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카라카라 -2P카라(카라)x1P카라(카라마츠)x흑카라(마츠)
※카라른 요소 포함
※이게 무슨 일이래 에서 이어지는 느낌?
※설정은 하뮺님과 젱킨님께서
※초반 수위 주의(?)
"흐아! 아, 그. 우욱."
그만하라는 명령도, 부탁도 통하지 않았다. 카라마츠는 꽉 눈을 감고서 손으로 몸을 받쳤다. 뒤에 들어차는 감각이나 목안으로 치고들어오는 감각은 도저히 익숙해질래야 익숙해 질 수가 없었다. 주륵,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지도 못하고 카라마츠는 둘 사이에 껴서 이리저리 흔들렸다. 차라리 기절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이곳에 들어온지 꼬박 하루가 지났음에도 좀처럼 지친 기색은 없어보였다. 아니, 중간에 밥을 먹고 제 할 일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으니 그런 걸까. 카라마츠는 눈을 가늘게뜨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마츠의 얼굴이 보였다. 눈이 푸르게 빛난다는 착각이 들었다. 무서워.
관계가 끝난 건 카라마츠가 완전히 지쳐서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었을 때였다. 카라는 흐르는 땀을 대충 손으로 닦아내곤 기절하듯 잠든 카라마츠를 내려다보았다. 몸 여기저기 이빨자국이며 붉은 자국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이젠 희미해진 멍자국. 쯧, 카라는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씻겨야하는데, 넌 움직일 수 있냐?"
그런 카라를 바라보던 마츠가 묻는다. 카라는 머리를 긁적이며 가만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거 다행이네. 마츠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하곤 카라마츠를 안아들었다. 따라와. 툭 내뱉곤 먼저 욕실로 향한다. 카라는 마츠를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뒤따라간다.
욕조에 카라마츠를 앉히고 따듯한 물을 튼다. 그 모습을 가만 바라보다 카라는 마츠의 등을 훑었다. 여기도 희미하게 멍자국이 남아있네. 다른 흉터도 보이고. 카라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쓸어올렸다. 이 세계의 저든, 저 세계의 저든 썩 좋은 대우를 받진 못하나보다.
욕조에 따듯한 물을 받고 셋이 들어간다. 욕조하난 드럽게 넓네. 카라가 중얼거리자 마츠가 낮은 소리로 웃는다. 카라마츠는 여전히 잠들어있다. 카라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저도 모르게 화풀이를 해버렸다.
"미안해?"
"넌 안 미안하냐?"
마츠는 고개를 갸웃한다. 카라는 눈살을 찌푸리며 쯧 혀를 차곤 욕조에 등을 기댔다. 이놈은 너무 호구고, 저놈은 너무 인간미가 없다. 그나마 자신이 가장 정상이라고 생각하며 카라는 눈을 감았다. 격한 운동 다음에 따듯한 물이라. 잠들기에 딱 좋지.
마츠는 눈을 감고있는 카라를 위아래로 훑었다. 물때문에 잘 보이진 않지만 아까 보건데 몸에 아주 희미하게 흉터가 있었다. 화상 자국도 등쪽에 작게 있었고. 저쪽도 썩 좋은 대우를 받진 못하는 모양이지. 마츠는 제 품에 안겨있는 카라마츠를 내려다봤다.
그래도 내가 얘보단 좋은 대우 받고있지 않나.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모두 똑같은 카라마츠다. 다른 세계라고해서 위치가 달라지진 않을테지. 똑같은 위치. 똑같은 최하위. 사랑받는 카라마츠는 없는 건가? 이것도 사랑이라면 사랑인가? 마츠는 생각을 관두고 카라마츠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야."
마츠는 고개를 들었다. 카라가 저를 바라보고있다. 너 말야. 잠시 뜸을 들인다. 바로 말하지 않는 것이 좀 이상하다싶었지만 재촉하지 않고 말하길 기다린다. 몇 번 입을 열었다 닫은 카라는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 말하며 입을 다물었다. 마츠는 그런 카라를 바라보다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네가 생각하는 게 맞을 걸."
물이 크게 출렁였다. 마츠는 킥킥, 작게 소리내 웃으면서 카라를 바라봤다. 카라는 입꼬리를 내리고 어깨를 움츠리며 고개를 돌렸다. 마츠는 카라마츠의 손을 잡아 들고 주물렀다. 슬슬 나가야하지 않을까. 카라마츠의 손가락 끝이 쭈글해졌다. 저도 그렇고, 카라도 그렇겠지.
"일어나자."
마츠는 카라마츠를 안아들고 먼저 욕조를 나갔다. 카라는 그 뒤를 따라나와 수건으로 카라마츠의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주고, 마츠도 닦아주었다. 마츠는 고개를 까딱이는 거로 인사를 대신하고 먼저 욕실을 나갔다.
카라마츠를 침대에 잘 눕혀서 이불을 덮어주고, 가운을 꺼내와 걸쳤다. 냉장고에서 맥주 캔 두 개를 꺼내들고 손에 쥔 채 입을 다물고 있었다. 카라는 흘끔 마츠를 보다 고개를 돌려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깨려면 오래걸리겠지.
"왜 우리가 이렇게 모이게 된 걸까?"
마츠가 물었다. 카라는 고개를 돌려 마츠를 바라봤다. 마츠는 흘끔 카라를 쳐다보곤 시선을 맥주로 옮겼다. 캔을 딴다. 입술을 대고 캔을 기울인다. 쓴맛이 혀를 덮치고, 따가운 탄산이 목을 자극한다. 마츠는 눈살을 찌푸리곤 캔에서 입을 뗐다. 더럽게 맛없네.
카라는 마츠를 바라보다 고개를 숙였다. 마츠가 하고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자신들이,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있는 카라마츠 세 명이 이 세계에 모인 이유. 이 사건의 원흉. 그건 자신들임이 분명했다.
간절이 원하면 이루어진다. 그런 말이 있다. 성격이 전혀 다른 그들이 똑같이 간절히 원한 것. 세 명의 카라마츠의 유일한 공통점. 카라는 아랫입술을 깨물었고, 마츠는 맥주를 들이켰다. 차라리 다른 세계로 가 사랑받는 삶을 살고싶었다.
"참 잔인하지."
이렇게 직접 눈으로 확인시켜주다니 말이야. 덕분에 화나서 괜히 카라마츠한테 화풀이나 하고. 마츠가 허탈한 웃음을 내뱉으며 말했다. 카라는 아무말 하지 못하고 이젠 미지근해진 맥주만 바라보고 있었다. 마츠는 흘끔 카라를 훑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 마신 맥주캔을 구겨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침대에 몸을 눕힌다. 카라마츠는 깊게 잠든 건지 뒤척이지도 않는다. 마츠는 카라마츠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눈을 감았다. 카라는 둘을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츠의 말대로다. 참으로 잔인하다. 다른 세계로 간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위치는 변하지 않음을, 대우는 바뀌지 않음을, 사랑받을 수 없음을 직접 보여주었다. 누가 보여준 건지는 몰라도 정말 잔인한 존재라고 카라는 생각했다.
맥주를 다시 냉장고에 넣어두고 카라마츠의 옆에 눕는다. 마츠는 어느새 잠들었다. 카라는 손을 뻗어 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차라리 이렇게 계속 셋이 지낼 수 있으면 좋을텐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서로를 사랑 할 수 있다면.
하. 카라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웃기지도 않는 얘기다. 자기자신을 사랑한다니. 나르시스트, 그것도 상당한. 카라는 손을 내리고 눈을 감았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자신들은 원래 있던 세계로 돌아가게 되겠지. 상처를 내는 사람만 가득한 세계로. 돌아가기 싫다.
카라는 길게 한숨을 내쉬곤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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