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캐해석
너는 나의 우상이고, 사랑이며, 신이다.
이치마츠는 어느날부턴가 카라마츠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카라마츠는 언제나 이치마츠의 눈밖에 나는 행동들을 하고 있음에도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째서일까. 이치마츠는 생각했지만 이렇다 할 해답은 얻지 못했다.
그랬던 게 며칠 전. 이치마츠는 슬슬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자신은 꽤 전부터 카라마츠를 신격화 하고 있었으며 그 사실을 부정하다가 최근엔 무의식 중에 행동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꽤 복잡하고 이상한 이유. 처음엔 그럴 리 없다 생각했지만 슬슬 받아들이고 있었다. 자신은 카라마츠를 신으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이치마츠는 언제나 카라마츠를 바라볼 뿐이었고, 카라마츠는 언제나처럼 이치마츠에게 거슬리는 언행을 할 뿐이다. 변한 건 하나도 없다고, 이치마츠는 생각했다. 애초에 자신이 누굴 보든 신경쓰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까. 자신만 조용히 있다면, 카라마츠가 변하지 않는다면 별 일은 없을 터다.
그렇게 생각한 게 바로 어제밤이었 것만.
"오우, 나의 아우여! 오랜만에 외출을 했군!"
"여기서, 뭐하냐?"
"카라마츠 Girl께서 나와 긴히 나누고싶은 얘기가 있으시다기에."
그래서, 카페에서 모르는 여자와 잘 마시지도 못하는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다 이건가. 이치마츠는 흘끔 카라마츠의 앞에 앉아있는 여자를 쳐다봤다. 여자는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이치마츠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 이치마츠는 다시 시선을 카라마츠에게로 옮겼다.
카라마츠는 여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치마츠를 자리에 앉혔다. 이치마츠는 뭐라도 마시겠냐고 물어오는 카라마츠를 마라보다 여전히 웃고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핫초코. 툭 말을 내뱉는다. 카라마츠는 바로 가져오겠다며 카운터로 향했다. 이치마츠는 그 모습을 흘끔 바라보다 다시 여자에게로 시선을 고정했다. 여자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입에 물었다.
"무슨 생각?"
"전부터 관심이 갔었어요."
앞뒤 다 잘라먹고 한 말을 용케도 알아듣는다.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여자를 노려봤다. 여자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이치마츠를 마주하고 있었다. 카라마츠가 빨대와 핫초코를 가지고 다가온다. 이치마츠는 찌푸렸던 미간을 폈다.
여자는 카라마츠가 다시 자리에 앉자 얘기를 시작했다. 언제 카라마츠를 처음 봤으며 어떤 점에서 끌리기 시작했는지. 이치마츠는 그 얘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는 드물게 수줍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기분이 나빴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용기를 내서 말을 걸었어요."
권유 받아줘서 고마워요, 마츠노 씨. 여자가 웃으며 말한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허세는 어디에 버렸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저야말로 권유해주셔서 고맙노라 말하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까득 이를 갈았다.
여자는 삼십분 쯤 지났을 때 연락처를 남기고 돌아갔다. 카라마츠는 두 손으로 여자의 명함을 받아들곤 한동안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었다. 이치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무언가 금이 갔음을 깨달았다. 지금 이 순간 카라마츠의 모습은 자신이 신이라 생각한 카라마츠의 모습이 아니었다.
신이란 고귀하고, 보통의 인간은 함부로 볼 수 조차 없으며 성스러운 존재다. 또한 신이란 불변의 존재이기도 했다.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는, 변해서는 안 되는 존재. 이치마츠에게 카라마츠는 그런 존재였고, 그렇기에 절대로 변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카라마츠는 인간이 아니니까. 신이니까.
그런 카라마츠가 변했다. 고작 인간 하나때문에. 이치마츠는 제 안의 신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음을 깨달았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이치마츠는 주먹을 쥐고 마른 침을 삼켰다. 옆에선 여전히 카라마츠가 신나서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가자."
이치마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핫초코는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마실 기분이 아니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바라보다 자리를 치웠다. 이치마츠는 먼저 카페를 나가 카라마츠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떨어졌다면 다시 올리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가 나오자마자 그 손목을 낚아챘다. 카라마츠는 깜짝 놀라 이치마츠를 바라봤지만 이치마츠는 개의치 않고 집을 향해 카라마츠를 끌고갔다. 떨어트리는 것만큼 끌어올리는 게 쉬울진 알 수 없었지만 시도 해 볼만한 가치는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치마츠?"
집에 도착하자마자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다락으로 끌고 올라갔다. 카라마츠는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그를 따라 올라갔다. 희미한 전구빛만이 전부인 다락에 카라마츠를 앉힌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에게 기다리라 명령하곤 다락에 놓여진 상자들을 뒤적였다.
자신이 왜 카라마츠를 신으로 생각했는가에 대해 이치마츠는 고민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떠올랐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맞다 생각되는 이유는 무슨 짓을 해도 받아주는 것. 이치마츠가 욕을 해도, 멱살을 잡아도, 때려도 카라마츠는 모두 받아들였다. 나아가 나는 너에게 화를 내지 않으며 너를 나의 상냥함으로 갱생시켜 주겠노라 말해왔다. 신의 자비. 신을 사랑하는 자에게만 내려주는 자비. 그렇게 생각했다.
이치마츠는 줄을 꺼내와 카라마츠의 손을 묶었다. 카라마츠는 깜짝 놀라며 벗어나려했지만 그보다 이치마츠가 빨랐다. 손을 묶은 줄은 근처 기둥에 연결되어 카라마츠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치마츠?"
아아, 나의 신이시여.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며 웃었다.
"너는 언제나 고귀하고, 성스러우며 자비로워야만 해."
나의 신이니까. 내가 그렇게 만들어줄게. 카라마츠는 무언가가 어긋났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너는 나의 우상이고, 사랑이며, 신이다.
이치마츠는 어느날부턴가 카라마츠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카라마츠는 언제나 이치마츠의 눈밖에 나는 행동들을 하고 있음에도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째서일까. 이치마츠는 생각했지만 이렇다 할 해답은 얻지 못했다.
그랬던 게 며칠 전. 이치마츠는 슬슬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자신은 꽤 전부터 카라마츠를 신격화 하고 있었으며 그 사실을 부정하다가 최근엔 무의식 중에 행동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꽤 복잡하고 이상한 이유. 처음엔 그럴 리 없다 생각했지만 슬슬 받아들이고 있었다. 자신은 카라마츠를 신으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이치마츠는 언제나 카라마츠를 바라볼 뿐이었고, 카라마츠는 언제나처럼 이치마츠에게 거슬리는 언행을 할 뿐이다. 변한 건 하나도 없다고, 이치마츠는 생각했다. 애초에 자신이 누굴 보든 신경쓰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까. 자신만 조용히 있다면, 카라마츠가 변하지 않는다면 별 일은 없을 터다.
그렇게 생각한 게 바로 어제밤이었 것만.
"오우, 나의 아우여! 오랜만에 외출을 했군!"
"여기서, 뭐하냐?"
"카라마츠 Girl께서 나와 긴히 나누고싶은 얘기가 있으시다기에."
그래서, 카페에서 모르는 여자와 잘 마시지도 못하는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다 이건가. 이치마츠는 흘끔 카라마츠의 앞에 앉아있는 여자를 쳐다봤다. 여자는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이치마츠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 이치마츠는 다시 시선을 카라마츠에게로 옮겼다.
카라마츠는 여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치마츠를 자리에 앉혔다. 이치마츠는 뭐라도 마시겠냐고 물어오는 카라마츠를 마라보다 여전히 웃고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핫초코. 툭 말을 내뱉는다. 카라마츠는 바로 가져오겠다며 카운터로 향했다. 이치마츠는 그 모습을 흘끔 바라보다 다시 여자에게로 시선을 고정했다. 여자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입에 물었다.
"무슨 생각?"
"전부터 관심이 갔었어요."
앞뒤 다 잘라먹고 한 말을 용케도 알아듣는다.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여자를 노려봤다. 여자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이치마츠를 마주하고 있었다. 카라마츠가 빨대와 핫초코를 가지고 다가온다. 이치마츠는 찌푸렸던 미간을 폈다.
여자는 카라마츠가 다시 자리에 앉자 얘기를 시작했다. 언제 카라마츠를 처음 봤으며 어떤 점에서 끌리기 시작했는지. 이치마츠는 그 얘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는 드물게 수줍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기분이 나빴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용기를 내서 말을 걸었어요."
권유 받아줘서 고마워요, 마츠노 씨. 여자가 웃으며 말한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허세는 어디에 버렸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저야말로 권유해주셔서 고맙노라 말하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까득 이를 갈았다.
여자는 삼십분 쯤 지났을 때 연락처를 남기고 돌아갔다. 카라마츠는 두 손으로 여자의 명함을 받아들곤 한동안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었다. 이치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무언가 금이 갔음을 깨달았다. 지금 이 순간 카라마츠의 모습은 자신이 신이라 생각한 카라마츠의 모습이 아니었다.
신이란 고귀하고, 보통의 인간은 함부로 볼 수 조차 없으며 성스러운 존재다. 또한 신이란 불변의 존재이기도 했다.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는, 변해서는 안 되는 존재. 이치마츠에게 카라마츠는 그런 존재였고, 그렇기에 절대로 변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카라마츠는 인간이 아니니까. 신이니까.
그런 카라마츠가 변했다. 고작 인간 하나때문에. 이치마츠는 제 안의 신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음을 깨달았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이치마츠는 주먹을 쥐고 마른 침을 삼켰다. 옆에선 여전히 카라마츠가 신나서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가자."
이치마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핫초코는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마실 기분이 아니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바라보다 자리를 치웠다. 이치마츠는 먼저 카페를 나가 카라마츠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떨어졌다면 다시 올리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가 나오자마자 그 손목을 낚아챘다. 카라마츠는 깜짝 놀라 이치마츠를 바라봤지만 이치마츠는 개의치 않고 집을 향해 카라마츠를 끌고갔다. 떨어트리는 것만큼 끌어올리는 게 쉬울진 알 수 없었지만 시도 해 볼만한 가치는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치마츠?"
집에 도착하자마자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다락으로 끌고 올라갔다. 카라마츠는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그를 따라 올라갔다. 희미한 전구빛만이 전부인 다락에 카라마츠를 앉힌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에게 기다리라 명령하곤 다락에 놓여진 상자들을 뒤적였다.
자신이 왜 카라마츠를 신으로 생각했는가에 대해 이치마츠는 고민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떠올랐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맞다 생각되는 이유는 무슨 짓을 해도 받아주는 것. 이치마츠가 욕을 해도, 멱살을 잡아도, 때려도 카라마츠는 모두 받아들였다. 나아가 나는 너에게 화를 내지 않으며 너를 나의 상냥함으로 갱생시켜 주겠노라 말해왔다. 신의 자비. 신을 사랑하는 자에게만 내려주는 자비. 그렇게 생각했다.
이치마츠는 줄을 꺼내와 카라마츠의 손을 묶었다. 카라마츠는 깜짝 놀라며 벗어나려했지만 그보다 이치마츠가 빨랐다. 손을 묶은 줄은 근처 기둥에 연결되어 카라마츠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치마츠?"
아아, 나의 신이시여.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며 웃었다.
"너는 언제나 고귀하고, 성스러우며 자비로워야만 해."
나의 신이니까. 내가 그렇게 만들어줄게. 카라마츠는 무언가가 어긋났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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