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캐해석
※과거 날조


"웬디!"

아, 또 이 꿈이다. 쵸로마츠는 눈을 부비며 일어나 자신의 앞에 손을 내밀고 있는 그를 바라본다. 그, 오소마츠는 붉은 피터팬 의상을 입고서 웃는 얼굴을 하고있다. 쵸로마츠는 저 얼굴을 한 대 쳐주고서 다시 잠들고 싶었지만 이것이 꿈이란 걸 알기에 그저 어울려준다.

"나와 같이 네버랜드로 가자!"

영원히 아이로 살 수 있는 그 세상으로 가자. 오소마츠는 그렇게 쵸로마츠를 이끌었다.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한 건 블랙 공장에서 도망쳐나온 직후부터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오소마츠가 다른 형제들과 사기 행각을 벌였던 그 이후부터. 쵸로마츠는 처음엔 짜증을 냈다. 왜 꿈에서까지 오소마츠에게 시달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를 거부했다. 하지만 결국 먼저 항복한 건 쵸로마츠였다. 오소마츠는 현실에서나 꿈에서나 막무가내였다.
이 꿈은 이상하다. 꿈이란 걸 알고있음에도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깨는 것조차 원하는 때에 할 수 없었다. 아주 가끔, 행동하는 것에도 제약이 생겼다. 마치 꿈이 아닌, 다른 세상같았다.
내용은 언제나 비슷비슷했는데 주로 동화가 나왔다. 언젠가 신데렐라가 되어서 토도마츠 새 엄마와 이치마츠와 카라마츠 새언니에게 괴롭힘 당하고, 쥬시마츠 마법사에게 도움을 받아 끝에는 오소마츠 왕자와 결혼하기도 했었다. 그 꿈은 상당한 트라우마로 남아서 한동안 오소마츠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 뒤로도 공주가 된다거나 개구리가 된다거나 하는 꿈들을 꿨다. 동화는 동서양을 넘나들었고,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동화도 있었다. 아주 가끔 소설이나 영화도 섞여있었는데 아이들이 보는 것들이거나 어렸을 적 보았던 것들이었다.
쵸로마츠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했지만 일부러 알아내려 하진 않았다. 언젠간 알게되지 않을까 하는 안일함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일어나면 일상을 생각하기만으로도 바쁘다. 일자리를 구해야하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로.

"저기, 네버랜드가 보여!"

그래서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꿈은 꿈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오늘도 오늘은 피터팬이구나 하고 이끌려왔을 뿐이었다. 그랬는데.

"어?"

분명 그랬는데.

"으아아아아악!"

쵸로마츠는 누군가가 한 말을 떠올렸다. 떨어지는 꿈을 꾸면 키가 큰다. 자신은 더이상 크고싶지 않았다. 지금도 적당했다. 그러니까, 키 안 커도 좋으니까. 제발 누가 떨어지는 것 좀 막아줬으면 좋겠다.


"으으."

쵸로마츠는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분명 예상되는 전개로는 네버랜드로 가서 아마 카라마츠일 후크 선장과 다툰다 일탠데 오소마츠가 중간에 자신을 떨어트렸다. 웃긴 건 떨어지면서 옷도, 장소도 전혀 다른 곳으로 바뀌었다는 거다.
쵸로마츠는 일단 진정하기로 했다. 꿈이니까 상공 몇 미터에서 떨어져도 다치지 않는 건 다행이었다. 그러니 일단은 주위를 둘러보자. 작은 방이었다. 가운데에는 테이블이 놓여있었고, 그 테이블엔 작은 병이 놓여져있었다.

"이거."

쵸로마츠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테이블로 다가가 병을 들어 적힌 글을 읽어보았다.
나를 마셔요.
역시. 쵸로마츠는 확신했다. 자신은 피터팬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옮겨졌다.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기때문에 쵸로마츠는 이래저래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뭘 어쩌겠는가. 꿈에서 깰 수 없으니 기억나는 대로 진행하는 수밖에.
쵸로마츠는 근처에 보이는 쥐 한 마리만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문을 보고서 약을 들이켰다. 몸도 옷도 작아져 문을 지나갈 수 있게 되었다. 쵸로마츠는 어서 이 얘기를 끝내고 잠에서 깨고싶었다. 왜냐하면 오늘은 냐쨩의 콘서트가 있는 날이니까!

"여긴 어디래?"

쵸로마츠는 울창한 숲길을 걸었다. 숲은 열대우림 같기도 했고, 어느 동네에도 있는 뒷산 같기도했다. 갖갖이 나무와 꽃들이 어울려 이상한 기운을 풍겼다. 쵸로마츠는 기분이 나빠짐에 눈살이 찌푸렸다.
조금 더 걷자 숲이 끝나고 커다란 버섯이 나왔다. 그리고 그 위에서 담배를 뻐끔뻐끔 피고있는

"이치마츠?"

쵸로마츠가 부르자 이치마츠가 몸을 뒤집어 쵸로마츠를 바라본다. 이치마츠는 멍하니 말없이 쵸로마츠를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어떤 방향을 가리킨다. 쵸로마츠는 이치마츠가 가리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티파티장 표지판.
쵸로마츠는 이치마츠에게 고맙단 인사를 하고 티파티장으로 향했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이치마츠는 담배를 깊게 들이마셨다 내쉬고서 담배 불을 버섯에 비벼껐다. 휙 담배를 던지니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치마츠는 주머니에서 다른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왜?"

쵸로마츠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까 이치마츠가 나왔을 때 눈치채지 못했는데, 지금 흘러가는 내용은 자신이 보았던 앨리스와는 전혀 달랐다. 애초에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오게 된 건 시계 토끼를 쫓아오다 그런 거였는데 자긴 피터팬 오소마츠가 떨어트려서 여기로 왔다. 거기다 아까 전에도 벌레와 무슨 얘기를 했어야했다. 근데 자신이 한 건? 이치마츠가 알려준 대로 뛰어왔을 뿐이다. 그렇게 도착한 티파티에는 쥬시마츠밖에 없었다.
원래대로라면 겨울잠쥐와 3월 토끼, 그리고 모자장수가 있어야 하는데. 왜? 어째서? 쵸로마츠는 머리가 아파옴을 느꼈다.

"와아이이! 어서와, 어서와! 티파티! 응! 같이 차 마시자! 과자도 있어! 지금은 3시니까 티파티! 자리도 옮기고!"

쥬시마츠는 평소보다 더한 움직임을 보이며 혼자 티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쵸로마츠는 여기에 앉아야하는가 고민했지만 어차피 이야기에서 상당히 벗어나있으니 조금 무시한다고 해서 이상해질 건 없을 거 같았다.

"있지, 쥬시마츠. 여기서 난 어디로 가야할까?"

쵸로마츠가 물었다. 쥬시마츠는 부산스럽게 움직이던 걸 멈추고 쵸로마츠를 바라봤다. 쥬시마츠의 시선이 쵸로마츠에게 고정된다. 쵸로마츠는 어딘가 불안한 느낌이 들어 살짝 뒤로 물러났다. 그 행동은 잘 한 행동이었다.
긴 식탁, 못해도 16명은 앉을 수 있을 법했던 식탁이 쥬시마츠에 의해 뒤집어졌다. 그 위에 있었던 케이크며 과자는 모두 바닥에 떨어져 뭉그러지고 부숴졌고, 티셋트는 모두 깨졌다. 뜨거운 물이 바닥에 뿌려져 뽀얀 연기를 올리고, 식탁과 부딪힌 의자가 무너져내렸다.

"저쪽!"

쵸로마츠는 그 모습을 보고 당황했지만 당사자인 쥬시마츠는 태연하게 웃는 얼굴로 방향을 가리킬 뿐이었다. 쵸로마츠는 멍하니 쥬시마츠를 바라보다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쥬시마츠가 가리킨 방향으로 뛰어갔다. 그러다 잠시 뒤를 돌아보니 언제 엎어졌냐는 듯 식탁은 돌아와 있었고, 쥬시마츠는 아까와 같이 움직이며 차를 마시고 있었다.


여긴 또 어디야? 쵸로마츠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길게 내쉬었다. 꿈인 탓에 다리가 아프진 않았지만 길이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지루라니. 쵸로마츠는 헛웃음을 지으며 근처 나무 아래에 주저앉았다.

"여기서 뭐해? 쵸로마츠 형-."

나무에 등을 기대어 쉬고 있었더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토도마츠. 쵸로마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다. 아무도 없었는데. 자신의 앞에 토도마츠가 나타났다. 분홍색 고양이 귀와 꼬리가 제법 잘 어울렸다.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 고민하고 있었어."

흐응-. 쵸로마츠의 말에 토도마츠가 작게 소리낸다. 무슨 도움 되는 말이라도 하려는 건가 기대를 가지고 바라보니 공중으로 떠올라 거기에 누워버린다. 아, 기대하지 말 걸. 토도마츠의 역할은 분명 체셔 고양이고, 그렇담 제대로 된 말을 해줄리가 없었다. 아니, 애초에 토도마츠도.

"걸으면 그게 길이지-."

생각을 끊고 토도마츠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드니 토도마츠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있었다. 과연 체셔 고양이 토도마츠. 쵸로마츠는 작게 웃고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걸으면 그게 길. 맞는 말이다. 쵸로마츠는 주위를 둘러보다 숲으로 들어가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지루한 길로 계속 가봤자 어디로 도착하는 지 알 수 없다면 새로운 길로 걸어 도착지는 알 수 없어도 즐거움을 얻는 게 나았다.


웅장한 성이었다. 붉은 장미 담장으로 둘러싸인 성은 무척이나 붉었다. 눈이 아플 정도였다. 쵸로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다가 성 안으로 들어갔다. 아마 하트 여왕과 만날 차례인 듯 했다. 모자장수가 아직 안 보인게 의문이긴 하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자신은 이 이야기를 어서 끝내고 싶었다.
성에서 가장 큰 홀에 도착했다. 홀의 끝엔 커다란 붉은 의자가 있고, 그곳엔 여왕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앉아있다. 그리고 그 옆에서 모자장수로 보이는 카라마츠가 이 모자 저 모자 보여주고 씌어주고 있었다.
쵸로마츠는 여왕과 가장 가까운 기둥 뒤로 몸을 숨겼다. 이왕이면 이번 여왕은 토토코였으면 했다. 오소마츠는 처음에 피터팬으로 나왔고, 카라마츠도 모자장수로 저기있다. 다른 형제들도 각자의 역할-벌레, 3월 토끼, 체셔 고양이-을 맡았으니 이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건 토토코밖에 없었다. 하지만 쵸로마츠의 기대는 산산히 조각났다.

"그만!"

카라마츠가 몸을 움츠리며 모자를 갖고 도망쳤다. 혼자 남은 하트 여왕은 짜증 가득한 표정으로 의자 손잡이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그 얼굴, 익숙했다. 무척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하트 여왕은 어린 오소마츠였다.

"거기, 너!"

오소마츠가 쵸로마츠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쵸로마츠는 흠칫 몸을 떨다가 천천히 기둥 밖으로 나와 오소마츠에게 다가갔다. 오소마츠는 그런 그를 가만 바라보다가 장난끼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불안하다. 쵸로마츠는 그 자리에 멈춰섰다.

"나랑 놀자!"

오소마츠가 말했다. 그대로 바닥이 꺼지고 쵸로마츠는 떨어졌다. 이 꿈에서만 벌써 두 번째 추락이었다. 쵸로마츠는 앓는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꿈이라 아프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좋은 건 아니었다.
쵸로마츠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온통 거울이었다. 조금 앞에 있는 거울에 오소마츠가 비쳤다. 오소마츠도 쵸로마츠를 본 것인지 뒤돌아 뛰어가기 시작했다. 쵸로마츠는 그런 오소마츠의 뒤를 쫓아갔다.

"어?"

이상함을 느낀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거울에 하나 둘 익숙한 기억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애기 때, 서로를 구분 못했던 어린 시절. 거울마다 제각기 보여주는 시간대가 달랐다. 그러다 쵸로마츠는 한 거울 앞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어린 시절 자신과 오소마츠가 같이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사건사고를 일으키고있다. 이때 자신은 오소마츠를 믿었고, 오소마츠도 자신을 믿었다. 서로 깊은 감정을 공유했고, 함께 무엇이든 해 나가자고 말했다. 잊어버리고 있었다.
쵸로마츠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자신의 걸음과 함께 거울의 시간도 흘러갔다. 중학교 시절에도 자신과 같이 어울려 이런저런 일을 하고 다닌 오소마츠. 이때 조금 엇나가 불량한 일도 했지만 금방 정신차려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왔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쵸로마츠는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오소마츠가 거울에 나타났다.

"오소마츠, 넌 장남이잖니."
"쵸로마츠를 보렴. 혼자서 잘 하려 하고있잖니?"
"오소마츠, 장남답게 행동하렴."
"넌 다섯 명의 형이야, 오소마츠."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의 목소리인진 모르겠다. 노이즈가 잔뜩 낀 기분 나쁜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계속 오소마츠를 나무랐다. 자신과 비교하며 오소마츠를 깎아내렸다. 오소마츠에게 강요했다.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갔다. 성인이 된 오소마츠의 모습이 나타났다. 오소마츠가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자신이 하는 말 하나하나에 딴지를 걸면서 웃는다. 쵸로마츠는 그제서야 알았다. 오소마츠의 눈은 웃지 않는다.

"아."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갔다. 다른 거울이 보였다. 오소마츠가 웅크리고 앉아 자신을 바라보고있다. 쵸로마츠는 급히 거울에 다가가 손을 뻗었다. 거울이다. 잡을 수 없다. 오소마츠가 뭐라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지만 노이즈가 껴서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쵸로마츠."

그러던 중,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제대로 들렸다. 쵸로마츠는 거울에서 시선을 떼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멀지 않은 곳에 웅크린 어린 오소마츠가 보였다. 쵸로마츠는 급히 그곳으로 다가가다 멈춰섰다.

"어른이 되고싶지 않아."

두 개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린 오소마츠의 목소리, 큰 오소마츠의 목소리.

"어른이 되면 포기해야 하는 게 너무 많아. 난 포기하고싶지 않아. 그러니까 어른이 되고싶지 않아."

목소리는 서서히 하나가 되어 큰 오소마츠의 목소리로 변해갔다.

"어른이 되면 이 마음도 포기해야 하잖아? 아직까진 어리니까, 형제가 더 편하니까라고 거짓말 할 수 있어."

내용이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어린 오소마츠의 몸이 서서히 성장한다.

"어른이 되는 약을 먹었다고 어른이 되는 건 아니잖아. 난 그냥 약을 먹은 거 뿐이야. 난 아직 어린애야."

옷도 같이 커진다.

"난 아직 동생 쵸로마츠를 좋아하는 멋모르는 어린애일 뿐이야."


오소마츠 형!
쵸로마츠는 오소마츠를 부르며 달려가 오소마츠를 끌어안았다. 놀란 오소마츠가 고개를 돌려 쵸로마츠를 바라본다. 눈물이 한가득 맺힌 얼굴이 쵸로마츠의 눈에 들어온다.
쵸로마츠는 이제 알 수 있었다. 그간 꿔온 꿈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 수 있었다. 쵸로마츠는 오소마츠를 꽈악 끌어안았다. 오소마츠도 쵸로마츠를 끌어안아주었다.

"나와 같이 어른이 되자."

쵸로마츠가 말한다.

"나와 같이 어른이 되자!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고, 모든 걸 끌어안고서 어른이 되자!"

쵸로마츠는 외쳤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는, 원하는 걸 모두 품에 안을 수 있는 어른이 되자!"

쵸로마츠는 울고 있었다. 목소리엔 울음이 섞여있었다.

"내가, 내가 도와줄게! 내가 형을 도와줄게!"

그러니까 같이

"어른이 되자. 오소마츠 형."


쵸로마츠는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얼굴에 깜짝 놀라 주먹을 날렸다. 나름 빠르게 날렸다 생각한 그 주먹은 너무나도 쉽게 오소마츠의 손에 막혀버렸다. 오소마츠는 씨익 웃으며 쵸로마츠의 손을 주물거렸다.

"뭐하는 거야?"

쵸로마츠가 물었다.

"무릎 베개."

오소마츠가 대답했다. 쵸로마츠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해질녘인지 창문으로 붉은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아주 긴 꿈을 꾼 거 같았다. 뭔가 엄청난 모험을 하고, 굉장한 것을 본 듯 했다.
쵸로마츠는 눈을 감으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어쩐지 몸이 가뿐했다.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 자신의 손으로 장난을 치는 오소마츠를 바라봤다.

"오소마츠 형."

"왜?"

쵸로마츠는 오소마츠를 바라보며 웃다가 몸을 일으키며 오소마츠의 입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가 뗐다.

"같이 어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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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군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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