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캐해석
※유혈 주의
토도마츠는 좀처럼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이치마츠가 나간지 두 시간이 넘었다. 오소마츠는 말없이 텔레비전만 보고있고, 그 어떤 설명도 해주지 않는다. 이치마츠를 걱정하는 기색도 없다. 토도마츠는 아랫입술을 잘근 씹었다. 왜이렇게 태평한 거야? 무슨 근거로? 사냥은 뭔데? 왜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아? 나에게 비밀로 하라며? 뭘 비밀로 하라는 건데? 토도마츠는 속으로 몇 번이고 질문을 던졌지만 그 질문을 입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오소마츠의 분위기가 평소와 다른 것도 있지만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눈 앞에 둔 것 같아 무서운 탓이었다. 열면, 무수히 많은 불행이 뛰쳐나올 것 같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오소마츠가 일어난다. 토도마츠도 따라 일어났다. 오소마츠가 거실 문에 손을 올린다. 바로 열지 않고 토도마츠를 바라본다. 토도마츠는 흠칫 몸을 굳히며 오소마츠를 바라봤다.
"우리 막내, 형아들이 사랑하는 거 알지?"
갑자기 무슨 낯간지러운 소릴. 토도마츠는 굳은 얼굴로 앞을 바라보았다. 상자는 열렸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오소마츠에 의해서. 이치마츠는 피를 한껏 뒤집어 쓴 채로 문앞에 서 있었다. 저 피는 이치마츠 형의 피가 아니야. 토도마츠는 단번에 상황을 파악 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이렇다 할 설명은 없었다. 원래 설명을 잘 하지 않는 형들이다. 설명은 자신이나 쵸로마츠의 전문이지, 둘은 행동으로 보여주는 타입이었다. 그런 둘은 어찌보면 단호했고, 어찌보면 잔인했다. 반박 할 틈이나 현실을 부정 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토도마츠는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투둑투둑. 다락방 바닥에 떨어지는 고깃덩이. 따라 올라온 토도마츠는 비명이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오소마츠는 토도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카라마츠를 불렀다. 들려오는 건 짐승의 목울림 소리 뿐이다. 오소마츠는 막대로 고깃덩이를 하나씩 밀어넣었다.
뜯고, 씹고, 삼킨다. 소리만 들어도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었다. 생고기를 뜯는 소리가 들린다. 가죽이 찢어지고, 피가 흩뿌려진다. 첩첩대며 먹는 것이 거슬린다. 혐오스럽다. 으득으득, 뼈가 산산히 조각난다. 토도마츠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아래로 내려왔다.
"우욱, 웨엑."
내려온 토도마츠는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속에 들어있는 모든 걸 변기에 게워낸다. 어느새 씻고 나온 이치마츠가 말없이 등을 두드려준다. 쿨럭, 켁. 누런 위액까지 게워내고 나야 조금 나아진다. 토도마츠는 변기 물을 내리고 세면대로 가 입을 헹궜다.
고개를 드니 거울에 이치마츠가 보인다. 토도마츠는 한참 거울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렸다. 이치마츠는 말없이 토도마츠를 바라보다 까딱 손짓했다. 토도마츠는 조심히 이치마츠에게 다가갔다. 이치마츠의 손이 위로 올라온다. 토도마츠는 눈을 꽉 감았다. 다정한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어온다.
"카라마츠한테 가봐."
툭. 이치마츠는 그 말을 끝으로 방으로 돌아갔다. 토도마츠는 눈을 뜨고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다락으로 향했다. 오소마츠가 기다렸다는 듯 사다리를 잡아준다. 천천히 위로 올라간다.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린다. 다락방 안엔 아직 피냄새가 가득했다.
"카라마츠 형?"
조심스럽게 그 이름을 부른다. 짐승의 목울림이 들려 올 거라 생각했다. 들려온 건 쿵 하고 부딪히는 소리와 덜덜 떨리는 목소리였다. 토도마츠는 입을 다물었다. 이어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토도마츠는 눈을 꽉 감았다.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숙였다. 양 팔로 자신의 몸을 끌어안고, 현실을 마주하려 애썼다.
"토도마츠."
자신이 연 것은 불행만 담긴 상자였음이 분명했다.
토도마츠는 많은 말이 하고싶었다. 말없이 잠자리에 들려는 두 형들을 향해 미쳤냐느니 제정신이냐느니 욕을 한껏 내뱉어주고 싶었다. 그러지 못한 것은 돌아올 대답이 무서워서였다. 두 형이 스스로의 입으로 '맞아, 우린 미쳤어.'라고 말할까 두려웠다. 토도마츠는 자리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는다. 눈을 감으면 아까 본것이 떠오른다. 아까 들은 소리가 귀를 두드린다. 토도마츠는 몸을 돌렸다. 옆자리는 비어있다. 비어있는 자리 건너에 이치마츠가 보인다. 토도마츠는 빈 자리를 쓸어내렸다. 차갑다.
토도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왔다. 손전등을 가져왔다. 사다리를 받치고, 다락의 문을 열었다. 위로 올라가 적당히 자리잡고 앉아 손전등을 켜 카라마츠를 비췄다. 자고 있던 건지 반응이 늦다. 카라마츠의 얼굴이 두 눈 가득 들어온다.
두 달.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그 시간동안 카라마츠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카라마츠는 어떤 생각으로 이곳에서 지냈을까. 설마 죽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겠지. 그건 싫다. 항상 타박했지만 토도마츠는 카라마츠가 자신의 형이란 게 좋았다. 입는 옷도 엉망이고, 바보에다가 가진 건 쥐뿔도 없지만 누구보다 상냥한 형이니까.
토도마츠는 눈물이 흐르는 걸 막을 수 없었다. 한 손으로 열심히 눈물을 닦아도 계속 흘러내렸다. 당황한 카라마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토도마츠? 울지마. 착하지, 왜 우는 거야? 어떤 허세도 담겨있지 않은 순수하게 걱정하는 목소리. 토도마츠는 눈을 꽉 감고 눈물을 삼켰다.
"카라마츠 형."
그래, 왜그래? 토도마츠. 토도마츠는 눈을 뜨고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자리에서 일어난 토도마츠는 천천히 카라마츠에게 다가갔다. 놀란 눈으로 토도마츠를 바라보던 카라마츠는 뒤로 물러났다. 얼마가지 않아 사슬이 걸려 멈췄다. 토도마츠는 바로 앞까지 와 있었다.
"미안해."
미안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미안해. 토도마츠는 카라마츠를 끌어안았다. 카라마츠는 멍해지려는 정신을 간신히 잡고서 토도마츠의 등을 토닥였다. 사과 할 필요 없어, 토도마츠. 토도마츠는 아랫입술을 잘근 씹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물러난다. 카라마츠는 토도마츠를 가만 바라본다. 토도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다락을 내려갔다. 문은 다시 단단히 닫혔다. 카라마츠는 멍하니 있다가 두 손을 들었다. 제가 끔찍했다.
"으윽."
카라마츠는 울컥 솟구치는 눈물을 참지 않았다.
※유혈 주의
토도마츠는 좀처럼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이치마츠가 나간지 두 시간이 넘었다. 오소마츠는 말없이 텔레비전만 보고있고, 그 어떤 설명도 해주지 않는다. 이치마츠를 걱정하는 기색도 없다. 토도마츠는 아랫입술을 잘근 씹었다. 왜이렇게 태평한 거야? 무슨 근거로? 사냥은 뭔데? 왜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아? 나에게 비밀로 하라며? 뭘 비밀로 하라는 건데? 토도마츠는 속으로 몇 번이고 질문을 던졌지만 그 질문을 입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오소마츠의 분위기가 평소와 다른 것도 있지만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눈 앞에 둔 것 같아 무서운 탓이었다. 열면, 무수히 많은 불행이 뛰쳐나올 것 같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오소마츠가 일어난다. 토도마츠도 따라 일어났다. 오소마츠가 거실 문에 손을 올린다. 바로 열지 않고 토도마츠를 바라본다. 토도마츠는 흠칫 몸을 굳히며 오소마츠를 바라봤다.
"우리 막내, 형아들이 사랑하는 거 알지?"
갑자기 무슨 낯간지러운 소릴. 토도마츠는 굳은 얼굴로 앞을 바라보았다. 상자는 열렸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오소마츠에 의해서. 이치마츠는 피를 한껏 뒤집어 쓴 채로 문앞에 서 있었다. 저 피는 이치마츠 형의 피가 아니야. 토도마츠는 단번에 상황을 파악 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이렇다 할 설명은 없었다. 원래 설명을 잘 하지 않는 형들이다. 설명은 자신이나 쵸로마츠의 전문이지, 둘은 행동으로 보여주는 타입이었다. 그런 둘은 어찌보면 단호했고, 어찌보면 잔인했다. 반박 할 틈이나 현실을 부정 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토도마츠는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투둑투둑. 다락방 바닥에 떨어지는 고깃덩이. 따라 올라온 토도마츠는 비명이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오소마츠는 토도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카라마츠를 불렀다. 들려오는 건 짐승의 목울림 소리 뿐이다. 오소마츠는 막대로 고깃덩이를 하나씩 밀어넣었다.
뜯고, 씹고, 삼킨다. 소리만 들어도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었다. 생고기를 뜯는 소리가 들린다. 가죽이 찢어지고, 피가 흩뿌려진다. 첩첩대며 먹는 것이 거슬린다. 혐오스럽다. 으득으득, 뼈가 산산히 조각난다. 토도마츠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아래로 내려왔다.
"우욱, 웨엑."
내려온 토도마츠는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속에 들어있는 모든 걸 변기에 게워낸다. 어느새 씻고 나온 이치마츠가 말없이 등을 두드려준다. 쿨럭, 켁. 누런 위액까지 게워내고 나야 조금 나아진다. 토도마츠는 변기 물을 내리고 세면대로 가 입을 헹궜다.
고개를 드니 거울에 이치마츠가 보인다. 토도마츠는 한참 거울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렸다. 이치마츠는 말없이 토도마츠를 바라보다 까딱 손짓했다. 토도마츠는 조심히 이치마츠에게 다가갔다. 이치마츠의 손이 위로 올라온다. 토도마츠는 눈을 꽉 감았다. 다정한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어온다.
"카라마츠한테 가봐."
툭. 이치마츠는 그 말을 끝으로 방으로 돌아갔다. 토도마츠는 눈을 뜨고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다락으로 향했다. 오소마츠가 기다렸다는 듯 사다리를 잡아준다. 천천히 위로 올라간다.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린다. 다락방 안엔 아직 피냄새가 가득했다.
"카라마츠 형?"
조심스럽게 그 이름을 부른다. 짐승의 목울림이 들려 올 거라 생각했다. 들려온 건 쿵 하고 부딪히는 소리와 덜덜 떨리는 목소리였다. 토도마츠는 입을 다물었다. 이어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토도마츠는 눈을 꽉 감았다.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를 숙였다. 양 팔로 자신의 몸을 끌어안고, 현실을 마주하려 애썼다.
"토도마츠."
자신이 연 것은 불행만 담긴 상자였음이 분명했다.
토도마츠는 많은 말이 하고싶었다. 말없이 잠자리에 들려는 두 형들을 향해 미쳤냐느니 제정신이냐느니 욕을 한껏 내뱉어주고 싶었다. 그러지 못한 것은 돌아올 대답이 무서워서였다. 두 형이 스스로의 입으로 '맞아, 우린 미쳤어.'라고 말할까 두려웠다. 토도마츠는 자리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는다. 눈을 감으면 아까 본것이 떠오른다. 아까 들은 소리가 귀를 두드린다. 토도마츠는 몸을 돌렸다. 옆자리는 비어있다. 비어있는 자리 건너에 이치마츠가 보인다. 토도마츠는 빈 자리를 쓸어내렸다. 차갑다.
토도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왔다. 손전등을 가져왔다. 사다리를 받치고, 다락의 문을 열었다. 위로 올라가 적당히 자리잡고 앉아 손전등을 켜 카라마츠를 비췄다. 자고 있던 건지 반응이 늦다. 카라마츠의 얼굴이 두 눈 가득 들어온다.
두 달.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그 시간동안 카라마츠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카라마츠는 어떤 생각으로 이곳에서 지냈을까. 설마 죽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겠지. 그건 싫다. 항상 타박했지만 토도마츠는 카라마츠가 자신의 형이란 게 좋았다. 입는 옷도 엉망이고, 바보에다가 가진 건 쥐뿔도 없지만 누구보다 상냥한 형이니까.
토도마츠는 눈물이 흐르는 걸 막을 수 없었다. 한 손으로 열심히 눈물을 닦아도 계속 흘러내렸다. 당황한 카라마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토도마츠? 울지마. 착하지, 왜 우는 거야? 어떤 허세도 담겨있지 않은 순수하게 걱정하는 목소리. 토도마츠는 눈을 꽉 감고 눈물을 삼켰다.
"카라마츠 형."
그래, 왜그래? 토도마츠. 토도마츠는 눈을 뜨고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자리에서 일어난 토도마츠는 천천히 카라마츠에게 다가갔다. 놀란 눈으로 토도마츠를 바라보던 카라마츠는 뒤로 물러났다. 얼마가지 않아 사슬이 걸려 멈췄다. 토도마츠는 바로 앞까지 와 있었다.
"미안해."
미안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미안해. 토도마츠는 카라마츠를 끌어안았다. 카라마츠는 멍해지려는 정신을 간신히 잡고서 토도마츠의 등을 토닥였다. 사과 할 필요 없어, 토도마츠. 토도마츠는 아랫입술을 잘근 씹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물러난다. 카라마츠는 토도마츠를 가만 바라본다. 토도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다락을 내려갔다. 문은 다시 단단히 닫혔다. 카라마츠는 멍하니 있다가 두 손을 들었다. 제가 끔찍했다.
"으윽."
카라마츠는 울컥 솟구치는 눈물을 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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