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
[카라이치] 그 남자들의 사정
누군가라네
2015. 11. 28. 09:08
※개인적 캐해석
※유혈 주의
어두운 방 안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언제나처럼 피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그럼 카라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불을 킨다. 오늘도 방 가운데에서 손목을 칼로 긁고있는 제 동생을 바라본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에게 다가가 손목을 잡았다. 이치마츠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본다. 입꼬리가 올라간다.
"하지 말라고 몇 번 말했지?"
"수 백 번도 더."
낮은 목소리로 물으니 밝게 대답 해 온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내리는 벌은 뭐가 좋을까.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바라보다 달력을 가져와 펼쳤다. 빨갛게 동그라미 되어있는 날짜에 엑스표를 치고, 일주일 뒤인 날짜에 동그라미를 친다. 이치마츠의 표정이 굳는다.
"말했지. 형 말 좀 들어."
잘 들으면 네가 원하는 대로 뭐든 해주겠다니까.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손을 잡았다. 피로 가득한 손을 잡는 건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이미 몇 십 번 잡아온 손이다. 그래. 그러니까 괜찮아.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끌어안았다. 이치마츠의 옷에 피가 묻는다. 이치마츠도 카라마츠를 끌어안는다. 카라마츠의 옷이 검붉게 물든다. 한동안 그렇게 서로 안고 있었다.
"사랑하는 내 동생. 널 죽이는 건 나야."
그러니까 죽으려 하지마. 몇 번이고 방해 할 거니까. 널 죽이는 건 나야. 내가 죽일거야.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다정한 어투, 살벌한 내용. 이치마츠는 익숙하다는 듯 눈을 감았다.
"그렇다면 빨리 죽여줘, 쓰레기."
이치마츠가 카라마츠를 밀친다. 순순히 밀린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가만 바라봤다. 얼굴에는 짜증과 기쁨과 우울과 행복이 가득했다. 사랑스러운 얼굴.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턱을 잡아 올리고 가볍게 입을 맞췄다 뗐다.
"그럼 자살시도를 하지않으면 돼."
네가 한 번 할 때마다 죽이는 날짜를 일주일 씩 미루기로 약속 했잖아? 카라마츠가 웃는다. 행복한 얼굴.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다 카라마츠를 끌어안았다. 사랑스러운 내 동생.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맞안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치마츠가 길게 숨을 내쉬더니 눈을 감는다. 그의 이마에 쪽 입을 맞췄다 뗀다.
"이치마츠."
나는 네가 자해 할 때마다 기뻐. 너와 함께 살 수 있는 날이 일주일 더 늘어난 거잖아?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져서 고칠 수 없는 너와 나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 유일한 길. 가시밭길이겠지. 불 속이나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나에게 이 길은 꽃길이고, 햇빛이 가득한 행복한 길이야.
이치마츠는 어느 순간부터 카라마츠를 때리는 걸 관뒀다. 그동안 얌전히 받아주던 카라마츠는 불안해졌다. 이치마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손목에 상처를 만들어왔다. 그 상처는 나을 때가 되면 다시 생겼다. 나았나싶으면 더 깊게 생겨있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뒤를 밟았다.
어두운 골목. 희미하게 들어오는 햇빛. 반짝이는 칼. 난도질 당하는 손목. 카라마츠는 저것이 무엇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에게 다가가 손목을 잡아 비틀고 그에게 말했다.
"죽고싶다면 내가 죽여줄게."
요 근래 집 주변은 연쇄살인마 얘기로 떠들석했다. 그 방식이 다양해 서로 다른 사건인 줄 알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되어 연쇄 살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든 피해자의 손목이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카라마츠는 집에 늦게 들어오는 일이 가끔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모든 형제들은 신경쓰지 않았다. 쵸로마츠만 가끔씩 너무 늦게 들어오다 살인마한테 당한다고만 할 뿐이었다. 카라마츠는 그 경고를 허세로 가볍게 넘겼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작은 방을 구하고, 그곳에서 같이 살기로 한 것이다. 형제들은 말리지 않았다. 어렴풋하게나마 그들은 짐작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무서웠다. 다음엔 자신들이 죽을까봐.
쾌락을 위해 사람을 죽인다. 카라마츠는 집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범죄를 택했다. 처음엔 가볍게 폭력배들과 주먹다짐을 했다. 그러다 폭력배 한 명의 머리를 쇠파이프로 내리쳐 죽여버렸다. 그 때 느꼈던 쾌감. 깨진 거울에 비친 어떤 것의 모습. 그 뒤부터 카라마츠는 살인을 저질렀다.
망가져버렸어. 모든 게 망가져버렸어. 이제 고칠 수 없어. 이치마츠도. 나도. 남은 길은 죽거나 죽임당하거나. 그러니까 이치마츠는 내가 죽일 거야. 그리고 나도 죽을 거야. 그런데.
"역시 사랑하는 형제를 죽이는 건 힘들지."
그것도 같은 얼굴. 거기다 자신과 가장 닮은 형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어쩌면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 가장 큰 이유는 이치마츠일지도 모른다. 이치마츠는 언제나 그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그것은 단순히 신체적인 것을 넘어 정신의 붕괴를 불러왔다.
모든 것은 이어진다. 카라마츠가 살인마가 된것도, 이치마츠가 자해에 중독된 것도. 모두 하나의 원인으로 시작된 거다. 정신의 붕괴. 그 붕괴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사랑.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상대를 사랑하고 있음을 안 순간 모든 것이 무너졌다.
"사랑해, 이치마츠."
그러니까 너를 내 손으로 죽일거야.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손목을 치료해주며 말했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가만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그래. 나를 죽여줘. 나를 죽여줘, 카라마츠 형.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에 죽고싶어."
망가져버린 관계.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잘못된 방향을 가르키는 나침반. 맞잡은 손. 맞댄 입술. 따듯하게 느껴지는 체온. 사랑하는 사람. 행복하고 싶어. 그럴 수 없어. 이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디로 향해 가는가.
※유혈 주의
어두운 방 안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언제나처럼 피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그럼 카라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불을 킨다. 오늘도 방 가운데에서 손목을 칼로 긁고있는 제 동생을 바라본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에게 다가가 손목을 잡았다. 이치마츠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본다. 입꼬리가 올라간다.
"하지 말라고 몇 번 말했지?"
"수 백 번도 더."
낮은 목소리로 물으니 밝게 대답 해 온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내리는 벌은 뭐가 좋을까.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바라보다 달력을 가져와 펼쳤다. 빨갛게 동그라미 되어있는 날짜에 엑스표를 치고, 일주일 뒤인 날짜에 동그라미를 친다. 이치마츠의 표정이 굳는다.
"말했지. 형 말 좀 들어."
잘 들으면 네가 원하는 대로 뭐든 해주겠다니까.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손을 잡았다. 피로 가득한 손을 잡는 건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이미 몇 십 번 잡아온 손이다. 그래. 그러니까 괜찮아.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끌어안았다. 이치마츠의 옷에 피가 묻는다. 이치마츠도 카라마츠를 끌어안는다. 카라마츠의 옷이 검붉게 물든다. 한동안 그렇게 서로 안고 있었다.
"사랑하는 내 동생. 널 죽이는 건 나야."
그러니까 죽으려 하지마. 몇 번이고 방해 할 거니까. 널 죽이는 건 나야. 내가 죽일거야.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다정한 어투, 살벌한 내용. 이치마츠는 익숙하다는 듯 눈을 감았다.
"그렇다면 빨리 죽여줘, 쓰레기."
이치마츠가 카라마츠를 밀친다. 순순히 밀린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가만 바라봤다. 얼굴에는 짜증과 기쁨과 우울과 행복이 가득했다. 사랑스러운 얼굴.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턱을 잡아 올리고 가볍게 입을 맞췄다 뗐다.
"그럼 자살시도를 하지않으면 돼."
네가 한 번 할 때마다 죽이는 날짜를 일주일 씩 미루기로 약속 했잖아? 카라마츠가 웃는다. 행복한 얼굴.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다 카라마츠를 끌어안았다. 사랑스러운 내 동생.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맞안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치마츠가 길게 숨을 내쉬더니 눈을 감는다. 그의 이마에 쪽 입을 맞췄다 뗀다.
"이치마츠."
나는 네가 자해 할 때마다 기뻐. 너와 함께 살 수 있는 날이 일주일 더 늘어난 거잖아?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져서 고칠 수 없는 너와 나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 유일한 길. 가시밭길이겠지. 불 속이나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나에게 이 길은 꽃길이고, 햇빛이 가득한 행복한 길이야.
이치마츠는 어느 순간부터 카라마츠를 때리는 걸 관뒀다. 그동안 얌전히 받아주던 카라마츠는 불안해졌다. 이치마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손목에 상처를 만들어왔다. 그 상처는 나을 때가 되면 다시 생겼다. 나았나싶으면 더 깊게 생겨있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뒤를 밟았다.
어두운 골목. 희미하게 들어오는 햇빛. 반짝이는 칼. 난도질 당하는 손목. 카라마츠는 저것이 무엇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에게 다가가 손목을 잡아 비틀고 그에게 말했다.
"죽고싶다면 내가 죽여줄게."
요 근래 집 주변은 연쇄살인마 얘기로 떠들석했다. 그 방식이 다양해 서로 다른 사건인 줄 알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되어 연쇄 살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든 피해자의 손목이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카라마츠는 집에 늦게 들어오는 일이 가끔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모든 형제들은 신경쓰지 않았다. 쵸로마츠만 가끔씩 너무 늦게 들어오다 살인마한테 당한다고만 할 뿐이었다. 카라마츠는 그 경고를 허세로 가볍게 넘겼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작은 방을 구하고, 그곳에서 같이 살기로 한 것이다. 형제들은 말리지 않았다. 어렴풋하게나마 그들은 짐작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무서웠다. 다음엔 자신들이 죽을까봐.
쾌락을 위해 사람을 죽인다. 카라마츠는 집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범죄를 택했다. 처음엔 가볍게 폭력배들과 주먹다짐을 했다. 그러다 폭력배 한 명의 머리를 쇠파이프로 내리쳐 죽여버렸다. 그 때 느꼈던 쾌감. 깨진 거울에 비친 어떤 것의 모습. 그 뒤부터 카라마츠는 살인을 저질렀다.
망가져버렸어. 모든 게 망가져버렸어. 이제 고칠 수 없어. 이치마츠도. 나도. 남은 길은 죽거나 죽임당하거나. 그러니까 이치마츠는 내가 죽일 거야. 그리고 나도 죽을 거야. 그런데.
"역시 사랑하는 형제를 죽이는 건 힘들지."
그것도 같은 얼굴. 거기다 자신과 가장 닮은 형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어쩌면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 가장 큰 이유는 이치마츠일지도 모른다. 이치마츠는 언제나 그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그것은 단순히 신체적인 것을 넘어 정신의 붕괴를 불러왔다.
모든 것은 이어진다. 카라마츠가 살인마가 된것도, 이치마츠가 자해에 중독된 것도. 모두 하나의 원인으로 시작된 거다. 정신의 붕괴. 그 붕괴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사랑.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상대를 사랑하고 있음을 안 순간 모든 것이 무너졌다.
"사랑해, 이치마츠."
그러니까 너를 내 손으로 죽일거야.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손목을 치료해주며 말했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가만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그래. 나를 죽여줘. 나를 죽여줘, 카라마츠 형.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에 죽고싶어."
망가져버린 관계.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잘못된 방향을 가르키는 나침반. 맞잡은 손. 맞댄 입술. 따듯하게 느껴지는 체온. 사랑하는 사람. 행복하고 싶어. 그럴 수 없어. 이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디로 향해 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