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캐해석
※24화 B파트 스포일러
※엄청 짧은 단문


 "카라마츠, 너 이 새끼!"

 쿵, 하고 엉덩이를 바닥에 찧은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노려봤다. 카라마츠는 그런 오소마츠를 내려다보며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내쉬곤 머리를 긁적였다.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먹이 날아올 거라 생각한 카라마츠는 손을 들었지만 주먹은 날아오지 않았다. 대신 담배 한 개비가 앞에 내밀어졌다.
 탁, 탁. 담배에 불이 붙고 깊게 빨아들이니 빠르게 타들어간다. 후우, 깊숙한 곳에서부터 내뱉어내며 고개를 들어올린다. 카라마츠는 흘끔 오소마츠를 바라본다. 오소마츠는 시선을 하늘에 고정한 채, 아무런 말이 없었다.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 고개를 숙였다. 무슨 말을 꺼내야 할까. 끌고나온 건 자신이었지만 딱히 뭐라 할 말은 없었다. 그저 오소마츠가 동생에게 손찌검을 했기에 그를 때렸고, 집안이 엉망이 될까 끌고 나왔을 뿐이다. 똑같이 때리려면 얼른 때리지.

 "있잖아, 카라마츠."

 오소마츠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는 아까 전에 비해 많이 차분해져 있었다. 왜그러나, 오소마츠. 오소마츠가 고개를 돌려 카라마츠를 바라본다. 카라마츠는 담배를 떨어트리고 발로 밟았다. 아직 한참 남은 담배가 찌그러져 서서히 꺼져간다.

 "알고 있었잖은가, 오소마츠. 너도."

 카라마츠는 몸을 돌렸다. 머리 다 식혔으면 이만 들어가자. 다들 걱정하고 있을 거야. 뒤에선 아무말도 들려오지 않는다. 카라마츠는 문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일 분, 이 분. 십 분. 카라마츠는 몸을 돌렸다.

 "오소마츠."

 알고있잖은가. 너도. 카라마츠는 말을 끝맺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오소마츠는 바닥에 버려진 담배를 내려다보다 손을 들어올렸다. 눈이 가려진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소리만은 들린다.

 "있잖아, 카라마츠."

 아아, 알고있잖은가. 오소마츠. 너도.

 "난, 인정 안 할 거니까. 계속, 집에 있을 거니까."

 카라마츠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길게 내쉬었다. 오소마츠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머리를 쓸어올렸다. 표정이 원하는대로 지어지지 않는다. 평소와는 다르게 아무런 표정도 지을 수 없다. 코끝이 찡해져오는 걸 간신히 참는 게 전부다.

 "들어가자, 오소마츠."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에게 손을 내밀었다. 오소마츠는 그 손을 잡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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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군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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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로카라] 아, 뜨겁다

2016. 3. 2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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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월 모일
 오늘 아침은 계란 후라이, 채소 샐러드(오이, 토마토, 양배추, 키위 드레싱, 계란), 된장국, 쌀밥.
 이치마츠는 모처럼 자기몫의 식사를 깨끗하게 비웠다.
 아침을 먹은 후 이치마츠는 사료를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편의점 앞 골목, 상점가 끝쪽 골목, 공원에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었다.
 공원에서 한참동안 고양이와 같이 있다가 다섯시 쯤 집에 들어왔다.
 점심은 먹지 않았다. 저녁은 닭날개 구이, 미역국, 쌀밥. 자기몫을 다 먹고 나를 바라보길래 내 닭날개 구이를 반 나눠주었다. 아무래도 좋아하는 음식이었나보다.
 그 뒤 집에 찾아온 고양이를 품에 안고 시간을 보냈다. 이치마츠는 고양이를 쓰다듬다 아홉시 쯤에 욕실로 들어갔다.
 취침, 밤 열 한 시.


 이치마츠는 소름이 돋았다. 한 달쯤 전부터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고양이들과 시간을 보낼때, 그리고 잠에 들 때까지. 처음엔 기분이 나빴다. 자신의 시간을 방해받는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점차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한 달이다. 한 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이치마츠는 고양이를 내려다보았다.
 차라리 이 고양이가 저를 바라보는 거면 좋으련만. 이치마츠는 그럴리가 없다며 고개를 젓고는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고양이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이치마츠에게 몸을 맡겼다. 이치마츠는 웃으며 고양이를 바라보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금도, 누군가가 보고있다.
 신경쓰지 않고 싶었다. 그렇지만 걸리는 게 있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저를 관찰하는 거야 집착이 심한 주제에 성실한 놈이라고 생각하며 넘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집에서마저 자신을 보는 눈이 있다는 것이었다. 집까지 들어와 있다는 건가? 그럴 리가. 혹시 감시카메라? 여섯 명 다 니트인 집이 비어있는 날은 흔치 않고, 그리 시간도 많지 않다. 그리고 그렇다면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시선을 느꼈어야지. 아마도 이 집안에서 시선을 느끼는 건 저뿐인 것 같았다.
 아, 머리 아파. 이치마츠는 손을 들어 이마를 짚었다. 고양이는 그런 이치마츠를 바라보며 길게 울더니 휙 하고 수풀로 들어가버렸다. 이치마츠는 고양이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슬슬 집으로 가야 할 시간이다.


 모월 모일
 아침은 낫토와 날계란, 쌀밥. 그렇지만 이치마츠는 입맛이 없다며 먹지 않았다. 쵸로마츠가 어디 아프냐고 묻자 아프지 않다고 대답했다. 오소마츠가 열을 재보고 열은 없다고 말했다. 쥬시마츠가 감기 기운일지도 모르니 옷을 따듯하게 입으라고 충고했다. 토도마츠는 이치마츠 몫의 식사를 나에게 주었다.
 이치마츠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집에서 흰 털을 가진 고양이와 놀다가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내 옷을 장난감 삼아 놀았다. 이치마츠의 옷에도 흰털이 잔뜩 묻었지만 그냥 잠이 들었다. 고양이는 이치마츠가 잠들자 집을 나갔다.
 이치마츠가 일어나서 고양이를 찾다가 그만두었다. 일어난 시간은 저녁 일곱시. 부엌으로 가 어머니가 남겨놓은 카라아게를 먹었다. 중간에 오소마츠가 뺏어먹으려 하자 화를 냈다. 오소마츠가 왜 그러냐고 묻자 요즘 기분이 나쁘다고 대답했다.
 다같이 목욕탕에 갔다. 이치마츠가 비누를 가지고 장난을 쳤다. 이치마츠가 던진 비누를 밟고 미끄러졌다. 이치마츠는 웃었다. 쵸로마츠가 이치마츠에게 잔소리를 했다. 이치마츠는 듣지 않았다. 밖에 나와서 이치마츠는 입맛이 없다며 자기몫의 커피 우유를 마시지 않았다.
 밤 11시, 잠에 들었다.


 이치마츠는 끈적이는 시선에 점점 더 예민해졌다. 어떻게든 시선을 떼어내고 싶었지만 어디서 느껴지는 시선인지도 알 수가 없어 떼어 낼 수가 없었다. 시선의 출저라도 알면 좋으련만. 이치마츠는 쯧 혀를 차며 천장을 바라봤다.
 유일하게 시선이 느껴지지 않는 곳이다. 화장실. 여기까지 지켜볼 용기는 없었던 건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 건지. 이유가 어떻든 이치마츠에겐 다행이었다.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곳이 생긴 거니까. 이치마츠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 달 하고도 보름이 지났다. 시선은 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끈적해졌다. 얼마 전 목욕탕에 갔을 때도 시선을 느꼈다. 아무래도 이 시선의 주인은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 할 수 있는 사람, 즉 저의 형제 중 하나인 게 분명했다.
 의심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저를 놀려주려고 스토킹을 하고있다는 생각도 잠깐 했었다. 그게 일주일이 넘어가곤 그만했지만. 그렇게 성실한 사람들은 아니니까. 그런데 있었다. 형제 중에 그렇게 성실한 사람이 있었다. 그 성실함을 취직에 썼다면 쵸로마츠가 백팔배라도 했을 만한 사람이 있었단 말이다! 이치마츠는 후우, 무거운 한숨을 내뱉었다.
 통통. 이치마츠, 멀었어? 오소마츠다. 이치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오소마츠는 이치마츠를 흘끔 보더니 후다닥 화장실로 들어가 쾅 문을 닫았다. 이치마츠는 닫힌 문을 바라보다 머리를 긁적이곤 거실로 향했다. 끈끈이가 발에 붙은 것마냥 걸음이 잘 떼어지지 않았다.


 모월 모일
 아침은 날계란 비빔밥. 오늘은 이치마츠가 깨끗이 그릇을 비웠다.
 아침을 먹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요즘 화장실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왜지? 모르겠다. 화장실 근처에 앉아서 시간을 재보았다. 삼십분만에 밖으로 나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쵸로마츠에 의해 꺼내졌다.
 집에서 고양이와 놀았다. 오늘은 삼색 고양이었다. 오늘도 내 옷을 가지고 고양이와 놀았다. 털이 잔뜩 묻었다. 이치마츠에게도 잔뜩 묻었지만 그상태로 고양이와 방바닥에서 잠이 들었다. 얇은 이불을 덮어주었다.
 저녁은 컵라면. 이치마츠는 불평했지만 깨끗하게 비웠다. 오늘은 첫 번째로 욕실에 들어갔다. 다음 차례가 나였다. 깨끗이 썼는지 흔적은 남아있지 않았다. 조금 아쉽다.
 자기 전까지 텔레비전을 시청. 그러나 금방 흥미를 잃었는지 고양이 장난감을 흔들며 생각에 잠겼다.
 자정에 잠이 들었다.


 이치마츠는 제 손에 들린 공책을 바라보며 놀란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이 글씨체는 분명 카라마츠의 글씨체였다. 이치마츠는 노트를 앞뒤로 훑었다. 정확하게 두 달치. 이치마츠는 공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치마츠?"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는 방긋 웃으며 이치마츠에게 다가왔다. 이치마츠는 뒷걸음질 치다 벽에 등을 부딪쳤다. 카라마츠는 떨어진 공책을 주워들었다. 이치마츠는 떨리는 손을 등뒤로 감추며 어깨를 움츠렸다.

 "잠이 안 오면 자장가라도 불러줄까?"

 공책을 서랍 속에 넣어둔 카라마츠가 웃으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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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군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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