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캐해석
※이치카라 중심으로 오소카라, 쵸로오소, 막내조콤비가 들어가있습니다.
※종교는 창작입니다만 어디선가 본것같은 방식 등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인간이 세계의 일부를 차지하게 됐을 때, 인간은 서서히 감사의 마음을 잊어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과시용으로 동식물을 죽이기 시작했고, 그들에게 감사하지 않았으며 같은 인간끼리 상처입히는 일도 서슴치않았다. 그들 스스로 규칙을 만들었으나 지켜지지 않았으며 세계를 어지럽히기 시작하였다.
이에 분노한 여신께서 말씀하시길
"너희가 감사하는 마음을 잊었으니 나는 너희에게 벌을 내릴 수밖에 없느니라."
여신이 손짓하자 최초의 인간과 함께 세계의 시작을 함께한 인간이 모두 흙과 물과 숨이 되어 사라지니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함을 알게 하기 위해 너희에게 죽음을 내리노라."
이에 인간은 여신께 죽음을 거두어달라 빌었으나 여신은 듣지 아니하셨다.


인간이란 어쩜 이리도 어리석고, 바보같을까. 처음 이 구절을 배울 때 이치마츠가 한 생각이었다. 만약 그때 인간들이 감사하는 마음을 계속 이어갔다면 지금쯤 죽음에 두려워하지 않고 영생을 살아가고 있었겠지. 그렇지만 그렇게 되면 인간들로 넘쳐나려나.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그건 끔찍하다.
죽음. 그것은 여신의 첫 번째 형벌이었다. 여신은 그 뒤로도 몇 번 벌을 내렸다. 두 번째 형벌이 아마 질병이었지. 이치마츠는 책을 덮고는 고개를 돌렸다. 저를 바라보는 카라마츠의 시선이 느껴졌다. 어느새 옷을 차려입은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와 시선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웃었다. 이치마츠는 가방 안에 책을 넣었다.

"준비가 끝나셨으면 갑시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에게 손짓했다. 카라마츠는 급히 이치마츠의 옆으로 달려왔다. 이치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아래층에서 집주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집을 나선다. 카라마츠도 뒤따라 나오다 이치마츠가 눈짓하자 주인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한심하단 눈으로 바라보다 앞서 걸어갔다. 카라마츠는 그 뒤를 따랐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새로 들어온 것이냐, 이름은 받았느냐, 주로 무슨 일을 했느냐 등등. 그러나 카라마츠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신부의 옷을 입은 부랑자라고 판단했다. 그런 카라마츠를 악마가 신부라고 착각해서 성당에서 그딴 짓을 한 거겠지.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분위기에 눌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주변만 둘러보았다. 길거리엔 사람 하나 없었다. 보통 이때쯤이면 사람들로 북적여야 하것만. 카라마츠는 손가락를 꼼지락 거리다가 이치마츠를 바라봤다. 아. 눈이 마주쳤다.

"괜히 두리번거리지 마십시오."

이치마츠는 툭 하니 내뱉곤 앞서 걸어갔다. 카라마츠는 그 뒤를 따라 걸었다. 한참을 걸었다. 이치마츠는 중간중간 뒤를 돌아 카라마츠가 잘 따라오는지 확인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이치마츠는 쯧 혀를 차곤 앞을 보며 걸어갔다.
카라마츠의 행동은 마치 거짓말을 한 어린아이 같았다. 이치마츠는 아까 전 카라마츠가 저를 다급히 붙잡으며 했던 말을 떠올렸다. 찾고 있는 사람이 있다, 같은 사람을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같이 가자. 이치마츠는 어딘가 꺼림칙했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애초에 거절했어도 쫓아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치마츠는 흘끔 카라마츠를 보다가 걸음을 멈췄다. 카라마츠가 무슨 일이냐며 바라본다. 이치마츠는 움직이지 않고 눈만 굴려 주변을 훑었다. 방울 소리가 들렸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손목을 잡고 달렸다. 방울 소리는 어디서?

"이쪽입니다!"

카라마츠가 이치마츠를 멈춰 세우곤 골목으로 들어갔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따라가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울 소리는 이제 귀가 아플 정도였다. 카라마츠가 걸음을 멈추고, 이치마츠도 따라 멈췄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바라보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앞으로 한 발짝 나섰다.
방울 소리가 멈췄다. 사각사각, 연필이 종이 위를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 고개만 돌려 벽들을 훑었다. 벽에 그림이 그려진다. 새까맣게 그려지고있는 그림은, 그림이라기보단 그림자같았다. 그 그림자들은 몸이 완벽하게 갖춰지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둥글게 원을 그리며 춤을 춘다.
이치마츠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팬던트를 꺼내 손에 쥐었다. 두 손으로 팬던트를 감싸고, 그 손을 입술에 댄다.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고서 입을 연다. 목소리가 들렸나? 아니, 들리지 않았다. 카라마츠는 급히 뒤로 물러났다. 위험하다.
춤을 추던 그림자들이 멈췄다.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두 팔이 위로 올라간다. 그렇게 녹아내린다. 이치마츠의 기도가 길게 이어진다. 모든 그림자들이 녹아내려 벽에 무늬조차 남기지 않을 때까지.

"굉장, 하군요."

팬던트를 품안에 넣는 이치마츠를 향해 카라마츠가 말했다. 이치마츠는 한참이나 떨어져있는 카라마츠를 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털었다. 카라마츠에게 다가가 손목을 잡고 골목을 빠져나온다. 카라마츠는 말없이 이치마츠를 따라 골목을 나갔다.
사각사각, 다시 종이 위에 연필을 놀리는 소리가 난다. 벽에 한 명의 악마가 그려지고, 그 그림이 벽밖으로 튀어나온다. 악마는 녹아내려버린 제 부하들을 바라보다 귀를 후볐다. 검은 피딱지가 빠져나온다. 악마는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내 예상은 빗나가질 않는다니까."

이 얼마나 보물같은 악마란 말인가. 그는 하하, 소리내서 웃다가 바닥에 원을 그렸다. 그럼 나는 이 굉장한 일을 보고하러 가 볼까. 원을 그린 바닥에 구멍이 생기고, 악마는 그 안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니까 여긴 이렇게."

"이렇게요?"

"아니, 아니. 이렇게라니까? 지금 몇 번 째 알려주고 있는 건지 알지? 쥬시마츠."

"모름다!"

자랑이 아냐. 쵸로마츠는 쥬시마츠에게 핀잔을 주며 이마를 콕 찔렀다. 쥬시마츠는 찔린 이마를 두 손으로 감싸며 멍하니 쵸로마츠를 바라보다 다시 손을 움직였다. 월계수 나무로 월계관을 만드는 일은 어려운 걸. 쥬시마츠가 속으로 투덜거리며 손에 힘을 줬다. 뚝, 나뭇가지가 부러졌다.

"그냥, 놀러가라. 쥬시마츠."

"에, 네! 와아이이! 토도마츠! 가자!"

"끝난 거야?"

아니. 그냥 가라셔. 또? 토도마츠라 불린 작은 악마는 쥬시마츠의 손을 잡고 연못을 떠났다. 쵸로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쥬시마츠가 부러트린 월계수 나뭇가지를 바라봤다. 손을 뻗어 두 나뭇가지를 잡고, 바닥에 꽂는다. 나뭇가지는 나무로 성장한다. 쵸로마츠는 나뭇잎을 만지작 거리다가 연못에 몸을 눕혀 하늘을 바라봤다. 붉은빛 하늘에 원이 그려진다. 쵸로마츠는 급히 몸을 옆으로 옮겼다.

"여신니임!"

풍덩하는 소리와 함께 악마가 물에 빠진다. 신성력은 없는 물이니 문제는 없겠지. 쵸로마츠는 몸을 일으켜 앉아 악마를 바라봤다. 악마는 물을 튀며 하늘로 솟구쳤다가 아래로 빠르게 내려오며 쵸로마츠를 끌어안았다. 격해. 쵸로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악마를 바라봤다.

"무슨 일이야, 오소마츠?"

악마, 오소마츠는 눈을 빛내며 쵸로마츠를 올려다봤다. 쵸로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입꼬리를 올렸다. 칭찬해달란 얼굴, 그렇다면 시킨 일을 잘 해냈다는 거겠지. 쵸로마츠는 오소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소마츠는 씨익 이를 드러내 웃으면서 쵸로마츠의 품에 얼굴을 부볐다.

"찾아냈어!"

여신님이 찾던 그 아이!



-*여신이지만 성전환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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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군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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