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캐해석
※반장x마피아
※빗치카라(?)


 최근 주변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있다. 이치마츠는 일과 관련없는 소문이기에 신경쓰지 않으려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공장은 좁았고, 주변인들이 떠들어대는 소리는 쉽게 귀에 들어왔다. 이치마츠는 그 점이 마음에 안 들었다. 시끄럽다. 거기다 듣고싶지도 않은 얘길 듣는 건 썩 기분이 좋은 일은 아니다. 이치마츠는 츳 혀를 찼다.
 블랙 공장은 이 근방을 지배하고 있는 마피아의 소유였다. 공장이라는 이름은 어디까지나 주변을 속이기 위한 이름이었고, 만들어내는 물건도 없는 곳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많은 물건들을 만들어내고, 내보내고 있지만 그 물건들은 다른 공장으로 보내져 분해된다. 그렇게 분해된 물건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조립되며 겉보기엔 완벽한 공장이 만들어진다.
 물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당연히 사람도 고용하고 있었다. 100명 내외에 사람들은 휴일도, 휴식도 모르고 일을 한다. 이치마츠도 그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렇지만 이치마츠는 물건을 만들지 않는다. 블랙 공장에 고용된 사람들은 모두 일반인이었고, 일반인에게 이 공장의 정체는 비밀이었다. 그러므로 항상 관리감독 할 사람이 필요했다. 이치마츠는 그 역할을 맡은 사람이었다.
 이치마츠는 이 공장이 어떤 곳인지, 마피아가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걸 알게 된 계기는 우연이었고, 그 우연덕분에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많은 월급을 받고 편하게 일하게 되었다. 이치마츠는 말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비밀을 알게 된 걸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말하지만 않으면 자신은 언제까지라도 여기서 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흐으."

 이치마츠는 지퍼를 올리고 물을 내렸다. 멍하니 흐르는 물을 바라보다 세면대로 가 손을 씻었다. 거울을 보니 눈 아래에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수염도 까슬하고, 얼굴색도 어둡다. 쯧, 혀를 차고는 모자를 벗고 머리를 긁적였다. 우수수, 비듬이 떨어진다. 씻을까. 가만 생각하다 이치마츠는 다시 모자를 썼다.
 오늘은 모처럼 일이 없는 휴일이었다. 이런 날은 흔하지 않았고, 직원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그동안 자지 못했던 잠을 자거나 취미 생활을 한다. 그렇지만 이치마츠는 이 때 쉬지 못한다. 가장 바쁜 날이다. 씻을 생각은 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이치마츠는 길게 한숨을 내쉬곤 화장실을 나섰다. 곧 올 시간이다.

 "오랜만이, 군. 크흠."

 마피아인 주제에 얼굴 표정 유지도 못하는 멍청한 놈.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카라마츠는 미미하게 눈살을 찌푸리며 입술을 구겼다. 이치마츠의 행색에 보이는 불쾌함의 표현이었다. 이치마츠는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으며 꾸벅 고개를 숙였다.
 대화는 하지 않는다. 이치마츠와 카라마츠, 그리고 카라마츠의 부하 세 명은 계단을 내려갔다. 텅, 텅. 철로 만들어진 계단이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이치마츠는 어느정도 내려가자 걸음을 멈췄다. 손을 뻗어 벽을 더듬는다. 찰칵, 무언가가 눌리며 소리를 냈다. 계단을 한 칸 내려가 손을 뻗어 벽을 누른다. 움푹 패인곳이 드러난다. 거기에 손가락을 넣고 힘껏 제쪽으로 당겼다. 끼긱,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문이 밀려들어간다.

 "언제 와도 참."

 카라마츠가 헛웃음을 내뱉는다. 이치마츠는 먼저 안으로 들어가 스위치를 켰다. 탕, 탕, 탕. 영화처럼 형광등이 한칸씩 불이 들어오며 깊은 곳까지 밝혀간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와 전등을 번갈아 바라보다 제 뒤에 따라온 부하들에게 손짓했다. 부하들은 이치마츠의 뒤를 따라 걸어가고, 카라마츠는 부하들의 뒤를 따랐다.
 이치마츠는 걸음을 멈추고 부하들을 바라봤다. 그들은 이치마츠를 바라보다 뒤로 물러나고, 카라마츠가 앞으로 나온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손가락으로 앞에 있는 문을 가리켰고, 카라마츠는 문에 달린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눌렀다.

 "어이."

 "흠?"

 이치마츠가 손을 뻗어 부하의 손목을 낚아챘다. 부하는 놀란 얼굴로 이치마츠를 바라봤다. 이치마츠는 무덤덤한 얼굴로 부하를 바라보다 소매에 붙어있는 단추를 떼어냈다.

 "카메라는 반칙이지."


 좁은 공간에서 총은 사용하면 안 돼. 귀가 멀어버릴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장난스럽게 말했던 그를 떠올리며 카라마츠는 두 손으로 상대의 목을 쥐었다. 상대는 덜덜 떨리는 눈으로 카라마츠를 올려다보다 두 손을 모아 빌기 시작했다. 모든 걸 알려줄테니 제발 살려만 주세요. 카라마츠는 상대를 가만 바라보다 이치마츠를 돌아봤다.

 "왜 날 봐? 난 이 공장과 창고의 관리인일 뿐인데."

 너네가 그렇게 하라고 시켰잖아. 뒷말은 삼키고 눈살을 찌푸렸다. 카라마츠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이치마츠는 뺨을 긁적였다. 얼른 방으로 들어가서 퍼질러자고 싶은데. 근질거리는 몸도 깨끗하게 씻고 말이야.
 배신자인지 스파이인지 모를 놈은 다른 놈에게 넘겨졌다. 따라왔던 다른 부하도 덩달아 끌려갔다. 이치마츠는 멍하니 멀어지는 차들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있어서 어떤 눈을 하고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알 필요 없나. 이치마츠는 쯧 혀를 찼다. 이걸로 오늘 일은 땡쳤군. 얼른 들어가서 잠이나 자고싶다. 이치마츠는 쭈욱 기지개를 폈다.

 "이치마츠."

 켁. 사레가 들렸다. 기침을 몇 번 하고는 고개를 돌려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이름으로 부르는 일은 흔치 않은데. 카라마츠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어딜 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치마츠는 끄응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돌렸다.

 "같이 가지."


 이거, 납치야. 분명 납치야. 납치라고. 마피아라고 납치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거야? 어? 이봐, 마피아 나으리. 나한테 뭘 하려고? 나도 의심하는 거야? 엉? 난 당신이 시킨일 말곤 한 일이 없어. 애초에 이 좋고 편한 직장을 내 발로 뻥 차버릴 이유가 없잖아. 그치? 어?

 "오늘따라 말이 많으니 보기 좋군, 이치마츠!"

 아. 이치마츠는 말하기를 관뒀다. 말이 안 통한다. 일단 들어주기라도 해야 하는데 들어주지도 않는다. 마치 앵무새가 말하는 걸 구경하는 것만 같은, 그런 모습. 이치마츠는 입을 다물고 창밖을 바라봤다. 빠르게 달리고 있는지 풍경도 빠르게 뒤로 사라졌다. 블랙 공장은 보이지 않게 된지 오래다. 이치마츠는 쯧 혀를 찼다.
 그렇게 몇 분을 더 달려 도착한 곳은 웬 저택이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이치마츠는 힘없이 카라마츠에게 끌려갔다. 혹시 여기서 날 죽이려는 건 아닐까? 고문하려는 건 아닐까? 온갖 생각이 들었지만 모두 떨쳐냈다.

 "자, 그럼 나는 준비하고 있겠다!"

 툭, 하고 밀쳐져서 들어간 곳은 욕실. 이치마츠는 멍하니 서 있다가 고개를 돌려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는 문앞에 수건과 갈아입을 옷을 두곤 손을 흔들며 문을 닫았다. 이치마츠는 황당한 기분으로 문만 바라보다 샤워기를 들었다. 씻으라는 거겠지.
 모든 떼를 다 털어내고, 깔끔하게 면도까지 했다. 어딘가 멋을 내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묘해졌지만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다. 이치마츠는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카라마츠가 놓아둔 옷을 들어올렸다. 옷? 옷이 아니다. 가운. 그것도 가운밖에 없다. 이치마츠는 멍하니 흰 가운을 바라보다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세탁기가 돌아가고 있다. 그 안엔 제 옷이 들어있는 듯 했다. 이치마츠는 일단 가운을 입었다.
 거실로 보이는 곳으로 나오니 카라마츠가 기다리고 있었다. 욕실이 하나는 아니었는지 카라마츠도 씻은 모양이었다. 머리카락에 맺힌 물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치마츠는 가만 그 모습을 바라보다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이리로."

 다시 카라마츠에게 손목이 잡혀 끌려간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꽤 큰 저택이다. 거기다 깔끔하다. 다르게 말하면 사람이 사는 느낌이 전혀 안 든다고 해야하나. 냉기가 감도는 곳이다. 이치마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탁, 하고 문이 닫힌다. 털썩, 하고 침대에 내던져졌다. 스륵, 하는 소리와 함께 가운이 벌어졌다. 이치마츠는 순식간에 벌어진 일들에 놀라 눈을 크게 뜨며 카라마츠를 올려다봤다. 카라마츠는 웃으며 이치마츠의 위에 올라앉아 그를 내려다보았다.

 "보답이라고 할까."

 오늘 도와줬으니까. 눈웃음을 지으며 허리를 앞으로 숙인다. 가운이 벌어지며 언뜻 몸이 드러난다. 이치마츠는 갑자기 벌어진 상황을 여전히 파악하지 못한듯 굳은 채로 카라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웃으며 이치마츠의 가운을 잡아 벌렸다.

 "보스가 그러셨는데, 상대방에게 선물 할 땐 자기가 잘 아는 분야로 해주는 게 좋대."

 이치마츠는 최근 도는 소문을 떠올렸다. 이 근방을 지배하고 있는 마피아 보스의 정부는 엉덩이가 가벼워 자기가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잠자리를 갖는다고. 그리고 그와 잠자리를 가진 사람은 보스에 의해 어느 순간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도 안되는 괴상한 헛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새로운 걸 알려줄게, 이치마츠 반장님."

 설마. 아니겠지. 이치마츠는 꿀꺽 침을 삼키며 침대 시트를 손에 쥐었다.

'오소마츠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브카라] 빌고, 또 빌었다  (0) 2016.03.12
[카라마츠] 깨달았다  (0) 2016.03.06
[오소카라] 부탁  (1) 2016.02.29
[쵸로/카라] 발신인 불명  (0) 2016.02.29
[이치카라] 함께 가자  (1) 2016.02.29
Posted by 누군가라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