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
[이치/카라/쥬시] 계기
누군가라네
2015. 11. 1. 22:49
※과거 날조
※주관적 캐해석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언제나 그렇듯 모두 같은 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반은 모두 떨어졌다. 교사와 학생들의 혼란을 줄이고, 만일의 사태에 생길 수 있는 사건사고들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더군다나 마츠노가 여섯 쌍둥이라면 사건사고를 몰고다니기로 유명한 이들이었으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각자 다른 반이 된 것을 알았을 때, 처음엔 당황했다. 어떤 때에도 떨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떨어져버렸다. 당황해하는 그들을 진정시킨 것은 삼남 쵸로마츠였다.
"이참에 서로에게서 자립해 보는 기회를 가지자!"
떨어져있다 해도 겨우 반만 다른 거 뿐이잖아? 그러니까 괜찮을 거야! 쵸로마츠의 말에 다른 다섯 명은 금방 기대로 가득찼다. 그리고 각자의 목표를 하나 둘 꺼내기 시작했다. 반의 스타가 되겠다, 여자 친구를 사귀어보겠다 등등. 여러가지가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처음으로 혼자 길을 걸었다.
처음엔 모두 잘 적응하는 듯 보였다. 오소마츠는 쾌활함 덕에 같은 반 남자애들과 무리없이 어울렸다. 카라마츠는 약간 허세끼가 있긴 했지만 교우관계에 문제는 없어보였다. 쵸로마츠는 어른스러우면서도 그 나이또래라는 느낌에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렸다. 이치마츠도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쥬시마츠도 존재감이 좀 흐릿하긴 했지만 괜찮아보였다. 토도마츠는 말 할 것도 없다.
이상한 점이 눈에띄기 시작한 것은, 새학기가 시작된지 한 달쯤 지나서였다. 처음엔 카라마츠가 자주 다쳐서 돌아왔다. 듣기로는 놀다가 넘어지고, 딴 생각하다가 부딪치고 했다는데. 하지만 아무리봐도 넘어지거나 부딪쳐서 생긴 상처는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다섯은 묵인했다. 카라마츠가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것이니까.
두 번째로는 이치마츠였다. 평상시에 성실함으로 숙제도 빼먹지 않고 하던 이치마츠가 수업 시간에 숙제를 안 해왔다고 복도에서 서 있고, 교복이 더러워져서 돌아오는 일도 생겼다. 이치마츠에게 있을 리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묻지 않았다. 이치마츠는 언제나처럼 행동했으니까.
마지막으로는 쥬시마츠였다. 쥬시마츠는 야구부에 들어 늦게 귀가하는 일이 잦았다. 그리고 그런 날엔 꼭 상처를 하나씩 달고 들어왔다. 처음엔 공이나 배트에 실수로 부딪쳤다고 생각했지만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래도 그들은 물을 수 없었다. 쥬시마츠는 항상 웃고 있었으니까.
소문이 나지 않았다. 누가 누구를 괴롭힌다는 둥 누가 따돌림을 당한다는 둥의 소문이 전혀 돌지 않았다. 그래서 그 누구도 먼저 나서지 못했다. 셋이 그 상처를 부인하기때문에, 제대로 말해주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몇 달이 흘렀다.
일 학년 말. 사건이 터졌다.
"네가 뭔데?"
카라마츠의 멱살이 이치마츠에게 잡혀 높게 들어올려졌다. 카라마츠는 버둥거리며 이치마츠에게서 빠져나오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이치마츠가, 언제나 성실하고 착했던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에게 화를 내며 멱살을 잡다니. 이치마츠의 행동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퍽 하는 소리가 났다. 카라마츠는 비틀거리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치마츠는 그런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리고 얼굴을 마주했다.
"동정하지마! 네놈도 똑같은 주제에 누가 누굴 동정하는 거야? 기분 더러워!"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말에 크게 상처를 입은 듯 한두방울씩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한참이나 화를 내며 욕을 내뱉던 이치마츠는 겨우 진정이 됐는지 카라마츠의 멱살을 놓아주고 뒤돌아 방을 나갔다.
"괜찮아?"
"응."
오소마츠가 물었다. 카라마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소마츠는 무언가가 잘못 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건 쵸로마츠도, 토도마츠도 마찬가지였다. 확실히 그것을 자각하게 된 것은 그날 늦은 시각에 돌아온 쥬시마츠를 마주하고 나서였다.
쥬시마츠의 상태는 진흙탕을 열 번도 넘게 구르고, 누군가에게 구타를 당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쥬시마츠는 웃고있었다. 자신은 괜찮다고 웃고있었다.
이대로는 안돼.
오소마츠가 말했다.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도 고개를 끄덕였다. 카라마츠도, 이치마츠도, 쥬시마츠도 이대로 그냥 두었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생겼다. 이 이상 큰일이 생기게 두어선 안된다.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해야해?
"머리 아파."
오소마츠가 머리를 손으로 감싸며 끙끙 앓았다. 이런 일,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선생님께 말해야하나? 가해자를 찾아서 줘패야하나? 아니면 어떻게 해야하지? 신고해야하나? 증거가 필요한가? 어떻게? 어떻게 해야해?
셋은, 결국 해답을 찾지 못했다.
카라마츠는 허세만 더 늘었고, 이치마츠는 성격이 완전히 변해버렸다. 쥬시마츠는 웃는 법 외에 표정을 짓는 방법은 잊어버린 것 같았다.
셋은 그냥 다른 셋에게 맞춰가기로 했다. 평소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아주 친한 형제로, 서로에게 아무렇지 않게 독설도 날리며. 그렇게, 그렇게 그 일을 덮어버렸다.
※주관적 캐해석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언제나 그렇듯 모두 같은 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반은 모두 떨어졌다. 교사와 학생들의 혼란을 줄이고, 만일의 사태에 생길 수 있는 사건사고들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더군다나 마츠노가 여섯 쌍둥이라면 사건사고를 몰고다니기로 유명한 이들이었으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각자 다른 반이 된 것을 알았을 때, 처음엔 당황했다. 어떤 때에도 떨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떨어져버렸다. 당황해하는 그들을 진정시킨 것은 삼남 쵸로마츠였다.
"이참에 서로에게서 자립해 보는 기회를 가지자!"
떨어져있다 해도 겨우 반만 다른 거 뿐이잖아? 그러니까 괜찮을 거야! 쵸로마츠의 말에 다른 다섯 명은 금방 기대로 가득찼다. 그리고 각자의 목표를 하나 둘 꺼내기 시작했다. 반의 스타가 되겠다, 여자 친구를 사귀어보겠다 등등. 여러가지가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처음으로 혼자 길을 걸었다.
처음엔 모두 잘 적응하는 듯 보였다. 오소마츠는 쾌활함 덕에 같은 반 남자애들과 무리없이 어울렸다. 카라마츠는 약간 허세끼가 있긴 했지만 교우관계에 문제는 없어보였다. 쵸로마츠는 어른스러우면서도 그 나이또래라는 느낌에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렸다. 이치마츠도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쥬시마츠도 존재감이 좀 흐릿하긴 했지만 괜찮아보였다. 토도마츠는 말 할 것도 없다.
이상한 점이 눈에띄기 시작한 것은, 새학기가 시작된지 한 달쯤 지나서였다. 처음엔 카라마츠가 자주 다쳐서 돌아왔다. 듣기로는 놀다가 넘어지고, 딴 생각하다가 부딪치고 했다는데. 하지만 아무리봐도 넘어지거나 부딪쳐서 생긴 상처는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다섯은 묵인했다. 카라마츠가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것이니까.
두 번째로는 이치마츠였다. 평상시에 성실함으로 숙제도 빼먹지 않고 하던 이치마츠가 수업 시간에 숙제를 안 해왔다고 복도에서 서 있고, 교복이 더러워져서 돌아오는 일도 생겼다. 이치마츠에게 있을 리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묻지 않았다. 이치마츠는 언제나처럼 행동했으니까.
마지막으로는 쥬시마츠였다. 쥬시마츠는 야구부에 들어 늦게 귀가하는 일이 잦았다. 그리고 그런 날엔 꼭 상처를 하나씩 달고 들어왔다. 처음엔 공이나 배트에 실수로 부딪쳤다고 생각했지만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래도 그들은 물을 수 없었다. 쥬시마츠는 항상 웃고 있었으니까.
소문이 나지 않았다. 누가 누구를 괴롭힌다는 둥 누가 따돌림을 당한다는 둥의 소문이 전혀 돌지 않았다. 그래서 그 누구도 먼저 나서지 못했다. 셋이 그 상처를 부인하기때문에, 제대로 말해주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몇 달이 흘렀다.
일 학년 말. 사건이 터졌다.
"네가 뭔데?"
카라마츠의 멱살이 이치마츠에게 잡혀 높게 들어올려졌다. 카라마츠는 버둥거리며 이치마츠에게서 빠져나오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이치마츠가, 언제나 성실하고 착했던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에게 화를 내며 멱살을 잡다니. 이치마츠의 행동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퍽 하는 소리가 났다. 카라마츠는 비틀거리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치마츠는 그런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리고 얼굴을 마주했다.
"동정하지마! 네놈도 똑같은 주제에 누가 누굴 동정하는 거야? 기분 더러워!"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말에 크게 상처를 입은 듯 한두방울씩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한참이나 화를 내며 욕을 내뱉던 이치마츠는 겨우 진정이 됐는지 카라마츠의 멱살을 놓아주고 뒤돌아 방을 나갔다.
"괜찮아?"
"응."
오소마츠가 물었다. 카라마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소마츠는 무언가가 잘못 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건 쵸로마츠도, 토도마츠도 마찬가지였다. 확실히 그것을 자각하게 된 것은 그날 늦은 시각에 돌아온 쥬시마츠를 마주하고 나서였다.
쥬시마츠의 상태는 진흙탕을 열 번도 넘게 구르고, 누군가에게 구타를 당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쥬시마츠는 웃고있었다. 자신은 괜찮다고 웃고있었다.
이대로는 안돼.
오소마츠가 말했다.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도 고개를 끄덕였다. 카라마츠도, 이치마츠도, 쥬시마츠도 이대로 그냥 두었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생겼다. 이 이상 큰일이 생기게 두어선 안된다.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해야해?
"머리 아파."
오소마츠가 머리를 손으로 감싸며 끙끙 앓았다. 이런 일,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선생님께 말해야하나? 가해자를 찾아서 줘패야하나? 아니면 어떻게 해야하지? 신고해야하나? 증거가 필요한가? 어떻게? 어떻게 해야해?
셋은, 결국 해답을 찾지 못했다.
카라마츠는 허세만 더 늘었고, 이치마츠는 성격이 완전히 변해버렸다. 쥬시마츠는 웃는 법 외에 표정을 짓는 방법은 잊어버린 것 같았다.
셋은 그냥 다른 셋에게 맞춰가기로 했다. 평소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아주 친한 형제로, 서로에게 아무렇지 않게 독설도 날리며. 그렇게, 그렇게 그 일을 덮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