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캐해석
※사망 주의
※단문
이치마츠가 죽었다. 나는 의외로 덤덤하게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부정한다거나 타협하지 않았다. 화를 내지도 않았고, 슬픔에 몸부림치지고 않았다. 그저 이치마츠가 죽었구나 하고 받아들였을 뿐이다. 이치마츠는 그 해 봄, 벚꽃잎과 함께 우리의 곁을 떠났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치마츠가 죽은 이후로 주변이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아니, 내가 이상해진 건가? 정신을 차려보니 부엌에서 칼을 들고 내 목을 겨누고 있다거나 빨간불인 횡단보도를 건너려 한다거나. 아, 그래. 내가 이상해졌다.
처음엔 그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괜찮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했다. 장례식장에서도 발인때도 이치마츠의 뼈를 담을 때도 아무렇지 않았으니까. 이런 걸 후폭풍 이라고 하던가. 그게 몰아치는 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충격으로 정신병이 생긴 걸지도 모른다고.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건 두 달 쯤 지나서였다. 아침에 들린 토도마츠의 비명에 깜짝 놀라 급히 세면실로 달려갔다. 토도마츠는 주저앉아 있었고, 나보다 먼저 달려온 형제들이 토도마츠를 달래고 있었다. 그리고 김이 서릴 리가 없는 거울은 하얗게 김이 서려 글자가 써져있었다.
"함께 가자, 카라마츠."
두 달 동안 나를 위협했던 건 자신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 뒤로 계속해서 불운이 일어났다. 칼이 발위로 떨어질 뻔 한다거나 위에서 뭐가 떨어진다거나. 나는 외출하기를 관뒀다. 옥상에 올라가지도 않았다. 그저 방에 틀어박혀 생각에 잠겼다.
이치마츠가 정말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걸까? 왜? 어째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유를 모르겠다. 이치마츠는 마지막 순간에, 그러니까 잠에 빠지듯 눈을 감던 그 순간에 나에게 말했다.
"늦게 와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그때는 정신이 없어 이해하지 못했지만 조금 지나보니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날 따라 죽지마, 넌 네 삶을 살아. 그건 유언이었고, 나는 그 말을 지키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말했던 이치마츠가 날 죽이려 한다고? 말도 안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귀신도 보지 못하는 내가 혼자 이러고 앓아봤자 아무 소용없다. 누군가, 귀신을 볼 줄 아는 누군가에게 찾아가 물어봐야지. 외출은 무섭지만 가지 않으면 자신을 용서 할 수 없을 거 같다.
나를 사랑해주고, 걱정해주었던 동생이자 연인인 이치마츠를 의심한 자신에게 주는 시련, 이라고 거창하게 말해본다.
가는 길은 예상외로 수월했다. 무속인의 집을 찾는 건 처음이었지만 몸은 마치 알고있다는 듯 익숙하게 자리를 찾아갔다. 무당은 나를 바라보며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저었다. 뭐라도 있는 걸까? 문득 불안해졌다.
무당은 한참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분위기가 나에게 침묵하길 권하는 것 같았다. 무당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는가 싶더니 하아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깨어나."
한 마디. 나는 눈을 떴다.
"멍청이."
아. 하하. 웃음이 나왔다. 이치마츠가 내 머리를 때린다. 아팠다. 몸을 일으켰다. 손을 들어 목을 만졌다. 두꺼운 줄이 감겨 있다. 뒤돌아 보았다. 줄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이치마츠를 바라봤다. 화난 얼굴이다.
"늦게 오라니까."
이치마츠가 손을 건넨다. 손을 뻗어 그 손을 잡았다. 따듯하다, 고 느껴졌다.
"미안해. 기다릴 수가 없었어."
사과하며 이치마츠를 끌어안았다. 함께 가자, 이치마츠.
※사망 주의
※단문
이치마츠가 죽었다. 나는 의외로 덤덤하게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부정한다거나 타협하지 않았다. 화를 내지도 않았고, 슬픔에 몸부림치지고 않았다. 그저 이치마츠가 죽었구나 하고 받아들였을 뿐이다. 이치마츠는 그 해 봄, 벚꽃잎과 함께 우리의 곁을 떠났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치마츠가 죽은 이후로 주변이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아니, 내가 이상해진 건가? 정신을 차려보니 부엌에서 칼을 들고 내 목을 겨누고 있다거나 빨간불인 횡단보도를 건너려 한다거나. 아, 그래. 내가 이상해졌다.
처음엔 그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괜찮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했다. 장례식장에서도 발인때도 이치마츠의 뼈를 담을 때도 아무렇지 않았으니까. 이런 걸 후폭풍 이라고 하던가. 그게 몰아치는 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충격으로 정신병이 생긴 걸지도 모른다고.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건 두 달 쯤 지나서였다. 아침에 들린 토도마츠의 비명에 깜짝 놀라 급히 세면실로 달려갔다. 토도마츠는 주저앉아 있었고, 나보다 먼저 달려온 형제들이 토도마츠를 달래고 있었다. 그리고 김이 서릴 리가 없는 거울은 하얗게 김이 서려 글자가 써져있었다.
"함께 가자, 카라마츠."
두 달 동안 나를 위협했던 건 자신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 뒤로 계속해서 불운이 일어났다. 칼이 발위로 떨어질 뻔 한다거나 위에서 뭐가 떨어진다거나. 나는 외출하기를 관뒀다. 옥상에 올라가지도 않았다. 그저 방에 틀어박혀 생각에 잠겼다.
이치마츠가 정말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걸까? 왜? 어째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유를 모르겠다. 이치마츠는 마지막 순간에, 그러니까 잠에 빠지듯 눈을 감던 그 순간에 나에게 말했다.
"늦게 와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그때는 정신이 없어 이해하지 못했지만 조금 지나보니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날 따라 죽지마, 넌 네 삶을 살아. 그건 유언이었고, 나는 그 말을 지키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말했던 이치마츠가 날 죽이려 한다고? 말도 안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귀신도 보지 못하는 내가 혼자 이러고 앓아봤자 아무 소용없다. 누군가, 귀신을 볼 줄 아는 누군가에게 찾아가 물어봐야지. 외출은 무섭지만 가지 않으면 자신을 용서 할 수 없을 거 같다.
나를 사랑해주고, 걱정해주었던 동생이자 연인인 이치마츠를 의심한 자신에게 주는 시련, 이라고 거창하게 말해본다.
가는 길은 예상외로 수월했다. 무속인의 집을 찾는 건 처음이었지만 몸은 마치 알고있다는 듯 익숙하게 자리를 찾아갔다. 무당은 나를 바라보며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저었다. 뭐라도 있는 걸까? 문득 불안해졌다.
무당은 한참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분위기가 나에게 침묵하길 권하는 것 같았다. 무당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는가 싶더니 하아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깨어나."
한 마디. 나는 눈을 떴다.
"멍청이."
아. 하하. 웃음이 나왔다. 이치마츠가 내 머리를 때린다. 아팠다. 몸을 일으켰다. 손을 들어 목을 만졌다. 두꺼운 줄이 감겨 있다. 뒤돌아 보았다. 줄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이치마츠를 바라봤다. 화난 얼굴이다.
"늦게 오라니까."
이치마츠가 손을 건넨다. 손을 뻗어 그 손을 잡았다. 따듯하다, 고 느껴졌다.
"미안해. 기다릴 수가 없었어."
사과하며 이치마츠를 끌어안았다. 함께 가자, 이치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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