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캐해석
※초능력+수인 AU
※풀제목은 고☆애니멀 히어로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다. 오늘날엔 크게 세 종류로 사람을 나눈다. 히어로, 일반인, 빌런. 히어로란 특수한 능력과 함께 동물과 사람이 섞인 모습을 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그들은 대부분 일반인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싸운다. 일반인은 그냥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로 주로 보호받는 존재다. 빌런은 원래 어떠한 목적과 능력을 가지고 악행을 하는 사람을 빌런이라 하였으나 오늘날엔 모든 범죄자를 빌런이라 칭한다.
오늘도 빌런은 일반인들을 위협하며 히어로들과 대립한다.

"쵸로마츠, 어딘지 알겠어?"
"근처야. 곧 올 거야."
"알았어. 이번에도 둘이야?"
"응."

그래. 카라마츠는 하늘을 바라보다 길게 숨을 내쉬었다. 주변은 엉망이었다. 건물 벽엔 금이갔고, 아스팔트 바닥은 뒤집어져 아래에 있는 모래를 드러냈다. 가로등은 휘었고, 전봇대는 부러져 쓰러졌다. 다행히 다친 사람이나 남아있는 사람은 없지만. 카라마츠는 쯧 혀를 찼다.
쥬시마츠는 이 근처 어딘가에 숨어있겠지. 이번엔 어떻게 나눠야 할까. 내 방어력으로는 어느쪽의 공격이든 버틸 수 있지만 데미지가 쌓이면 말짱꽝. 그렇담 이번엔 저번과 방식을 바꿔서.
답지않게 깊은 생각을 하던 카라마츠는 땅을 박차고 뒤로 물러났다. 쾅 하는 큰 소리와 함께 모래먼지가 피어오른다. 곧이어 붉은 불기둥이 바닥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온다. 카라마츠는 저에게 다가오는 불기둥들을 보다 이번엔 앞으로 튀어나갔다.
쿵.

"환영인사가 거칠어서 형아야가 많이 아파요-."

느긋한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는 내용. 카라마츠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제 앞에는 이를 드러내고 웃는 오소마츠가 서 있었다. 붉은 여우 귀가 쫑긋거린다. 풍성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꼬리가 살랑인다. 오소마츠보다 여우가 잘 어울리는 형제가 있을까. 카라마츠는 없다고 결론내렸다.

"혼자야?"

오소마츠가 묻는다. 카라마츠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틈이 없었다가 정확하다. 카라마츠는 바닥을 손으로 짚고 몸을 돌려 다리로 이치마츠의 발차기를 막았다. 이치마츠는 쯧 혀를 차곤 뒤로 물러났다. 카라마츠는 자세를 바로하며 손목을 흔들었다.

"쿠소마츠, 오늘이야말로 널 끝장내주겠다."

어딘가에 나오는 흔한 악당 대사를 내뱉으며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삿대질했다. 카라마츠는 그런 이치마츠를 바라보다가 어깨를 돌리며 몸을 풀었다. 오늘도 이런 전개인가. 쥬시마츠는 어디에 있지. 카라마츠는 고개를 들었다.
날개가 퍼덕이는 소리가 들렸다. 카라마츠는 팔을 들어 발차기를 막고, 다른 손으로 이치마츠의 다리를 잡아 던졌다. 강한 빛이 눈에 들어와 두 팔을 들며 몸을 웅크렸다. 털이 타는 냄새가 썩 좋진 않다.

"이야, 역시 굉장한 방어력이네-."

오소마츠가 실실 웃음을 흘린다. 카라마츠는 두 팔을 내리고 오소마츠를 바라봤다. 눈빛이 진지하다. 오소마츠는 쯧 혀를 차곤 웃음을 거뒀다. 차라리 쵸로마츠가 나왔으면 더 재밌었을탠데. 왜 쵸로마츠는 올빼미인거지. 속으로 투덜거리며 오소마츠는 이치마츠를 바라봤다.
벽에 박혀있던 이치마츠는 한껏 약이오른 얼굴이었다. 이거, 그냥 물러나진 없겠네. 오소마츠는 어깨를 으쓱하곤 뒤로 물러났다. 그럼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에게 맡기기로 하고. 오소마츠는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이제 슬슬 나오지 그래, 쥬시마츠?"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거대한 치타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치타는 바닥을 한 번 짚고 몸을 돌려 곧바로 오소마츠에게 달려든다. 오소마츠는 씨익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치타를 맞이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카라마츠는 고개를 돌려 이치마츠를 바라봤다. 어느새 회복한 건지 이치마츠가 먼지를 털어내고 카라마츠를 노려보고있다. 카라마츠는 길게 숨을 내쉬고 머리를 긁적였다.
솔직히 아직도 동생을 상대로 힘을 쓰는 건 별로다. 더군다나 가장 좋아하고, 가장 사랑하는 동생. 이왕이면 말로 끝내고싶지만 이치마츠는 대화 할 생각이 전혀없다. 카라마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다.
순식간에 다가온 발을 손으로 잡아 힘껏 던진다. 중간에 날개를 펼쳐 몸을 세우고 다시 빠르게 다가와 발차기를 날린다. 한 번, 두 번, 세 번. 머리, 목, 어깨. 카라마츠는 팔로 공격을 막으며 뒤로 천천히 물러났다.
이치마츠의 공격이 멈춘 건 카라마츠의 두 손에 발이 잡힌 이후였다. 이치마츠는 까득 이를 갈며 빠르게 날개짓을 해 어떻게든 벗어나려 애를썼다. 그러나 제 힘으로 카라마츠의 힘을 이기는 건 무리였다.

"이치마츠."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린 채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는 드물게 진지한 얼굴을 하고서 이치마츠를 바라보고 있다. 묘한 정적. 뒤쪽에서 뭐가 터지고 무너지는 소리가 났지만 둘에겐 들리지 않았다. 마치 둘만 있는 공간이 따로 떨어져나간 것같은 그런 느낌.
카라마츠는 몇 번 입을 열었다 닫았다하며 할 말을 골랐다. 이치마츠는 그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며 다리를 움직였다. 꿈쩍도 않는다. 힘만 더럽게 세선. 이치마츠는 다리를 빼는 걸 포기했다.

"돌아 올 순 없겠나?"

그와 동시에 카라마츠도 입을 열었다.
난 네가 형님과 토도마츠와 함께 다시 돌아와줬으면 좋겠다. 히어로를 하란 말은 안 해. 그 일은 내가 모두 맡을태니, 원래의 내 동생으로 돌아와줘. 이치마츠, 난 아직도 너를 믿고있다. 네가 돌아올 거라 믿고있다. 이 말을 끔찍하게 싫어한다는 걸 알지만 사실이니까, 그러니까 들어줬으면 좋겠다. 이치마츠, 돌아와줘.
설득일까 애원일까. 그건 아무래도 좋았다. 이치마츠는 까드득 이를 갈며 주먹으로 카라마츠의 머리를 내리쳤다. 다리에 비해 힘이 약해 큰 충격은 주지 못했겠지만 다리를 빼낼 수 있을 정도의 틈은 만들어주었다. 이치마츠는 뒤로 물러나 바닥에 섰다.

"웃기지마."

믿는다고? 네가 믿는 게 나한테 무슨 이득인데? 그래, 내가 돌아간다 치자. 그럼 나에게 무슨 이득이 있어? 히어로로 살지 않는 능력자는 모두 폐기물 취급 받는다는 거, 누구보다 네가 가장 잘 알잖아? 아아, 나더러 폐기물로 살아가라고? 하하! 잔인한놈.
주변에 늘어져있던 돌조각들이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치마츠의 모습이 점차 거대한 검은 새로 변해간다. 카라마츠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뱉었다. 이런 반응이 나올 것은 이미 예상했다. 이제 대화는 무의미하다. 카라마츠는 두 손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온몸을 털이 덮어간다. 손과 발이 커지고, 크고 날카로운 손톱이 자라난다.
까악, 거대한 까마귀가 모습을 드러낸다. 크르르, 거대한 곰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 대화는 필요하지 않아. 남은 건 싸움 뿐. 까마귀는 높이 날아오르고, 곰은 두 발을 높게 들어올린다.
온갖 것들이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부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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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군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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