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캐해석
※오메가버스
※우울, 절망, 피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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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쓰레기네."

토도마츠가 말했다. 오소마츠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토도마츠는 웃음을 거두고 오소마츠를 바라봤다. 오소마츠도 웃음을 거두고 토도마츠를 바라본다. 토도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나 오소마츠에게 다가간다. 오소마츠는 몸을 일으켰다. 시선이 교차한다. 토도마츠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미간을 모았다.

"역시 쓰레기 왕 답네. 오소마츠 형-."

오소마츠는 토도마츠를 올려다보다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눈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토도마츠는 그 얼굴을 바라보다 흘끔 이치마츠를 보고는 거실을 나갔다. 오소마츠는 웃음을 거두고서 만화책을 덮었다. 읽을 생각이 사라졌다.
이치마츠는 멍하니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소마츠가 저를 바라보는 게 느껴지지만 무시했다. 거실을 나가 손님방 쪽으로 가니, 문앞에 서 있는 토도마츠가 보였다. 토도마츠는 이치마츠를 곁눈질로 위아래 훑더니 흥 하고 코웃음 친다.

"쓰레기 왕에게 놀아난 느낌이 어때, 이치마츠 형?"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리고 토도마츠를 바라보다 몸을 돌렸다. 뒤쪽에서 토도마츠의 웃음 소리가 들려온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자신이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현실에 화가나기 시작했다.

"쓰레기면 쓰레기답게 쓰레기장으로 가는 게 어때?"

토도마츠는 그 말을 던지곤 방으로 들어갔다. 이치마츠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빠득 이가 갈린다. 멍청하기 짝이없는 놈 하나때문에 자신의 취급이 쓰레기 이하가 되었다. 이치마츠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애같았다. 자신이 잘못한 걸 알면서도 남에게 뒤집어 씌우려한다. 그걸로도 모자라 남을 원망까지 한다. 멍청한 것도 정도가 있지. 이치마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멍청하기 짝이없는 놈은 자신이다.
유혹에 넘어간 건 자신이다. 사실 그때 참을 수 있었다. 도망칠 수 있었다. 상대가 오소마츠라 불가능 했단 건 변명. 거짓말. 자기합리화. 이치마츠는 인정 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다른 누구를 원망 할 자격이 없다. 다른 누구를 탓할 자격이 없다. 자신은 낙원에서 쫓겨난 인간일 뿐이다.
토도마츠는 문틈으로 이치마츠를 바라보다 뒤돌았다. 카라마츠가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려 덮은 채 자고있다. 쵸로마츠가 그 옆에서 카라마츠를 바라보고있다. 토도마츠는 소리가 나지않게 조심하면서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 쵸로마츠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쵸로마츠 형."

토도마츠가 작은 목소리로 부르자 쵸로마츠가 돌아본다. 토도마츠는 그런 쵸로마츠를 바라보다 머리를 쓰다듬어주고는 꼬옥 끌어안았다. 쵸로마츠는 눈을 감고 몸에서 힘을 뺐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아직까지 의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남아있다.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정상인에 가까운 아이. 쵸로마츠는 눈을 뜨고 몸을 바로했다.

"카라마츠 형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

"낳겠대."

토도마츠의 물음에 쵸로마츠가 짧게 대답한다. 역시. 토도마츠는 한숨을 내쉬고는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의 성격이나 여러 상황을 봤을 때, 카라마츠는 결코 아이를 포기 못한다고 예상했다. 그래서 같이 설득하자는 쵸로마츠의 권유를 무시했고, 그 결과 엄청난 얘기를 들었지. 토도마츠는 빠드득 이를 갈았다.
토도마츠는 형들을 거의 다 싫어했다. 형들이 한심한 쓰레기라는 게 싫었다. 자신이 그 무리속에 있다는 게 싫었다. 하지만 단 한 명, 쥬시마츠만은 좋아했다. 토도마츠에게 쥬시마츠는 정말 사랑스러운 형이었다. 챙겨주고싶고, 다정하게 대해주고 싶은 그런 형. 토도마츠는 쥬시마츠의 밝은 모습이, 엉뚱한 행동이, 행복한 목소리가 좋았다. 그 모든 게 오소마츠와 이치마츠, 그리고 카라마츠에 의해서 사라졌다.
그래, 카라마츠 형은 잘못이 없지. 가장 큰 잘못을 한 건 오소마츠 형이야. 이치마츠 형도 크게 잘못했고. 알고 있어. 알고 있어도 난 세 사람을 용서 할 수 없어. 솔직히 말하자면 카라마츠 형의 배에 있는 아기도. 쥬시마츠 형의 아이일지도 모르잖아? 싫어. 쥬시마츠 형은 언제까지나 쥬시마츠 형이야. 다른 호칭은 필요없어.
토도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갔다. 쵸로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따라 일어났다. 슬슬 카라마츠가 일어날 시간이었다. 자신을 만나는 걸 달가워하지 않을태니 그만 방을 나갈 생각이었다. 쵸로마츠는 방을 나가기 전 한 번,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바보다.

"후우-."

쵸로마츠가 나가길 기다렸다는 듯 카라마츠가 몸을 일으켰다. 사실 깬지는 꽤 오래됐지만 쵸로마츠가 자신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할 거 같아 자는 척했다. 다행히 쵸로마츠는 눈치채지 못했다.
카라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산책을 나갈 생각이었다. 몸을 아낀다고 집에 있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되니까. 거기다 누워있기만 하면 이런저런 잡생각이 떠오른다. 그 생각은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결국엔 두통을 불러온다. 좋지 않다.

"밖은 좋네."

카라마츠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파랗다. 거기다 높다. 날씨가 무척 좋았다. 가슴 한 구석이 찡하게 울려온다. 그간 많이 힘들고, 아팠지만 그래도 앞날은 화창할 것이라는 청춘 드라마의 주인공같은 생각이 들었다. 카라마츠는 웃으며 길을 걸었다.
사람들이 지나간다. 저를 바라보지 않는다. 고양이가 지나간다. 저를 보더니 놀라 도망친다. 나무들이 흔들린다. 푸르게 흔들리는 나뭇잎들을 보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아아, 아름답다. 며칠동안 집안에만 틀어박혀있었던 것이 손해였다고 느껴질만큼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카라마츠는 어깨에서 힘을 뺐다. 깊은 나락속에 긴 밧줄이 던져진 기분이다. 자신은 그 줄을 잡았다. 끌어올려진다. 누가 끌어올려주는진 알 수 없지만 자신을 생각하는 누군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라마츠는 나락에서 올라왔다.

"여-어."

올라왔다.

"형씨, 나 기억해?"

올라왔다고 생각했다.

"이런 우연이 있나. 오늘 네놈 제삿날이다."

다시 나락으로, 전보다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오소마츠 형!"

쉿. 병실로 뛰어들어온 쵸로마츠를 향해 오소마츠가 작게 소리낸다. 쵸로마츠는 급히 입을 막고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왔다. 카라마츠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손을 잡고서 쵸로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쵸로마츠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토도마츠랑 쥬시마츠는?"

"일부러 안데리고 왔어."

쵸로마츠는 차오르는 숨을 겨우 진정시켰다. 아아. 쵸로마츠는 빠득 이를 갈며 두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오소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쵸로마츠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오소마츠는 빠칭코에서 돈을 따고 유명한 케이크 집에서 케이크를 사서 집에 가던 길이었다. 동생들이 오랜만에 형을 반길거라 생각하며 웃었다. 그러다 이치마츠와 마주쳤다.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오소마츠를 노려보다 그를 지나쳤다. 오소마츠는 이치마츠의 손목을 잡았다.

"집에 가자. 케이크 샀어."

이치마츠는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달리 뭐라 말 해봤자 입만 아플 뿐이다. 오소마츠는 어차피 저를 끌고 집에 갈태니까. 전에도 그랬으니 이번에도 그럴태지. 이치마츠는 쯧 혀를 찼다.
같이 길을 걸었다. 닮지 않은듯 닮은 쌍둥이이기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치마츠는 그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구역질난다. 그 시선 중 일부는 알파를 향한 무언가가 담겨있었다.
그러던 중에 어느순간 시선이 자신들에게서 떠나감을 눈치챘다. 이치마츠는 다행이라 생각하며 얼른 집으로 가려했다. 그런 그를 오소마츠가 붙잡았다. 짜증을 내며 돌아봤더니 오소마츠가 어느 방향을 가리킨다.

"아악!"

익숙한 비명소리. 오소마츠가 들고있던 케이크 상자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케이크는 뒤섞이고, 위에 장식되어있던 과일들은 이리저리 뒹굴었다. 모든 게 엉망이었다.


"아기는?"

쵸로마츠가 물었다. 오소마츠가 고개를 젓는다. 쵸로마츠는 털썩 침대에 주저앉았다. 오소마츠는 고개를 돌려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일어나면 그 소식을 전해야겠지. 그렇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짐작도 가지 않았다.
오소마츠는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제멋대로 움직이며 쾌락을 얻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러기는 쉽지않아 평소엔 가벼운 장난 정도에 그쳤었다. 그런 오소마츠의 눈에 들어온 게 카라마츠. 이치마츠와 쥬시마츠가 섞인 건 의도치 않은 거였지만 상관없었다. 어쨌거나 모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었으니까. 문제는 단 하나. 오소마츠가 잊고있었던 것. 임신. 카라마츠가 임신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오소마츠는 무언가 심각하게 어긋났음을 깨달았다. 심지어 그 아기의 아빠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얘길 들었을 때,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알아챘다. 그래서 토도마츠에게 쓰레기라는 말을 들어도 받아들였다. 그저 웃으며 조용히 받아들였다. 자신은 쓰레기가 맞았으니까.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리자고 생각했다. 카라마츠를 위해 돈을 벌자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모두 퇴짜맞고 빠칭코에나 쳐들어갔다. 그리고 돈을 따서, 사과의 선물 겸 해서 케이크를 샀는데. 케이크는 전달되지 못했다. 당연히 사과도 하지 못했다. 지키지도 못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카라마츠에겐 어떻게 말해?"

이치마츠가 떨리는 목소리로 들었다. 오소마츠와 쵸로마츠는 대답 할 수 없었다. 어떻게 말한다 한들 카라마츠는 큰 상처를 입을태지. 셋은 고개를 숙였다. 자신들은 카라마츠에게 그 말을 전할 용기가 없었다.

"카라마츠 형!"

병실 문이 열린다. 토도마츠와 쥬시마츠가 큰 소리를 내며 들어온다. 셋은 고개를 들어 둘을 바라봤다. 토도마츠는 눈살을 찌푸렸다. 쥬시마츠는 울고 있었다. 아아. 최악이었다. 이치마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오소마츠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쵸로마츠는 몸을 돌렸다.

"괜찮, 괜찮은 거야? 카라마츠 형, 괜찮은 거야?"

쥬시마츠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어온다. 아무도 대답 할 수 없었다. 토도마츠만 머리를 쓰다듬어줄 뿐이었다. 쥬시마츠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인 것 같았다. 그때, 그때 자신이 막았더라면. 그랬더라면.
병실 안엔 쥬시마츠의 울음소리만 울릴 뿐이었다.


아기가 죽었다. 불량배들에게 몰매를 맞은 탓이었다. 카라마츠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동안 일어난 일들로 인해 최악으로 치닿고있던 카라마츠의 몸이 평소와는 다르게 버티지 못한 것이다. 어쩌면 다리 하나를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들었다.
다행히 카라마츠는 깨어났다. 다리 한쪽이 불편하다 말하긴 했지만 일상에 크게 지장 갈 정돈 아니었다. 다행이었다. 카라마츠는 일어나자마자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그 모습에 다른 형제들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아기는."

카라마츠가 입을 열었다. 모두 대답하기가 두려웠다. 자신의 배를 몇 번 더 쓰다듬은 카라마츠는 왈칵 솟구치는 눈물을 막지 못했다. 눈물이 흘러내린다. 순식간에 이불이 젖어버릴 정도로 눈물이 흘러내린다.

"없어."

없어. 없어. 느껴지지 않아. 내 안에 아무것도 없어. 카라마츠는 몸을 웅크렸다. 이제 나락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이제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느꼈다. 그렇게 믿었다. 아니었다. 나락을 나온 뒤에 더 큰 나락으로 떨어졌다.

"왜, 왜."

도대체 왜. 카라마츠는 절규했다. 어째서 자신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인가. 모든 게 원망스럽다. 흘러가는 시간도, 자신을 바라보는 형제도, 불행만 주는 세상도, 자기 자신도. 모든 게 원망스럽다. 모든 게 혐오스럽다.
아아. 차라리 돌아갈 수 있으면 좋을탠데. 차라리 이전으로. 그래, 학생 때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을탠데. 카라마츠는 두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리고 눈을 감았다. 돌아가고싶다. 가장 행복했던, 가장 즐거웠던 그 때로. 돌아가고싶다.

"카라마츠!"

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카라마츠는 그대로 쓰러졌다.


잠을 자던 도중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카라마츠가 움직인 거였다. 핸드폰을 켜 시간을 확인하니 아직 아침 6시다. 이렇게 일찍 일어나다니, 제정신인가 싶었다.
카라마츠는 얼마 지나지 않아 퇴원했다. 정신적으로 병원에 있는 것보단 집에 있는 게 더 낫다는 판정을 받은 탓이었다. 몸에 남은 상처는 통원 치료를 하기로 결정했다. 모두 카라마츠를 위한 결정이라 생각했다.
카라마츠는 옷장의 문을 열었다. 그러곤 하나하나 옷을 꺼내 밖으로 던졌다. 후드, 반팔, 가죽자켓. 옷장 밖에 옷들이 쌓인다. 카라마츠는 무언갈 찾는듯 옷장의 깊숙한 곳까지 몸을 들이밀었다. 다리도 불편한 주제에 뭘 하는건지. 이치마츠는 몸을 일으켜 카라마츠의 옷을 잡아당겼다.

"야. 뭐해?"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노려보았다. 카라마츠는 여전히 잠에 취한 얼굴로 이치마츠를 바라보다 손을 들며 웃었다. 멍청한 얼굴이다. 이치마츠는 쯧 혀를 차고 카라마츠를 이불에 던지듯 눕혔다. 아픈지 카라마츠가 소리를 낸다.

"잠이나 더 자."

"안돼. 연극부 연습 있단 말이야."

응?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리곤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이게 무슨 말인가. 연극부? 카라마츠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옷장의 문을 열었다. 옷을 뒤적인다. 깊은 곳까지 손을 넣어 억지로 잡아뺀다. 옷장이 엉망이된다.

"뭐 하는 거야, 카라마츠!"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팔을 잡아당겼다. 카라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이치마츠를 바라본다. 뭐하긴. 교복 찾고있잖아. 항상 여기 걸려있었는데 왜 없지? 카라마츠가 투덜거리듯 내뱉는다. 이치마츠는 손발이 차가워지는 걸 느꼈다.
연극부. 연습. 교복. 이치마츠는 이상함을 뒤늦게 눈치챘다.

"왜그래? 나 지각이야. 부장한테 혼날거라고."

이치마츠는 급히 다른 형제들을 깨웠다. 모두 짜증을 내긴 했지만 카라마츠가 이상하단 말에 벌떡 몸을 일으켰다. 카라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불평불만을 내뱉었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억지로 앉혀두고, 그 앞에 다른 형제들과 앉았다.

"카라마츠. 지금 몇 년도야?"

오소마츠가 물었다.

"xxxx년이잖아?"

이미 한참 전에 지난 년도였다. 카라마츠는 고개를 갸웃하며 형제들을 바라봤다. 이상했다. 갑자기 왜 년도를 물어보는가? 설마 모두 바보가 된건가? 그건 곤란한데. 어라? 그러고보니 모두 모습이 나이가 들어있다. 자신이 기억하는 형제들은 아직 어린데.

"왜 모두 하룻밤 사이에 노안이 됐어?"

이상한 일이다. 카라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다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어라. 손이 좀 더 커졌다. 확실한 성인의 손이다. 뼈마디가 도드라지고, 언뜻 핏줄이 튀어나온 것도 보인다. 굳은 살도 박혀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하룻밤 사이에 모두가 어른이 됐어!"

카라마츠가 소리쳤다. 형제들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카라마츠의 시간이 되돌아갔다. 고등학교 시절, 카라마츠가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그때로 되돌아갔다.

"연극에 나갈 수 있을까? 내가 주인공인데!"

오직 카라마츠만 그 시절로 되돌아갔다.
Posted by 누군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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