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캐해석
※두서없음 주의
※브금으론 언더테일 Hopes and dream+ SAVE the World+ His Theme 리믹스 추천
※단문?


 하늘이 어두워진다. 먹구름은 한 곳을 기점으로 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낙뢰가 쉴새없이 바닥으로 떨어져 아스팔트며 흙을 태워간다. 일부는 나무에 떨어져 불을 내기도 했다. 낙뢰에 맞은 자동차가 삐용삐용 울고있다. 시끄럽다. 얼마 지나지 않아 툭툭 물방울과 함께 작은 우박들이 떨어졌다. 우박들은 사람들의 몸에 따갑게 쏟아져내려 급히 몸을 피한다.
 이치마츠는 몸을 피하고자 하는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들어갔다. 그가 향하는 곳은 한 곳이다. 이 모든 일의 시작, 태풍의 눈. 이치마츠는 우박이 제 살을 스치고 지나가도 무시하고, 낙뢰가 바로 근처 나무 위에 떨어져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지금 그가 신경써야 할 것은 그런 사소한 게 아니다.
 쿠궁, 바닥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치마츠는 더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그의 모습은 인간을 벗어나 고양이과 맹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갈라져가는 바닥에서 아직 무사한 아스팔트를 밟아 앞으로 달려간다.

 "카라마츠!"

 이 세상에서 능력자란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고, 또 희생해야만 하는 존재였다. 생명 보장도 해주지 않고, 능력자라는 이유로 장비도 지원해주지 않았다. 제대로 직업을 구할 수조차 없게 만든 주제에 국가에서 나오는 돈은 고정적이지 않았다. 받아도 한 달 생활하기엔 벅찬 돈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치마츠와 카라마츠는 능력자로 태어났다. 처음 능력이 발현된 것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였다. 이치마츠는 놀다가 우연히, 카라마츠는 화를 내다가 능력이 생긴 것을 알았다. 그들은 곧장 정부의 기관으로 보내져 능력을 시험받았고, 능력자라는 낙인과 함께 바코드가 새겨졌다. 그리고 굴렀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현장에 투입되어 이리 굴려지고, 저리 굴려졌다. 이치마츠는 점차 지쳐갔고, 카라마츠는 자신만이라도 힘을 내서 이치마츠를 지켜주고자 했다.
 그렇게 십 여 년. 능력자들을 위한 세상은 없었고, 그 세상을 만들고자 여러 능력자들이 힘을 합쳐 정부에 대항했다. 그러나 그들은 대부분이 사살 당했다. 그 사이엔 이치마츠도 있었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에게 말하곤 했다.

 "소원이고, 꿈이야. 카라마츠와 내가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거."

 내 힘을 다른 누구도 아닌 너를 위해서 쓰고싶어.


 "카라마츠!"

 눈앞이 흐릿하다. 아무래도 너무 무리를 한 모양이었다. 생명에 큰 지장이 가는 상처는 없었지만 그런 상처가 없었을 뿐이다. 방패에 맞아 뼈에 금이갔고, 총알에 스쳐 몸 여기저기에선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올라왔다. 이치마츠는 숨을 고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괴하게 뒤틀린 건물을 타고 위로 올라간다. 미끄러져 떨어질 뻔한 걸 간신히 면하고 더 높이, 더 가까이 다가간다. 카라마츠가 보인다. 웅크리고 앉아 얼굴을 묻은 채 꼴사나운 얼굴을 하고 있을 그가 보인다. 이치마츠는 뒷다리에 힘을 줘 높게 뛰어올랐다.

 "카라마츠!"

 고개가 들린다. 꼴사나운 얼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치마츠는 방긋 웃으며 카라마츠를 향해 떨어졌다. 카라마츠는 놀라 눈을 크게 뜨며 자리에서 일어나 이치마츠를 받았다. 몸이 그대로 뒤로 기울어지다 넘어진다. 카라마츠는 급히 능력을 사용해 공중에 자신과 이치마츠를 고정시켰다.

 "이치마츠? 괜찮은 건가?"

 "쿠소가!"

 괜찮을 리가 없잖아! 아프다고. 아파 죽을지도 모르니까 얼른 날 병원으로 데려가. 이치마츠는 투덜거리며 카라마츠에게 몸을 기댔다. 카라마츠는 멍하니 이치마츠를 바라보다가 웃으며 이치마츠를 끌어안았다.

 "미안하군. 나때문에 아픈 몸을 이끌고 이곳까지 오다니."

 "알면 얼른 병원으로 가자고. 귀찮은 놈들 오기전에."

 그건 이미 늦은 거 같군. 카라마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꽤 많은 시간이 지났으니 슬슬 올 거라 생각했지만. 후우, 카라마츠는 길게 숨을 내쉬며 손을 들었다. 먹구름은 아직 걷히지 않았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품에 안겨 몸을 최대한 웅크렸다.
 카라마츠의 능력은 강력하고 다양하다. 그리고 그만큼 위험하다. 카라마츠는 그 모든 것을 조절 할 수 있는 안정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치마츠에 한해서 그는 불안정해진다. 그렇기에 정부는 몇 번이고 이치마츠와 카라마츠를 떨어트려 놓으려 했다. 몇 번이고. 그럴 때마다 카라마츠는 제 힘을 제어하지 못해 건물을 부수고, 도로를 망가트렸다. 결국 그들은 이치마츠를 떼어놓는 걸 포기했다. 그러던 중 일이 터졌다. 능력자들의 시위 안에 이치마츠가 같이 있었다. 이치마츠는 다쳤고, 카라마츠는 능력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리고 정부는 카라마츠 사살 명령을 내렸다.

 "카라마츠."

 그리고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음을 그들은 깨달았다. 카라마츠의 떨리는 손을 이치마츠가 잡아주었다. 카라마츠는 숨을 몰아쉬며 이치마츠를 끌어안았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등을 토닥이며 얼굴 여기저기에 입을 맞춰주었다.
 바닥은 모두 타들어갔다. 몇 번이고 내리친 낙뢰가 태워버렸다. 당연히 그 위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타들어갔다. 낙뢰에 맞아 감전, 화상. 이치마츠는 올라오는 탄내에 눈살을 찌푸리며 카라마츠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사랑한다, 이치마츠."

 "나도."

 "괜찮다면, 계속 함께 해 주겠나? 이런 나라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이치마츠는 생각했다. 사랑의 힘이 세상을 구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생각이라고. 사랑의 힘이 구하는 건 히어로 자신과 그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하면 세계가 아닌 개인을 구한다는 소리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입에 입을 맞췄다 뗐다.
 자신은 카라마츠를 구했고,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구했다. 그것은 사랑이라는 기반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세상은 구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구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입에 한 번 더 입을 맞췄다.

 "둘이서 계속 함께하자."

 "아아, 놓아달라해도 이미 늦었어."

 이미 우린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으니까. 우린 서로를 구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Posted by 누군가라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