마츠. 이치마츠는 멍한 눈으로 쥬시마츠를 바라보다 떼어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에?"

쥬시마츠는 고개만 갸웃하며 닫힌 문을 바라보았고, 같이 있던 토도마츠는 쥬시마츠를 일으켜 세운 뒤에 옷을 털어주었다.



이치마츠는 골목에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런 이치마츠를 발견한 것은 오소마츠와 카라마츠였다.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섣불리 다가가진 못하고 그저 조금 떨어져서 이치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이 지난 뒤에 이치마츠가 일어서서 둘을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에게 형노릇 좀 하라 말하며 카라마츠를 밀쳐놓고 도망쳤다.

"저, 그, 어, 무, 무슨 일이야? 이 형에게 다 말해봐."

제물로 남겨진 카라마츠는 괜한 허세를 부리며 이치마츠에게 다가갔다. 이치마츠는 주먹을 쥐었다 피고는 골목 안쪽으로 들어 가 버렸다. 혼자 남겨진 카라마츠는 이도저도 못 한 채로 그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성실하게 노력 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지."

이치마츠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쁜 기억이 떠올랐다. 다시 가라앉히고싶다. 안개로 가려버리고싶다. 그냥 이대로, 인간 쓰레기로 빈둥거리며 살고싶다.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으면서.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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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멋드러진 선글라스를 쓰고, 아주 멋진 가죽 점퍼를 걸치고서 모든 이의 시선을 사로잡을 바지를 입는다. 아아, 어쩜 이리 완벽할까? 카라마츠는 거울을 바라보면서 감탄했다. 남들은 자신을 보며 허세라느니 뭐라느니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나는 완벽 그 자체였다.
밖으로 나가면 모든 여자들이 나에게 말을 걸까 고민한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주목한다. 나는 그만큼 멋지다!
카라마츠는 이런 자신이 너무 무섭다 말하며 거울을 바라보다 굳어버렸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이치마츠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평소처럼 변화없는 표정이었지만 20여년을 같이 살아온 여섯 쌍둥이, 표정 이외에 감으로도 충분히 서로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카라마츠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졌다. 처음부터 있었다면 자신이 거울을 보며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고, 혼잣말로 자화자찬 하는 것도 들었겠지. 다른 사람이라면 신경쓰지 않았을태지만 이상하게 이치마츠만은 자신이 생각해도 지나치리만큼 신경쓰였다.

"무, 무슨 할 말이라도?"

그렇지만 허세는 줄어들지 않는다. 목소리가 떨리긴 했지만 이정도는 놀라서 그런 거라고 둘러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카라마츠는 선글라스를 멋들어지게 추켜올리며 웃었다. 이치마츠는 그런 카라마츠를 가만 바라보다가 천천히 다가왔다.
발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천천히.

"이치마...!"

다시 이치마츠를 부르려 할 때 멱살이 잡혀 끌어당겨졌다. 선글라스는 바닥에 떨어졌고, 다리는 들렸다. 카라마츠는 불안한 눈빛으로 이치마츠를 올려다보았다.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공포, 두려움으로 인한 두근거림. 마치 언제 귀신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아니 귀신이 튀어나와 마주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 두근거리는 심장이 진정되지 않는다.

"이치, 마, 츠-."

이치마츠는 평소 표정으로 카라마츠를 내려다보다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카라마츠를 놓아주었다. 카라마츠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급히 선글라스를 주웠다. 이치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방을 나갔다.
카라마츠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왜 항상 저러는 건지, 카라마츠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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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츠는 오늘도 선글라스에 가죽 점퍼를 입고 길을 나선다. 뒤에서 그 모습을 가만 바라보던 이치마츠는 속이 꼬이는 느낌에 기분이 좋지 않다. 항상 이렇다. 카라마츠형이 한껏 멋을 내고-지극히 카라마츠의 기준이지만- 산책이라는 명목으로 밖에 나가는 걸 보면 항상 속이 꼬인다. 원인은 자신도 모른지만 원인을 알기 위해 아둥바둥 하지 않는다. 알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귀찮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카라마츠형과는 엮이고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력이라도 해봤으면 좋겠다고!"

"쵸로마츠, 느긋하게 해. 느긋하게. 당장 일 안한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장남 이-!"

둥근 밥상앞에 모여앉아 쵸로마츠가 입을 열면 오소마츠가 느긋한 소리를 하고, 그러면 쵸로마츠는 화를 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치마츠는 눈만 굴려 카라마츠를 바라본다. 카라마츠는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까맣고 뾰족한 선글라스를 끼고 한껏 멋을 부리고 있었다. 인내니 고독이니 하는 시덥잖은 소리를 씨부리며 되도않는 폼을 잡는 모습이 이치마츠는 썩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치마츠!"

"응?"

쵸로마츠의 화살이 이치마츠에게로 향했다.

"오늘도 밖에 안 나갔지? 언제까지 집에만 있을 거야? 내가 백보 양보해서 일자리는 뒤로 제쳐두고 밖으로 좀 나가지 그래?"

"이치마츠형은 사회 부적응자라 안돼-."

토도마츠의 독설도 같이 향했다. 하지만 신경쓰이진 않는다. 언제나 그랬으니까. 언제나.

"하지만 난 혼자서 고독을 씹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 이치마츠는 지금 그런 시기가-."

하지만 단 하나. 이치마츠는 언제나 그랬더라도 단 하나 참을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어줍잖게 자길 이해한다는 식으로 자신을 감싸고 도는 카라마츠. 이치마츠는 언제나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아버렸다. 당연히 오늘도 그렇다. 잡아당겨지는 바람에 선글라스가 떨어지고, 불안에 가득찬 얼굴이 눈 안 가득 들어온다.

"어이, 이치마츠!"

"오늘도, 오늘도-."

쵸로마츠가 말린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멱살을 놓았다. 카라마츠는 자신이 왜 이렇게 취급받는지 모르는 눈치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자리에 앉아 마스크를 코까지 들어올려 썼다. 포만감이 느껴졌다.
쵸로마츠가 다시 일자리에 대해 얘기한다. 오소마츠가 실없는 소리를 하고, 토도마츠와 쥬시마츠가 거든다. 한 번 멱살이 잡혔지만 카라마츠도 금방 회복하고 그 아수라장에 끼어든다. 오늘도 쵸로마츠의 스트레스는 천장을 뚫는다.

포만감이 느껴졌다. 그렇담 카라마츠를 볼때 느껴졌던 속이 꼬이는 느낌은 허기라는 건가? 그걸 채우려면 카라마츠의, 형의 불쌍한 얼굴을 봐야하는 건가? 이치마츠는 조금 흥미가 생겼다. 자신이 왜 카라마츠가 허세부리는 것을 보면 속이 뒤틀리는지,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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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군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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