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세라님(@Sera_nin_)의 오소마츠상 2차창작물 카라마츠 나이스데이 (이하 카라나이)의 3차 창작물입니다. 카라마츠 나이스데이를 읽고 와 주세요.
( http://m.blog.naver.com/bluuuuue/220533237014)
※스포일러가 상당하니 꼭! 먼저! 원작을! 읽어주세요!
※개인적 해석


생일이었다. 쵸로마츠는 들떠있는 형제들을 바라보다가 아직도 잠들어있는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이렇게 자다가 또 혼자 남으려고. 쵸로마츠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카라마츠를 흔들어 깨웠다.

"카라마츠, 일어나."

도통 일어나질 않는다. 다른 형제들은 벌써 옷을 갈아입고 나가기 직전이다. 자신도 상의만 입으면 금방 나갈 수 있다. 근데 카라마츠는 일어나지도 않았으니. 쯧, 쵸로마츠는 혀를 찼다.

"그냥 두고가자, 쵸로마츠 형."

토도마츠가 말한다. 어쩔까 고민하다가 거실 탁자 위에 쪽지 하나를 남겨두었다. 계속 자길래 우리끼리 감. 원래는 간다고 제대로 쓰려 했는데 다들 재촉하는 통에 끝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쵸로마츠는 길게 숨을 내쉬고서 다른 형제들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애초에 여섯 쌍둥이의 생일인데 한 명이 빠진다니 말이 안되는 거였다. 여섯 명이서 하나, 하나가 여섯. 항상 이런 말을 하는 주제에 한 명을 빼먹다니, 말도 안되지.
카라마츠를 부르자 기뻐서 뛰어나온다.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다. 그정도로 기뻤던 건가. 쵸로마츠는 머리를 긁적였다. 처음부터 깨어날 때까지 깨워서 같이 데려갔어야 했는데. 그간 해왔던 것들이 떠올랐다.

어쨌거나 오늘은 생일, 나이스데이가 되어야만 하는 날. 마츠노 가 육쌍둥이들은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즐거운 생일을 보냈다.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맛있는 걸 먹으면서 본 카라마츠의 표정은 무척이나 기뻐보였다. 그걸 본 쵸로마츠 또한 기쁨과 동시에 미안함이 덮쳐들어왔다.
평상시 카라마츠는 낙오되고, 무시당하고, 욕먹고, 맞고. 그야말로 불운 중 불운의 남자였다. 그렇게 만든 건 자신들이긴 했지만 그리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아까 전 보았던 카라마츠의 기뻐하는 모습, 지금 카라마츠가 짓는 행복한 표정을 보니 이제부터 적어도 자신만이라도 행동을 바꾸자는 생각이 들었다.


"미안, 카라마츠."

물론 그렇게 생각한 건 쵸로마츠만이 아니었다. 다섯 명은 카라마츠에게 사과를 하며, 카라마츠만을 위해 따로 준비한 생일 선물인 배를 건넸다. 그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카라마츠의 표정은 쵸로마츠도 기쁘게 만들었다.

"됐으니까 앞으로 이 카라마츠 님한테 잘하기나 하라."


카라마츠의 말이 중간에 끊겼다. 쵸로마츠는 지금 일어난 이 상황이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판단이되지 않았다.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졌다. 몸에 느껴지는 감각이 사라졌다. 저 멀리 희미하게 카라마츠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지만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쵸로마츠는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몸이 가벼워졌다. 어라? 하는 사이에 빛에 휩싸였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 쵸로마츠는 멍하니 앞을 바라봤다. 자신은 혼자였다.

"넌 죽었어."

누군가가 말했다. 쵸로마츠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넌 죽었어. 카라마츠는 살았지만."

또 누군가가 말했다. 쵸로마츠는 멍하니 있다가 몸을 움직여봤다. 움직임은 눈에 보이지만 그 감각이 느껴지진 않았다. 마치 다른 사람의 몸 같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정말로 내가 죽은 거야? 카라마츠는 살고?

"그래. 넌 죽었어. 다른 형제들도 죽었어. 카라마츠는 살았어."

그렇구나. 그렇구나. 쵸로마츠는 멍하니 있다가 눈을 감았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누군지 알 수 없는 목소리는 자신에게 카라마츠를 원망하라 하는 것 같았지만 정작 자신은 아무렇지 않았다.
이유는 모른다. 그냥 편했다. 어쩌면 이제는 카라마츠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다른 형제들에 의해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서 오는 편안함일지도 모른다.
쵸로마츠는 천천히 눈을 떴다.

"넌-."




"지금 안나오면 정말로 놓고간다!"

쵸로마츠는 문에 서서 카라마츠를 불렀다. 카라마츠는 쵸로마츠의 부름에 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 채 뛰어나왔다. 쵸로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지만 크게 신경쓰진 않았다.
오늘은 여섯 쌍둥이의 생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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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군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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