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캐해석
※이치카라 이외에 오소카라, 쵸로오소, 막내조 요소가 있습니다.
※종교는 창작종교이나 어디선가 본듯한 방식이 나올수 있습니다
※많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역은 한산했다. 이치마츠는 기차표를 끊으려다 말고 카라마츠를 돌아보았다. 카라마츠는 멍하니 이치마츠를 바라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이치마츠는 그런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손바닥을 카라마츠에게 내밀었다. 카라마츠는 멍하니 내밀어진 손바닥을 바라보다 손을 들어 그 위에 올려놓았다.

 "갭니까?"

 아니, 일단은 사람인데. 기차표 살 돈 있냐고 하는 겁니다, 지금. 아, 그, 네. 카라마츠는 얼굴을 붉히며 급히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지갑을 바라보다 얼굴을 바라봤다.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하면 돈이 있을 거 같진 않았는데. 선뜻 큰 액수의 종이를 건네온다.
 이치마츠는 가만 돈을 바라보다가 받아들곤 기차표를 사러 걸어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카라마츠는 자신의 지갑을 펼쳤다. 혹시 몰라 비상금으로 넣어다니던 돈이 있어 다행이다. 주머니에 지갑을 다시 넣어두고 이치마츠를 기다렸다.
 이치마츠는 얼마 지나지않아 돌아왔다. 카라마츠에게 기차표 하나를 건네고, 승차장으로 향했다. 카라마츠는 그 뒤를 따라 걸어가며 기차표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행선지가 적혀있다. 이곳은. 카라마츠는 시선을 이치마츠의 등으로 옮겼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돼. 카라마츠는 승차장에 선 이치마츠의 옆으로 다가갔다.

 "와아-."

 그때 기차가 들어왔다. 시끄러운 소리와 검은 연기를 내뱉는 기차는 서서히 멈춰 섰다. 감탄하며 그 모습을 바라보던 카라마츠는 조심스럽게 기차에 다가갔다. 기차 문이 열리고 몇몇 사람들이 기차에서 내린다. 카라마츠는 방긋 웃으면서 기차 문으로 다가갔다. 이 기차는, 어디로 향하는 걸까?
 이치마츠는 기차를 처음 본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그의 손목을 잡고 이끌었다. 얼떨결에 끌려간 카라마츠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기차에 태워졌다. 이치마츠는 표를 확인하며 복도를 걷다 멈춰 섰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바라보다 표를 확인했다.
 방이 나눠져있는 기차였다. 이치마츠는 표에 적힌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카라마츠도 그 뒤를 따라 들어가 문을 닫았다. 이치마츠는 거의 눕다시피 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마주보고 앉아 창밖을 바라봤다. 승차장이 보인다. 승차장은 텅 비어있었다.

 "저, 뭐 좀 물어봐도 됩니까?"

 뭘? 카라마츠의 말에 이치마츠가 거의 감았던 눈을 뜬다. 카라마츠는 고개를 돌려 이치마츠를 바라보다 머리를 긁적였다. 나중에 물어볼 걸 그랬나. 그렇지만 이미 입을 열었으므로 이치마츠가 뭐라 생각하든 질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길에도, 역에도 왜 이렇게 사람이 없습니까?"

 이치마츠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기차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더니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람이 없는 역이 뒤로 물러나고, 한산한 풍경들이 창밖을 스쳐지나간다. 이치마츠는 눈만 돌려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는 정말 궁금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츳 혀를 찼다.

 "악마 때문입니다."

 악마, 말입니까? 네, 악마. 악마가 왜? 이치마츠는 고개를 돌려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정말 모른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쯧, 한 번 더 혀를 찼다. 이런 작자가 어떻게 성직자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진짜 성직자가 맞는 걸까? 애초에 그는 성직자라 자신을 소개한 적이 없었다. 그냥 옷만 주워입은 사람일 지도 모른다. 그것도 밖에 한 번도 안 나와본.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행동들을 보여줄 리가 없으니까. 이치마츠는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떴다.

 "악마들이 날뛰고 있습니다. 예전이라면 계약자 외에는 건드리지 않았을 놈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와선 시민들을 공격하고 있죠."

 마치 목줄 풀린 광견병에 걸린 개처럼 말입니다. 이치마츠는 뒷말은 붙이지 못한 채 입을 다물었다. 카라마츠는 굳은 얼굴로 이치마츠를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제 얼굴을 쓸어내렸다. 이치마츠는 다시 고개를 창밖으로 돌렸다. 낯선 풍경들이 스쳐간다.
 그렇게 한동안 말이 없었다. 카라마츠는 생각에 잠긴듯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 굳어있었고, 이치마츠는 눈을 감고 얕은 잠에 빠져들었다. 덜컹,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기차는 달리고 있다.

 "후우."

 카라마츠는 무거운 한숨을 내뱉었다. 이치마츠의 몸이 살짝 떨렸다. 카라마츠는 급히 입을 막고는 허리를 구부렸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다시 허리를 폈다.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시간이 꽤 지난 건지 하늘이 서서히 다른 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느리게 눈을 떴다. 노을이 지고 있는지 창문으로 붉은 빛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 빛은 카라마츠를 비추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멍하니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다시 눈을 감았다. 손을 몇 번 폈다 쥐었다 하다 다시 눈을 떴다. 붉게 물든 얼굴과 짙은 그림자가 눈에 들어온다. 손끝이 저리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질문을 던졌다. 카라마츠가 고개를 돌려 이치마츠를 바라본다. 그림자가 진 얼굴과 붉은 빛이 도는 얼굴이 저를 향한다. 이치마츠는 잠시 입을 벌린 채로 바라만 보다 자세를 바로했다. 카라마츠는 입을 우물거리다가 천천히 말을 내뱉었다.

 "여신께서, 내리신 세 번째 형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 형벌 말입니까? 네, 기억이 잘 안 나서.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고개를 가방을 열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가 하는 행동을 바라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이치마츠는 가방에서 책을 꺼내 펼쳐들었다. 페이지를 넘기며 내용을 찾던 이치마츠는 손가락으로 그 부분을 짚었다.

 "내 너희에게 두 번이나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너희가 감사하는 마음을 잊었으니, 다시 한 번 벌을 내리겠노라. 이 벌은 죽음처럼 때가 있는 것도 아니요, 질병처럼 낫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어리석은 아이들아, 내 마지막 경고이니 부디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지어다."

 하며 여신께서 손을 휘두르니 강한 바람이 불어 모든 걸 부수었다. 이치마츠는 차분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내리곤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는 멍한 얼굴로 이치마츠를 바라보다 헛기침을 하며 귀를 문질렀다.
 그래서, 세 번째 형벌은 무엇입니까? 자연재해 입니다. 자연재해. 어느날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며 많은 것들을 앗아가는. 카라마츠는 여신이 내린 형벌들을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가만 바라보다 책을 다시 가방에 넣었다. 카라마츠는 생각에서 빠져나와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치마츠는 흘끔 카라마츠를 한 번 보곤 주머니에서 기차표를 꺼내들었다. 아직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는데.

 "그러고 보니."

 당신은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카라마츠가 물어온다. 시선은 여전히 창밖으로 향한 채였다. 얼굴이 주황빛이다. 이치마츠는 기차표를 만지작 거리다 주머니에 넣곤 고개를 돌렸다. 창밖은 온통 주황빛이었다. 노을때문인가.

 "저는."

 이치마츠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기차표를 쓰다듬었다.

 "여신님을 뵈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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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군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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