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

[이치카라] 담요

누군가라네 2016. 1. 3. 22:47
※개인적 캐해석
※카라른 전력 60분, 주제 담요
※단문


고양이. 이치마츠가 거실에 들어오자마자 한 생각이었다. 거실의 한 구석에 있는 건 분명 고양이. 아니, 고양이인가? 이치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손을 들어 눈을 비볐다. 손을 내려서 가만 살펴보니 여전히 고양이다. 고양이가 왜 저기에 있지? 아니, 중요한 건 고양이가 왜 여깄느냐가 아니다. 왜 저렇게 크지? 이치마츠는 소리내지 않게 조심하며 커다란 고양이에게 다가갔다.
톡톡. 귀를 건드려본다. 반응이 없다. 어라? 두 손을 뻗어 양 귀를 잡는다. 여전히 반응이 없다. 확 하고 귀를 잡아당겼다. 펄럭하고 천이 흔들린다. 아. 이치마츠는 그제서야 제가 본것이 고양이 귀가 달린 모자가 붙은 담요였음을 깨달았다.

"이런 건 어디서 구해오는 거야?"

이치마츠는 쯧 혀를 차고는 담요를 이리저리 살펴봤다. 안쪽은 아무 무늬 없었고, 바깥쪽은 짙은 갈색 줄무늬가 있는 노란 고양이다. 디테일하게 꼬리까지 달려있는데다가 크기도 꽤 커서 얼핏보면 정말 큰 고양이라고 생각 될 정도다. 성인도 감싸겠군.
이치마츠는 담요를 한 팔에 걸치고, 구석에 웅크리고 잠든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이건 카라마츠가 저를 보여주기 위해 사온 것 같다. 아마 자신을 놀래키기 위해 담요를 뒤집어쓰고서 기다리다가 그대로 잠들어 버린 거겠지. 멍청하긴.
쯧, 혀를 찬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옆에 앉아 같이 담요를 덮었다. 카라마츠의 고개가 바깥쪽으로 기우는 걸 잡아 제 어깨에 기대게 만들었다. 자세가 불편한지 몸을 뒤척이다가 추욱 늘어진다. 흘끔 그 모습을 바라보다 손을 들어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디서 구해 오는 거야, 이런 건?"

담요에 달린 꼬리를 주물거린다. 제법 잘 만든 꼬리다. 조금 딱딱한 것만 제외하면 가짜 털이 꽤 진짜랑 비슷하다. 진짜에 비하면 별로긴 하지만. 문득 손을 들어 카라마츠의 머리카락을 만진다. 가짜 꼬리보다 이쪽이 훨씬 더 부드럽다. 머리에 코를 묻고 향기를 맡아본다. 달달한 향기가 난다. 토도마츠가 졸라서 산 그 샴푸인가. 그러고보니 다같이 쓰는 건 다 썼지.
이치마츠는 벌어지는 입을 간신히 다물었다.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달한 향때문이라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 머리에서 코를 떼고 얼굴을 바라봤다. 곤히 잠들어있다. 속눈썹이 제법 길다. 눈썹은 평소와 달리 풀어져서 팔자다. 손을 들어 미간을 꾹꾹 눌러본다.

"으음."

카라마츠가 몸을 뒤척인다. 담요가 떨어진다. 담요를 들어 다시 덮고는 이번엔 뺨을 쓰다듬었다. 예전엔 손 한 가득 볼살이 잡혔던 것도 같은데. 요즘은 그런 게 전혀 없다. 아쉽네. 속으로 생각하며 손을 내렸다.
담요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허리를 끌어안았다. 다른 손으론 늘어진 손을 잡아 들어올렸다. 손등에 쪽 입을 맞췄다 떼곤 다시 내려놓는다. 뺨에도 쪽 입을 맞췄다 뗀다. 언제 일어나려나. 슬슬 따듯한 걸 넘어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쿠소마츠."

가볍게 흔들어본다. 일어나지 않는다. 고민하던 이치마츠는 담요로 카라마츠를 싸고 안아들었다. 그렇다면 이대로 방으로 올라가버리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안고 그대로 이층으로 올라갔다.
소파에 카라마츠를 눕히고, 바닥에 푹신한 이불을 깐다. 그 사이에 카라마츠가 깬건지 멍한 눈으로 이치마츠를 바라본다. 이치마츠는 그런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꼬옥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카라마츠는 잠이 덜 깬 건지 별 반응없이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이치마츠는 웃으며 카라마츠를 싼 담요를 벗겨 구석에 던져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