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캐해석
※단문
※우울주의보
※카라마츠 시점
※5화 -카라마츠 사변
머리를 다쳤다. 온갖 물건들로 두들겨맞았으니 당연한 결과다. 특히 맷돌이 가장 큰 충격을 줬다고 한다. 코뼈도 부러졌다는데 이건 아마 야구배트였을 거다. 다행히 뇌에 이상은 없는 것 같다지만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했다. 입원을 권했지만 할 수 있을리 없다. 돈도 없고, 보호자도 없으니까.
병원을 나왔다. 병원비는 치비타가 주머니에 넣어주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것과 원래 있던 걸 탈탈 털어서 냈다. 병원에 나왔을 땐 이미 해가 남쪽을 지나 서쪽으로 향하고 있던 때였다. 나는 아직도 잠옷 차림이었고, 제대로 된 신발조차 없었다.
천천히 길을 걸었다. 머리가 울리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한쪽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붕대에 가렸기 때문인가. 물건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모르겠다. 최대한 사람과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걸었다.
쿠당탕.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넘어졌다. 쓰레기통에 다리가 걸렸다. 누가 쓰레기통을 여기다 둔 걸까. 쓰레기 냄새에 눈살을 찌푸리다 겨우 몸을 일으켰다. 어쩐지 한쪽 다리가 아파온다. 쓰레기통을 대강 수습하고 데카판 박사의 연구실로 향했다. 병원 갈 돈, 없으니까.
호에, 호에. 특유의 말버릇을 내뱉으며 데카판 박사는 나에게 갈아입을 옷을 건네주었다. 나는 그것을 받아들고 가만 바라보다 옷을 갈아입었다. 데카판 박사는 그 사이에 진찰 할 준비를 끝내놨다. 진찰대 위에 올라가 몸을 눕혔다.
"그럼 진찰 시작하겠습니다요?"
잠시 자도 괜찮습니다요. 호에. 제법 다정한 투로 말해온다. 나는 그 말에 천천히 눈을 감았다. 어쩐지 몸이 편안하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눈을 뜨니 진찰은 다 끝났는지 다리엔 깁스가 되어 있었다.
"호에, 다리가 부러졌습니다요. 발바닥엔 화상도 있었습니다요."
그래서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았단다. 다리가 부러졌구나. 아까 전 쓰레기통에 걸려 넘어진 걸 생각하다가 진찰대에서 내려왔다. 저쪽 구석에 세워져있던 목발을 다용이 가져다준다. 목발을 짚고 데카판 박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다음에 또 곤란한 일이 있으면 찾아오라 말하며 그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다신 오는 일 없었음 좋겠다는 말을 삼키고 연구실을 나섰다. 시간이 그리 오래 지나진 않았는지 아직도 환했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다 나는 길을 걸었다. 다른 사람에게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하며 집으로 향해 걸어갔다.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있나보다. 결국 부딪쳤고, 그 사람들은 양아치였고, 나는 끌려갔고, 돈이 없어 흠씬 두들겨 맞았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골목 특유의 퀘퀘한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일어나고싶진 않았다. 그러고 보니, 목발 부러졌다. 빌린건데. 어쩔 수 없지.
자리에서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 부러진 목발을 품에 안았다. 팔이 아프다. 아까 잘못 맞아서 부러진게 아닐까? 가만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사람이 꽤 지나다니는 길을 걸어감에도 불구하고, 날 도와주는 사람은 하나 없구나.
"호에. 짧은 시간에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건가요?"
그러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일단 부러진 목발을 건네고 사과를 했다. 목발이야 새로 만들면 된다 말하고, 데카판 박사는 나를 부축했다. 다시 진찰대 위에 몸을 눕힌다. 어디가 아프냐 묻는다. 팔이 아프다 대답한다.
팔이 부러졌다.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다 깁스를 한 팔을 내려다봤다. 새로운 목발을 다용이 갖다준다. 그것을 받아들고 데카판 박사에게 감사인사를 건넨다.
"집까지 바래다드리지 않아도 괜찮겠습니까요?"
괜찮아. 무료 진료에다가 치료까지 해줬는데 이 이상 신세를 질 순 없지. 데카판 박사의 권유를 거절하고 연구실을 나왔다. 뒤에서 걱정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뒤돌아보지 않았다. 하늘은 아직 밝았다.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마주쳤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았다. 토도마츠가 무언가를 찾는듯 이골목 저골목을 뒤지고 있었다. 혹시 나를 찾는 건가? 나, 하루종일 나와있었으니까. 어제 아침부터 집에 없었는 걸. 기쁜 마음에 얼굴 가득 웃음을 띄우며 서둘러 토도마츠에게 다가갔다.
"토도마."
지나쳤다. 분명 날 봤을텐데? 고개를 돌려 달려간 토도마츠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나를 찾는 게 아니었구나. 그 사실에 심장이 찡하니 울려왔다.
한참을 걸었다. 데려다 달라고 할 걸. 뒤늦은 후회도 했다. 해는 저물어가고 있었다. 나는 집 근처 공원 입구에 서 있었다. 지쳐버렸기에 공원에서 쉬었다 갈 생각이었다. 그럴 생각이었다.
저 멀리 형제들이 보인다. 즐거운 얼굴을 하곤 뭐라뭐라 떠들며 걸어가고 있다. 이치마츠의 품에서 삐져나온 주황색 꼬리가 보였다. 고양이 찾아서 다행이다. 토도마츠가 웃으며 말한다. 아까 찾던 거, 고양이였구나.
그 사실을 깨닫자 다리에서 힘이 빠졌다. 아.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겼다. 그렇구나, 나는. 길게 숨을 내쉬곤 겨우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집에는 가야지.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형제들은 이미 사라진 후였고,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단문
※우울주의보
※카라마츠 시점
※5화 -카라마츠 사변
머리를 다쳤다. 온갖 물건들로 두들겨맞았으니 당연한 결과다. 특히 맷돌이 가장 큰 충격을 줬다고 한다. 코뼈도 부러졌다는데 이건 아마 야구배트였을 거다. 다행히 뇌에 이상은 없는 것 같다지만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했다. 입원을 권했지만 할 수 있을리 없다. 돈도 없고, 보호자도 없으니까.
병원을 나왔다. 병원비는 치비타가 주머니에 넣어주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것과 원래 있던 걸 탈탈 털어서 냈다. 병원에 나왔을 땐 이미 해가 남쪽을 지나 서쪽으로 향하고 있던 때였다. 나는 아직도 잠옷 차림이었고, 제대로 된 신발조차 없었다.
천천히 길을 걸었다. 머리가 울리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한쪽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붕대에 가렸기 때문인가. 물건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모르겠다. 최대한 사람과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걸었다.
쿠당탕.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넘어졌다. 쓰레기통에 다리가 걸렸다. 누가 쓰레기통을 여기다 둔 걸까. 쓰레기 냄새에 눈살을 찌푸리다 겨우 몸을 일으켰다. 어쩐지 한쪽 다리가 아파온다. 쓰레기통을 대강 수습하고 데카판 박사의 연구실로 향했다. 병원 갈 돈, 없으니까.
호에, 호에. 특유의 말버릇을 내뱉으며 데카판 박사는 나에게 갈아입을 옷을 건네주었다. 나는 그것을 받아들고 가만 바라보다 옷을 갈아입었다. 데카판 박사는 그 사이에 진찰 할 준비를 끝내놨다. 진찰대 위에 올라가 몸을 눕혔다.
"그럼 진찰 시작하겠습니다요?"
잠시 자도 괜찮습니다요. 호에. 제법 다정한 투로 말해온다. 나는 그 말에 천천히 눈을 감았다. 어쩐지 몸이 편안하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눈을 뜨니 진찰은 다 끝났는지 다리엔 깁스가 되어 있었다.
"호에, 다리가 부러졌습니다요. 발바닥엔 화상도 있었습니다요."
그래서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았단다. 다리가 부러졌구나. 아까 전 쓰레기통에 걸려 넘어진 걸 생각하다가 진찰대에서 내려왔다. 저쪽 구석에 세워져있던 목발을 다용이 가져다준다. 목발을 짚고 데카판 박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다음에 또 곤란한 일이 있으면 찾아오라 말하며 그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다신 오는 일 없었음 좋겠다는 말을 삼키고 연구실을 나섰다. 시간이 그리 오래 지나진 않았는지 아직도 환했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다 나는 길을 걸었다. 다른 사람에게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하며 집으로 향해 걸어갔다.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있나보다. 결국 부딪쳤고, 그 사람들은 양아치였고, 나는 끌려갔고, 돈이 없어 흠씬 두들겨 맞았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골목 특유의 퀘퀘한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일어나고싶진 않았다. 그러고 보니, 목발 부러졌다. 빌린건데. 어쩔 수 없지.
자리에서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 부러진 목발을 품에 안았다. 팔이 아프다. 아까 잘못 맞아서 부러진게 아닐까? 가만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사람이 꽤 지나다니는 길을 걸어감에도 불구하고, 날 도와주는 사람은 하나 없구나.
"호에. 짧은 시간에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건가요?"
그러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일단 부러진 목발을 건네고 사과를 했다. 목발이야 새로 만들면 된다 말하고, 데카판 박사는 나를 부축했다. 다시 진찰대 위에 몸을 눕힌다. 어디가 아프냐 묻는다. 팔이 아프다 대답한다.
팔이 부러졌다.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다 깁스를 한 팔을 내려다봤다. 새로운 목발을 다용이 갖다준다. 그것을 받아들고 데카판 박사에게 감사인사를 건넨다.
"집까지 바래다드리지 않아도 괜찮겠습니까요?"
괜찮아. 무료 진료에다가 치료까지 해줬는데 이 이상 신세를 질 순 없지. 데카판 박사의 권유를 거절하고 연구실을 나왔다. 뒤에서 걱정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뒤돌아보지 않았다. 하늘은 아직 밝았다.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마주쳤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았다. 토도마츠가 무언가를 찾는듯 이골목 저골목을 뒤지고 있었다. 혹시 나를 찾는 건가? 나, 하루종일 나와있었으니까. 어제 아침부터 집에 없었는 걸. 기쁜 마음에 얼굴 가득 웃음을 띄우며 서둘러 토도마츠에게 다가갔다.
"토도마."
지나쳤다. 분명 날 봤을텐데? 고개를 돌려 달려간 토도마츠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나를 찾는 게 아니었구나. 그 사실에 심장이 찡하니 울려왔다.
한참을 걸었다. 데려다 달라고 할 걸. 뒤늦은 후회도 했다. 해는 저물어가고 있었다. 나는 집 근처 공원 입구에 서 있었다. 지쳐버렸기에 공원에서 쉬었다 갈 생각이었다. 그럴 생각이었다.
저 멀리 형제들이 보인다. 즐거운 얼굴을 하곤 뭐라뭐라 떠들며 걸어가고 있다. 이치마츠의 품에서 삐져나온 주황색 꼬리가 보였다. 고양이 찾아서 다행이다. 토도마츠가 웃으며 말한다. 아까 찾던 거, 고양이였구나.
그 사실을 깨닫자 다리에서 힘이 빠졌다. 아.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겼다. 그렇구나, 나는. 길게 숨을 내쉬곤 겨우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집에는 가야지.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형제들은 이미 사라진 후였고,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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