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

[쥬시/카라] 용호상박

누군가라네 2016. 2. 17. 22:29
※개인적 캐해석
※프로하(@Minari_00)님의 근육마츠 센티넬버스( http://frozenhearts.postype.com/post/93388/)에서 이어집니다? 설정을 빌려왔습니다? 내용이 좀 다릅니다.



 하늘은 검고, 주변은 모래만 수북하다. 건물들은 무너져서 제 형체를 잃은지 오래고, 그 사이에 무사히 서 있는 사람은 몇 존재하지 않았다. 그 사람들마저 겁에질려 거의 다 도망쳤으니 이제 이 주변에 남아있는 사람이라곤 저와 제 동생 둘 뿐이었다. 카라마츠는 핸드폰을 꺼내 급히 쵸로마츠를 부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쥬시마츠."

 노랗게 빛나는 눈빛이 이리도 소름돋았던 적이 있던가. 카라마츠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 모래 먼지가 가득해 숨을 쉬기 힘들었다. 능력탓에 생긴 먼지. 저한테 무척이나 불리한 환경이었음이 분명했지만 하지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주먹을 쥐었다.
 나는 가이드가 아니기에 널 진정시켜 줄 수 없어.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쓸어올린다.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가늘게 뜬다. 까득 이를 갈며 어깨에 힘을 준다. 저 멀리 쵸로마츠가 급하게 뛰어와 토도마츠를 업고 돌아가는 게 보인다. 이제 우리를 막을 건 없다. 카라마츠는 주먹을 쥐었다.

 "네 기분이 풀릴 때까지 상대해주마."

 시야에서 쥬시마츠가 사라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그러나 카라마츠는 그 흔적을 쉽게 쫓을 수 있었다. 쥬시마츠의 손목에는 그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기 위한 장치가 달려있었고, 그 장치는 전기로 움직이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팔을 들어 쥬시마츠의 무릎을 막았다. 망설임은 없었다. 처음부터 머리를 노리고 들어왔다. 살의. 좋지 않아.
 카라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쥬시마츠를 노려봤다. 쥬시마츠는 흠칫 크게 몸을 떨더니 급히 뒤로 물러났다. 카라마츠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길게 내쉬고서 자세를 잡았다. 쥬시마츠의 속도를 자신이 따라가는 건 무리다. 움직임을 멈추게 만드는 게 가장 좋겠지만, 쥬시마츠의 능력을 생각하면 그것도 힘들다. 상성이 나빠. 카라마츠는 아파오는 머리에 쯧 혀를 찼다. 머리 쓰는 일은 이치마츠나 쵸로마츠에게 맡기는 게 최고인데.
 쥬시마츠가 다시 움직였다. 카라마츠는 전기를 쫓았다. 제 위치에서 여섯시 방향, 아래쪽. 카라마츠는 가볍게 위로 튀어올라 허공에 손을 저었다. 파란 전기가 손에 모여 가느다란 창 모양을 만든다. 어깨를 최대한 뒤로 빼 창을 높게 들어올렸다가 땅을 향해 빠르게 던졌다.
 모래가 튄다. 탄 냄새가 난다. 카라마츠는 땅을 잠깐 디뎠다가 뒤로 크게 세 걸음 물러났다. 쥬시마츠에게 창은 효과가 없었던 모양이다. 쥬시마츠는 타버린 제 모래벽을 바라보다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는 한 손을 들어 허공에 반원을 그렸다. 쥬시마츠는 땅을 박차고 튀어나갔다.
 직선으로 뛰어오진 않는군. 카라마츠는 눈으로 쥬시마츠를 쫓으며 손을 까딱였다. 푸른 빛을 띄는 번개가 쥬시마츠의 주변으로 하나씩 내리꽂아졌다. 쥬시마츠는 번개를 피하며 카라마츠에게 접근했다. 카라마츠는 쥬시마츠가 제 앞으로 다가왔을 때, 두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쥬시마츠의 발이 카라마츠의 팔을 찼다.

 "칫."

 또 읽힌건가. 쥬시마츠가 눈살을 찌푸린다. 카라마츠는 쥬시마츠의 발목을 잡았다. 쥬시마츠는 급히 다리를 빼내려했지만 이미 몸은 저 멀리 던져져 있었다. 바닥에 떨어지기 전 몸을 돌려 간신히 부딪치지 않고 착지한다. 그와 동시에 모래들을 쌓아올려 몸을 가렸다. 모래가 주변으로 튀어 부딪치는 소리가 난다.
 마음만 먹으면 피할 수 있다. 아니, 피하지 않아도 피해진다. 카라마츠는 저를 공격 할 수 없다. 능력으로 인해 생긴 인공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번개는 번개다. 온도는 감히 상상 할 수 없을 만큼 높다. 거기다 불이 아닌 전기. 몸을 타고 흐르며 속까지 다 태워버리겠지. 쥬시마츠는 쯧 혀를 찼다. 이런 상황에서도 카라마츠는 형이었다.
 쥬시마츠는 점점 몸이 가라앉는 걸 느꼈다. 한계가 왔다. 카라마츠는 제가 움직이길 기다리고 있다. 쥬시마츠는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도 없다. 건물도 모두 무너졌고, 일부는 모래로 변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쥬시마츠는 숨을 몰아쉬며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는 쥬시마츠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쥬시마츠는 도망칠 생각도, 공격 할 생각도 하지 않고 카라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쥬시마츠의 눈이 색을 잃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카라마츠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고 양 팔을 벌렸다. 올라갔던 머리카락이 엉망으로 흐트러져 내려온다.

 "쥬시마츠."

 쥬시마츠가 천천히 다가오며 팔을 벌린다. 카라마츠는 쥬시마츠에게 다가가며 끌어안았다. 쥬시마츠는 그대로 몸을 늘어뜨렸다. 고르게 숨을 쉬는 게 느껴진다. 카라마츠는 쥬시마츠의 등을 두드리다 안아들었다. 팔다리가 후들거리며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 같았지만 억지로 버텼다.
 처벌, 받겠지. 카라마츠는 퉷, 피섞인 침을 뱉고는 저 멀리 오소마츠가 서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아. 차라리 모두, 일반인이었으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