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
[이치카라] 클리셰
누군가라네
2015. 11. 23. 13:09
※개인적 캐해석
※소재 주의?
이치마츠는 눈치가 빠르다. 형제들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채는 것도 이치마츠고, 그 변화로 인해 오는 피해에서 가장 빨리 도망치는 것도 이치마츠였다. 토도마츠도 눈치가 빠르지만 이치마츠는 그와 다르게 눈치를 채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귀찮았으니까. 이치마츠는 말하지 않는 관찰자였다.
그런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의 변화를 눈치채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건, 두 가지 중 하나겠지. 하나는 자신이 카라마츠에게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 애초에 평소 눈에가시라 생각하고 있으니 관심이 안 갈 수밖에 없다. 다른 하나는 생각하면 짜증이 솟구친다. 카라마츠가 자신을 바라보며 비웃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다른 하나는 카라마츠가 의도적으로 변화를 숨겼다는 거다.
카라마츠는 누구보다 형제들을 생각한다. 쵸로마츠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조금 더 순수한 그런 애정. 그렇기에 카라마츠는 상처를 입어도 말하지 않는 편이었다. 본인은 남자가 이 정도 상처로-라는 식으로 꾸며내고 있지만 형제들이 걱정할까 신경쓰인 거겠지. 그래도 상처를 일부러 숨기거나 하진 않았다. 누가 물어보면 이러이러해서 다쳤다고 제대로(?) 대답 해 주었다. 그런데.
"카라마츠."
이치마츠는 속이 꼬이는 걸 느꼈다. 카라마츠가 저를 가지고 논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아 끌었다. 어? 어? 놀란 카라마츠는 제지 할 틈도 없이 끌려나갔다.
이치마츠가 카라마츠를 놓아준 건, 집 근처 골목으로 들어오고 나서였다. 카라마츠는 아픔에 눈물을 찔끔이며 옷을 바로했다. 이치마츠는 그런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꽈악 주먹을 쥐었다.
"이치마츠, 도대체 이게 무!"
퍽!
카라마츠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때린 손을 가볍게 흔들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마음 같아서는 발로도 차주고 싶었지만 일단 얘기를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나한테 할 말, 없어?"
이치마츠가 카라마츠를 내려다본다. 카라마츠는 영문을 알 수 없단 얼굴로 이치마츠를 올려다본다. 아. 그래. 이놈은 둔하지. 쯧, 이치마츠는 혀를 차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치마츠는 천천히 입을 열어 얼마 전 자신이 본 것과 그간 카라마츠의 행동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그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카라마츠의 얼굴은 굳어져갔다. 당황한 표정은 아니었다. 그저, 들켰다고 말하는 그런. 이치마츠는 속이 부글 끓기 시작했다.
이치마츠의 긴 얘기가 끝나자 카라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옷을 가볍게 털어내고 이치마츠를 바라본다. 평상시의 바보같은 얼굴은 없다. 다정한 눈빛도 없다. 그저 아무감정 없이 무표정으로 이치마츠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네가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건 미안하다."
사과해야 할 부분은 그게 아닌데. 이치마츠는 눈을 가늘게뜨고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는 그런 이치마츠를 바라보다가 눈을 굴려 시선을 피했다. 이치마츠는 빠득 이를 갈았다.
"근데 그게 네가 나에게 주먹을 휘두를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뭐?
이치마츠는 턱에서 힘이 빠졌다. 손발이 차가워진다. 이치마츠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아니, 그 전에 저 말이 무슨 뜻인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왜?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그 어떠한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것은 칼이되어 이치마츠의 목을 찔렀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 어떤 소리도 낼 수 없다.
카라마츠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뜨곤 평소처럼 웃는다. 눈에는 다시 애정이 담겼다. 형제에게 향하는, 정말 사랑스럽고 지켜주고싶다 말하는 그 눈빛. 이치마츠는 그 눈빛을 마주하자 다리에 힘이 빠졌다.
"괜찮아?"
다리에 힘이 빠진 저를 부축해주는 카라마츠에 이치마츠는 속이 울렁거리는 걸 느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업었다. 이치마츠는 그 행동에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하."
헛웃음이 나왔다. 이치마츠는 떨리는 입꼬리를 감출 수 없었다. 이게 무슨 삼류 드라마같은 상황인지. 이건 흔히 있는 클리셰잖아? 이치마츠는 얼굴에서 웃음을 거두고 빠득 이를 갈았다.
카라마츠가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집에 있어도 핸드폰을 잡고 무언가를 하는 일이 많아졌다.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치마츠만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보았을 뿐이다.
그러다 카라마츠가 다른 사람과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사람은 꽤 친한듯 스킨쉽도 아무렇지 않게 해왔다. 카라마츠는 그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아했다. 이치마츠는 그 모습을 보며 빠득 이를 갈았다.
며칠 전엔 빨간 자국을 남겨왔다. 평소 카라마츠가 입는 옷으로는 보이기 힘든 위치였다. 이치마츠처럼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지 않는다면 아무도 보지못할. 일부러 이곳에 남긴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이치마츠는 화가 나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씨발."
착각했다. 착각하고 있었다. 삼류 드라마에 나오는 여자들처럼. 흔하디 흔한 클리셰의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악역은 카라마츠. 나쁜 남자는 카라마츠. 개같은 놈은 카라마츠. 이치마츠는 두 주먹으로 벽을 내리쳤다.
"으아아아아!"
비명을 질렀다. 속에서 끓는 모든 감정들을 내뱉으려했다. 내뱉어지지 않았다. 이치마츠는 숨을 몰아쉬며 빠득 이를 갈았다. 죽일거야. 죽일거야. 이치마츠는 감정없는 카라마츠의 눈을 떠올렸다.
"못해."
죽일 수 없어.
이치마츠는 눈물을 삼켰다.
※소재 주의?
이치마츠는 눈치가 빠르다. 형제들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채는 것도 이치마츠고, 그 변화로 인해 오는 피해에서 가장 빨리 도망치는 것도 이치마츠였다. 토도마츠도 눈치가 빠르지만 이치마츠는 그와 다르게 눈치를 채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귀찮았으니까. 이치마츠는 말하지 않는 관찰자였다.
그런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의 변화를 눈치채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건, 두 가지 중 하나겠지. 하나는 자신이 카라마츠에게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 애초에 평소 눈에가시라 생각하고 있으니 관심이 안 갈 수밖에 없다. 다른 하나는 생각하면 짜증이 솟구친다. 카라마츠가 자신을 바라보며 비웃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다른 하나는 카라마츠가 의도적으로 변화를 숨겼다는 거다.
카라마츠는 누구보다 형제들을 생각한다. 쵸로마츠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조금 더 순수한 그런 애정. 그렇기에 카라마츠는 상처를 입어도 말하지 않는 편이었다. 본인은 남자가 이 정도 상처로-라는 식으로 꾸며내고 있지만 형제들이 걱정할까 신경쓰인 거겠지. 그래도 상처를 일부러 숨기거나 하진 않았다. 누가 물어보면 이러이러해서 다쳤다고 제대로(?) 대답 해 주었다. 그런데.
"카라마츠."
이치마츠는 속이 꼬이는 걸 느꼈다. 카라마츠가 저를 가지고 논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아 끌었다. 어? 어? 놀란 카라마츠는 제지 할 틈도 없이 끌려나갔다.
이치마츠가 카라마츠를 놓아준 건, 집 근처 골목으로 들어오고 나서였다. 카라마츠는 아픔에 눈물을 찔끔이며 옷을 바로했다. 이치마츠는 그런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꽈악 주먹을 쥐었다.
"이치마츠, 도대체 이게 무!"
퍽!
카라마츠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때린 손을 가볍게 흔들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마음 같아서는 발로도 차주고 싶었지만 일단 얘기를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나한테 할 말, 없어?"
이치마츠가 카라마츠를 내려다본다. 카라마츠는 영문을 알 수 없단 얼굴로 이치마츠를 올려다본다. 아. 그래. 이놈은 둔하지. 쯧, 이치마츠는 혀를 차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치마츠는 천천히 입을 열어 얼마 전 자신이 본 것과 그간 카라마츠의 행동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그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카라마츠의 얼굴은 굳어져갔다. 당황한 표정은 아니었다. 그저, 들켰다고 말하는 그런. 이치마츠는 속이 부글 끓기 시작했다.
이치마츠의 긴 얘기가 끝나자 카라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옷을 가볍게 털어내고 이치마츠를 바라본다. 평상시의 바보같은 얼굴은 없다. 다정한 눈빛도 없다. 그저 아무감정 없이 무표정으로 이치마츠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네가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건 미안하다."
사과해야 할 부분은 그게 아닌데. 이치마츠는 눈을 가늘게뜨고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는 그런 이치마츠를 바라보다가 눈을 굴려 시선을 피했다. 이치마츠는 빠득 이를 갈았다.
"근데 그게 네가 나에게 주먹을 휘두를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뭐?
이치마츠는 턱에서 힘이 빠졌다. 손발이 차가워진다. 이치마츠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아니, 그 전에 저 말이 무슨 뜻인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왜?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그 어떠한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것은 칼이되어 이치마츠의 목을 찔렀다.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 어떤 소리도 낼 수 없다.
카라마츠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뜨곤 평소처럼 웃는다. 눈에는 다시 애정이 담겼다. 형제에게 향하는, 정말 사랑스럽고 지켜주고싶다 말하는 그 눈빛. 이치마츠는 그 눈빛을 마주하자 다리에 힘이 빠졌다.
"괜찮아?"
다리에 힘이 빠진 저를 부축해주는 카라마츠에 이치마츠는 속이 울렁거리는 걸 느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업었다. 이치마츠는 그 행동에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하."
헛웃음이 나왔다. 이치마츠는 떨리는 입꼬리를 감출 수 없었다. 이게 무슨 삼류 드라마같은 상황인지. 이건 흔히 있는 클리셰잖아? 이치마츠는 얼굴에서 웃음을 거두고 빠득 이를 갈았다.
카라마츠가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집에 있어도 핸드폰을 잡고 무언가를 하는 일이 많아졌다.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치마츠만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보았을 뿐이다.
그러다 카라마츠가 다른 사람과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사람은 꽤 친한듯 스킨쉽도 아무렇지 않게 해왔다. 카라마츠는 그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아했다. 이치마츠는 그 모습을 보며 빠득 이를 갈았다.
며칠 전엔 빨간 자국을 남겨왔다. 평소 카라마츠가 입는 옷으로는 보이기 힘든 위치였다. 이치마츠처럼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지 않는다면 아무도 보지못할. 일부러 이곳에 남긴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이치마츠는 화가 나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씨발."
착각했다. 착각하고 있었다. 삼류 드라마에 나오는 여자들처럼. 흔하디 흔한 클리셰의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악역은 카라마츠. 나쁜 남자는 카라마츠. 개같은 놈은 카라마츠. 이치마츠는 두 주먹으로 벽을 내리쳤다.
"으아아아아!"
비명을 질렀다. 속에서 끓는 모든 감정들을 내뱉으려했다. 내뱉어지지 않았다. 이치마츠는 숨을 몰아쉬며 빠득 이를 갈았다. 죽일거야. 죽일거야. 이치마츠는 감정없는 카라마츠의 눈을 떠올렸다.
"못해."
죽일 수 없어.
이치마츠는 눈물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