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

[카라마츠] 의미

누군가라네 2015. 12. 29. 23:17
※개인적 캐해석
※우울주의보
※단문


집 앞에 놓인 드럼통에서 무언가가 타고 있었다는 걸 처음 발견한 건 쥬시마츠였다. 언제나처럼 아침 일찍 야구를 하러 집을 나선 쥬시마츠는 본 적이 없는 드럼통을 발견했다. 안을 들여다보니 이제 거의 다 타버린 재만 있을 뿐이었다. 쥬시마츠는 발을 돌려 집으로 들어갔다.
앞에 이상한 드럼통이 있어! 쥬시마츠는 그렇게 소리쳤다. 형제들은 그게 무슨 소리냐며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왔다. 다섯 명이 드럼통을 둘러싼다. 안에는 재만 남아있는 것 같았다.
누가 남의 집 앞에서 이런 불장난을 한 거야? 치비탄가? 외상 갚으라고 그러는 거 아냐? 아아, 정말. 다들 한 마디씩 하며 고개를 저었다. 쵸로마츠는 안으로 들어가 집게를 가지고 나왔다. 쥬시마츠는 쵸로마츠에게서 집게를 건네받고, 재를 뒤적였다.

"어?"

눈이 커졌다. 똑같은 표정을 짓는다. 쥬시마츠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집어들었다. 이건 분명. 아니, 잠깐. 형제들은 드럼통을 뒤집어 엎었다. 설마, 아닐거야. 아닐거야. 드럼통 안에서 재가 쏟아져내린다. 그와 함께 이런저런 물건들도 떨어져 나온다.
아. 다행이다. 가장 처음 든 생각이었다. 예상이 빗나갔음에 기뻐했다. 근데 그럼 누가? 그 다음에 든 생각이었다. 바닥에 쏟아진 것들은 모두 카라마츠의 물건들이었다. 그제야 형제들은 카라마츠가 없음을 눈치챘다.

"카라마츠는 어딨어?"

"몰라. 어제 들어왔었나?"

"안 들어왔어."

"에, 들어온 줄 알았는데."

"카라마츠 형아 며칠 전부터 없었는데!"

에? 형제들은 쥬시마츠를 바라봤다. 그걸 왜 이제서야 말해? 쥬시마츠는 고개를 갸웃했다. 다들 알고있는 줄 알았어. 아니, 전혀 몰랐어. 정말? 어. 몰랐어. 당연히 집에 있는 줄 알았는데. 형제들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재가 잔뜩 묻은 카라마츠의 물건들이 바닥을 나뒹군다. 그 중에는 카라마츠가 소중히하던 오자키와 관련된 물건들도 있었다. 쥬시마츠가 재로 범벅이 된 타다만 반짝이 바지를 들어올렸다.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형제들은 마을 여기저기를 뒤졌다. 토토코에게, 치비타에게, 이야미에게, 데카판에게, 다용에게 카라마츠의 행방을 물었다. 그들 중에 카라마츠가 어디갔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새끼들아! 너네가 항상 무시하니까 결국 집 나가버린 거잖아! 멍청한 자식들!"

치비타의 질타가 다섯 명의 귀를 때렸다. 어라? 우리 무시 했었어? 오소마츠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다. 치비타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제대로 무시했지. 아니, 우린 그런 적. 어? 오소마츠는 한 손을 들어 머리를 짚었다. 고개를 돌려 동생들을 바라본다. 다 똑같는 표정. 치비타는 다섯 명을 혐오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쓰레기 새끼들."

다섯 명은 집으로 돌아왔다. 집앞엔 여전히 카라마츠의 물건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이치마츠는 그 중에 다같이 맞춘 후드의 조각을 들어올렸다. 재가 묻어 거의 까맸지만 초록색과 파란색을 어느정도 알아 볼 수 있었다.
다섯은 자신들의 후드를 바라봤다. 깔끔하다. 먼지 하나 묻지 않았다. 카라마츠의 옷 조각을 바라봤다. 재로 인해 까맣다. 몇 번 번갈아 바라보다 이치마츠는 옷 조각을 내려놓았다.

"카라마츠. 안 돌아 오겠지."

"아마."

"옷을 태워버렸어."

"다같이 맞춘 옷인데."

"이제, 못 봐?"

쥬시마츠의 말을 끝으로 그들은 입을 다물었다. 이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들은 뒤늦게서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