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

[오소카라이치] 그 남자

누군가라네 2015. 11. 6. 09:01
※개인적 캐해석
※수위 주의


그 남자, 오소마츠는 기회를 잘 활용 할 줄 아는 남자다.

오늘은 쵸로마츠, 토도마츠가 밖에서 자고온다. 쵸로마츠는 어딘가로 떠난다 그랬고-아마 아이돌을 따라 간 거겠지-, 토도마츠는 모처럼 친구들이랑 밤새 놀고 오겠다고 했다. 자리가 두곳 비었다. 그런데 쥬시마츠도 오늘은 야구를 보며 밤을 샐 거라며 잠자리에서 빠졌다. 자리는 세 곳이나 비었다.
이치마츠는 언제나처럼 가장 왼쪽 끝자리에 몸을 뉘였다. 그 옆에 누우려던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에게 이끌려 오랜만에 가운데 자리로 옮겨졌다. 오랜만에 이렇게 자네, 오소마츠가 웃으며 말한다. 카라마츠는 불안한듯 기쁜듯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치마츠는 그 둘을 그닥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널널하게 잘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신경을 썼어야했는데. 아니면 쥬시마츠와 같이 야구를 보다 거실에서 잠들었어야 했는데.

"잠, 까안-!"

그때 깬 것은 우연이었다. 소근거리는 듯한 소리가 귀에 거슬려 눈을 뜨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꿈틀거리는 두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이치마츠는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에게 장난을 치는 거겠거니 하며 다시 자기 위해 눈을 감았다. 장난이 장난이 아니라고 깨달은 것은 몇 분 지나서였다.

"오소, 마츠 형-. 이치마츠, 있으니까. 읏."

신음소리가 섞여있다. 이치마츠는 잠이 싹 가심을 느끼며 눈을 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두 형체를 제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카라마츠가 당하고 있었다. 이불에 가려서 정확하게 무얼 하는 것인진 알 수 없었지만 둘이 딱 달라붙어 기분나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괜찮아. 잠들어 있어."

"그, 래도-. 아."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렸다. 할 거면 둘이 나가서 하든가 왜 여기서 이 지랄인 건지 모르겠다. 이치마츠는 고민에 빠졌다. 일어나서 나가면 분명 카라마츠는 당황 할 거고, 심하면 울겠지. 오소마츠는 신경쓰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카라마츠가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손장난만 치는 거 같은데 자신이 나가면 어떻게 될지 눈에 선했다. 그건 짜증난다.
이치마츠는 일단 계속 자는 척을 하기로 했다. 가끔 헛기침을 하거나 잠꼬대하듯 중얼거리며 카라마츠와 오소마츠에게 눈치를 주었다. 하지만 그 움직임에 반응하는 것은 카라마츠 뿐이었다. 오소마츠는 신경쓰지도 않았다.

"제발, 형. 그만-!"

카라마츠의 목소리가 조금 커졌다. 어지간히 신경쓰이나보다. 이치마츠는 눈을 가늘게 뜨고 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아.

그 남자, 오소마츠는 눈치가 빠르다.

그는 이미 내가 깨어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치마츠와 눈이 마주치자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카라마츠의 몸을 돌려 입을 맞췄다. 눈은 여전히 이치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언제나 바보같고, 언제나 생각없이 사는 그는 기회를 잡을 줄 알았다.
그는 짐승의 그것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자신의 영역을 넘보지 말라 경고하는 중이었다. 이치마츠는 빠득 이를 갈며 눈살을 찌푸리다 뒤돌아 누웠다.

"나갈까?"

오소마츠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치마츠더러 들으라 일부러 크게 낸 목소리였다. 카라마츠는 목소리가 너무 크다 핀잔을 주면서 오소마츠와 같이 방을 나갔다. 방에 혼자남자 이치마츠는 몸을 일으켜 문을 노려보았다. 속이 끓는다. 온 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다.

"좆같아."

이치마츠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카라마츠."

드문 일이었다. 이치마츠가 먼저 말을 걸자 카라마츠는 또 자기가 무얼 잘못했나 몸을 움츠렸다. 아니, 꼭 그 이유만은 아니겠지. 이치마츠는 무표정하게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흘끔 뒤에 앉아있는 오소마츠를 바라봤다. 오소마츠는 이쪽을 바라보며 어제 밤에 보인 것과 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손을 뻗어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아당겼다. 목 아래쪽에 언뜻 붉은 자국이 보였다. 이건 필히 이치마츠더러 보라 만든 자국이었다. 멱살이 잡힌 이유도 모르는 카라마츠는 벌벌 떨며 눈물을 찔끔거리고 있었다. 바보같아.

"아무것도 아니야."

카라마츠의 멱살을 놓아주고 뒤돌다 다시 고개를 돌려 오소마츠를 바라봤다. 그는 만족한 것인지 텔레비젼을 바라보고 있었다. 쯧, 혀를 찬 이치마츠는 밖으로 나갔다.

그 남자, 오소마츠는 모든 것을 꿰뚫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