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

[오소마츠] 헤에, 쳤어요

누군가라네 2015. 11. 8. 02:10
※개인적 캐해석
※폭력 주의 ...인가?


여섯 쌍둥이는 몇 년이나 보아온 사람이라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아있었다. 물론 그중엔 구분 못하면 바보냐 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다른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다 비슷하게 생겼다. 이게 무슨 뜻이냐하면 머리와 옷을 바꾸면 결국 누가 누구인지 구분 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다.
오소마츠는 이 점을 잘 이용 할 줄 알았다. 그는 마츠노 가 여섯 쌍둥이 중 첫째, 장남으로 사건을 일으키는 주동자임과 동시에 동생들을 사랑하는 형이었다. 그런 그는 가끔 동생의 옷을 훔쳐입고 밖으로 나가는데, 그런 날엔 어김없이 손등이 다 까져서 들어왔다.

"어디가? 카라, 아. 오소마츠형이네."

토도마츠는 밖으로 나가려는 오소마츠를 바라보며 물었다. 오소마츠는 평소 카라마츠가 즐겨입는 가죽 점퍼를 입고 썬글라스를 끼고서 미간을 모으고 있었다. 오소마츠는 토도마츠를 바라보며 웃다가 카라마츠처럼 자세를 취하며 후- 하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쩜 저렇게 닮았을까? 토도마츠는 궁금증을 해소 할 마음이 사라져버렸다.

"잘 다녀와."

"그래."

오소마츠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고 밖으로 나갔다. 가벼운 발걸음을 이리저리 옮기며 오소마츠는 마치 카라마츠라도 된냥 사람들의 시선을 즐겼다. 그 시선들이 썩 고운 시선은 아니었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카라마츠는 도대체 어떻게 이 시선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지 모르겠다.

"여어-, 카라마츠."

오호. 드디어 물고기가 걸려들었다. 얼굴에 떠억 하니 나 양아치요 하고 써붙인 놈들이 껄렁거리며 다가온다. 오소마츠는 히죽 웃으면서 고개를 들어 놈들을 바라보았다. 놈들은 구분 못한다. 애초에 카라마츠에게 쌍둥이가 있다는 것도 모를 것이다. 음, 마츠노 가 쌍둥이의 이름을 더 널리 알려야하나? 오소마츠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이거 좀 하러가고싶은데 돈이 없어서 말이야-."

놈들이 손짓으로 무얼 하고싶은지 설명한다. 이건 필히 돈을 내놔라 라는 거겠지. 오소마츠는 선글라스를 살짝 내려 놈들을 올려다보았다. 놈들은 그 시선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눈살을 찌푸리며 오소마츠의 멱살을 잡아 들어 끌고갔다. 카라마츠였다면 겁에 질려 벌벌 떨었으려나. 아니, 허세를 부렸을 거야. 오소마츠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아예 밖엔 발도 못 붙이게 해줄까? 엉?"

껄렁껄렁하게 말하는 놈들을 앞에두고 오소마츠는 어제 카라마츠의 몸에 있던 상처 갯수를 속으로 셈해보며 고민에 빠졌다. 그 상처 만큼 똑같이 상처를 내줄까? 아니면 한 번에 그 모든 상처를 치루도록 해줄까? 아직은 감옥에 가고싶진 않으니 전자로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내 말 듣고있냐? 엉?"

놈이 멱살을 잡으려 손을 뻗는다. 오소마츠는 그 손목을 잡으며 몸을 뒤로 돌려 등으로 놈의 배를 누르며 앞으로 숙여 바닥에 패대기쳤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놈은 물론이고 다른 놈들도 어안이벙벙해서 몇 초간 시간이 정지했다.

"후우-."

오소마츠는 이 순간에도 카라마츠인 척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바닥에 패대기 쳐진 놈의 배를 밟고 손가락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 이걸 꺾을까 말까 고민하던 오소마츠는 손톱이 부러진 카라마츠를 떠올렸다.
우둑.

"끄아아악!"

시끄럽네. 오소마츠는 싱글싱글 웃으며 놈의 옆구리를 강하게 차버렸다. 놈은 눈이 돌아가 기절 해 버렸다. 다른 놈들은 한 놈이 기절한 이 시점에서야 정신을 차린듯 때로 덤벼들기 시작했다.

"후-, 고독한 사나이는 적이 많은 법이지."

오소마츠는 자신의 연기력에 감탄했다. 이렇게 완벽하게 카라마츠를 흉내 낼 수 있다니! 어쩌면 연극부는 카라마츠가 아니라 자신이 들어가야 했던 걸지도 모른다. 이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오소마츠는 자신에게 내리쳐지는 야구배트를 가볍게 피하고 발로 놈의 머리를 차올렸다. 코를 정통으로 맞은 놈은 코피를 내뿜으며 뒤로 물러났다.
이어서 다른놈이 각목을 휘두른다. 오소마츠는 몸을 아래로 숙여 피하고, 몸을 돌리며 다리를 뻗어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놈의 손에 들린 각목을 뺏어 정강이를 한 번 내리쳐주고 각목은 버린다.
각목을 버리는 그 짧은 시간이 빈틈이라 생각한 것인지 둘이 한꺼번에 덤벼온다. 오소마츠는 선글라스를 아래로 내리며 둘을 번갈아 흘끔이다가 씨익 웃고는 몸을 아래로 숙여 왼쪽 놈의 배에 강하게 주먹 한 방을 먹여주고, 쓰러지는 놈의 머리를 잡아 오른쪽 놈에게 밀쳐버린다. 서로 엉커셔 뒹구는 꼴이 볼만했다.

"너, 너. 카라, 마츠, 아니지?"

이제야 눈치 챈 것인지 바닥을 나뒹굴던 놈 중 하나가 묻는다. 오소마츠는 그런 놈을 내려다보다가 이를 보이며 씨익 웃었다.

"아니, 난 카라마츠야."

오소마츠는 포즈를 취했다.

"정적과 고독을 사랑하는 남자, 카라마츠 걸-즈의 사랑을 받는 남자. 마츠노 카라마츠다."

나름 목소리도 낮게 깔아 카라마츠 흉내를 낸다. 흘끔 아래를 내려다본 오소마츠는 한 발짝씩 놈에게 다가갔다. 놈은 손으로 바닥을 짚는다. 일어나려는 모양이지만 오소마츠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놈의 손을 짓밟고서 주먹으로 뺨을 강하게 쳤다.

"한 번 더 날 건드렸다간, 이정도로 끝나지 않을 거야."

오소마츠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한 번 더 포즈를 취해주곤 느릿하게 뒤돌아 걸어갔다. 한 번 더 건드리면 그땐 범죄건 뭐건 죽을 때까지 패주리라. 오소마츠는 그리 다짐하며 가벼운 발걸음을 재촉했다.

누구든 내 사랑하는 동생들을 건드리면 아주 뭐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