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
[카라마츠] 칼에 찔리다
누군가라네
2015. 12. 15. 09:55
※개인적 캐해석
※트위터 해시태그 '알티 수 만큼 칼로 찌르기'입니다.
※카라마츠가 칼에 찔립니다. 35회정도
하늘과 땅을 구분 할 수 없어. 위가 아래고, 아래가 위고. 오른쪽이 왼쪽이고, 왼쪽이 오른쪽이고. 평형감각이 흐트러져, 내가 지금 서 있는 건가 아니면 쓰러져있는 건가. 카라마츠는 어지러운 머릿속을 겨우 정돈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온통 파란 공간이다. 여길봐도 저길봐도 파란색. 어쩌면 하늘이나 바다에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면 색이 다른 부분이 있어야한다. 이곳엔 그런게 없다. 온통 파란색. 자신의 색.
카라마츠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걸어나간다고 할 수 있나? 모르겠어. 그렇게 하나, 둘, 셋. 푸욱. 오른쪽 발등에 칼이 날아와 박혔다. 어라? 카라마츠는 칼을 내려다보았다.
"으아아악!"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칼이 완전히 발을 관통해버렸어. 발을 움직일 수가 없다. 발에서 흘러나온 피가 파란 바닥에 흐른다. 피가 더 강렬하게 눈에 들어온다. 눈이 아플 정도다.
카라마츠는 덜덜 떨다가 허리를 숙였다. 칼을 뽑을 생각이었다. 약은 없지만 지혈은 어떻게든 될 거라 생각했다. 칼 손잡이를 손에 잡는 순간 푹, 칼 하나가 허벅지 뒤쪽을 찔렀다.
"흐윽."
카라마츠는 애써 눈물을 참았다. 누군가가 바라보는 것도 아닌데 울고싶지 않았다. 카라마츠는 손을 들어 허벅지에 박힌 칼을 잡았다. 어디선가 또 칼이 날아와 이번엔 팔 위쪽에 박혔다.
카라마츠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왜 칼이 자신을 찌르는지, 왜 눈물을 참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다만 아플 뿐이다. 아프고, 아프고, 아파서 괴로울 뿐이다. 그 아픔에서 해방되고자 칼을 뽑고 치료를 하려니 또 칼이와서 박히고. 아아. 카라마츠는 머릿속이 흐트러지고 있음을 눈치챘다.
"-."
카라마츠는 칼에서 손을 떼고 고개를 들었다.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린다. 여긴 나밖에 없는데. 목소리는 점차 뚜렷하게 다가온다. 카라마츠는 누군가가 보고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눈물을 닦아냈다. 남 앞에서 울면 안돼.
"쓰레기."
또렷하게 들렸다. 그 순간 칼이 날아와 종아리에 박혔다. 카라마츠는 입을 크게 벌렸지만 비명을 지를 수 없었다. 누군가 그랬지. 정말 아프면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다고. 지금 내가 그 상태야. 카라마츠는 꽈악 주먹을 쥐었다.
가까이 다가온 목소리는 계속해서 욕을 내뱉었다. 병신. 개같은 놈. 쿠소마츠. 목소리가 욕을 할 때마다 칼이 날아와 몸을 찔렀다. 하나, 둘, 셋. 지금 몇 개 째야? 일곱개째야. 아, 그렇구나. 카라마츠는 주저앉고 싶었다. 발과 허벅지, 종아리에 박힌 칼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목소리는 점차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카라마츠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저건 모두 자신이 여태까지 들어온 말들이다. 자신이 애써 무시하고, 착각하고, 묻어버린 그 욕들이다. 그것이 칼이되어 몸에 박힌다.
"쿠소마츠."
"죽어."
"왜 태어났냐."
아아. 카라마츠는 두 손을 들었다. 얼굴을 가릴 생각이었다. 그러지 못했다. 양 손에 하나씩, 그리고 배 가운데에 하나. 이걸로 열 개째. 카라마츠는 입꼬리를 올렸다. 아직, 아직도 더 남았어.
자신이 여태 들어온 욕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수다. 열 개? 열 개 가지곤 전혀 안돼. 백 개, 천 개. 아아, 어쩌면 고슴도치가 되어버릴지도. 카라마츠는 소리내서 웃기 시작했다. 작았던 웃음소리는 점차 커져 말소리마저 묻어버렸다.
하나, 둘, 셋. 세 개가 각각 허리와 멀쩡한 발과 어깨에 꽂힌다. 아직, 아직이야. 아직 부족해. 아직 부족하다고! 내가 그간 들어온 욕들이 겨우 이정도라고 생각하는 거야? 더 크게, 더 많이 욕해봐! 더 해보라고!
카라마츠는 양 팔을 들었다. 어깨와 팔에 꽂힌 칼때문에 움직이기 힘들었다. 억지로 팔을 펼친다. 고개를 든다. 자신만만하게 웃는 얼굴로 위를 바라본다. 더 해봐! 나는 버틸 자신이 있으니까!
하나, 둘, 셋, 넷. 열, 열 하나, 열 둘. 열 일곱, 열 여덟. 스물.
"하, 하하."
아파. 아파. 하지만 난 버틸거야. 카라마츠는 바들바들 떨리는 몸을 진정시켰다. 이제 남은 건 목과 심장 뿐이다. 카라마츠는 아랫입술을 잘근 씹었다. 이제, 이제 남은 건.
"차라리 죽여줘."
카라마츠는 눈을 감았다. 그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목소리가 들린 기분이었다. 착각인가. 착각이겠지. 여긴 나 혼자 뿐이잖아. 혼자 일 수밖에 없잖아. 하하. 카라마츠는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칼이 날아오는 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느낌으로 칼이 날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두근거렸던 심장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칼끝에 매달려 추욱 늘어진다. 자신을 위한 말을 내뱉던 목도 더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다.
카라마츠는 마지막으로 길게 숨을 내쉬었다.
※트위터 해시태그 '알티 수 만큼 칼로 찌르기'입니다.
※카라마츠가 칼에 찔립니다. 35회정도
하늘과 땅을 구분 할 수 없어. 위가 아래고, 아래가 위고. 오른쪽이 왼쪽이고, 왼쪽이 오른쪽이고. 평형감각이 흐트러져, 내가 지금 서 있는 건가 아니면 쓰러져있는 건가. 카라마츠는 어지러운 머릿속을 겨우 정돈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온통 파란 공간이다. 여길봐도 저길봐도 파란색. 어쩌면 하늘이나 바다에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면 색이 다른 부분이 있어야한다. 이곳엔 그런게 없다. 온통 파란색. 자신의 색.
카라마츠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걸어나간다고 할 수 있나? 모르겠어. 그렇게 하나, 둘, 셋. 푸욱. 오른쪽 발등에 칼이 날아와 박혔다. 어라? 카라마츠는 칼을 내려다보았다.
"으아아악!"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칼이 완전히 발을 관통해버렸어. 발을 움직일 수가 없다. 발에서 흘러나온 피가 파란 바닥에 흐른다. 피가 더 강렬하게 눈에 들어온다. 눈이 아플 정도다.
카라마츠는 덜덜 떨다가 허리를 숙였다. 칼을 뽑을 생각이었다. 약은 없지만 지혈은 어떻게든 될 거라 생각했다. 칼 손잡이를 손에 잡는 순간 푹, 칼 하나가 허벅지 뒤쪽을 찔렀다.
"흐윽."
카라마츠는 애써 눈물을 참았다. 누군가가 바라보는 것도 아닌데 울고싶지 않았다. 카라마츠는 손을 들어 허벅지에 박힌 칼을 잡았다. 어디선가 또 칼이 날아와 이번엔 팔 위쪽에 박혔다.
카라마츠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왜 칼이 자신을 찌르는지, 왜 눈물을 참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다만 아플 뿐이다. 아프고, 아프고, 아파서 괴로울 뿐이다. 그 아픔에서 해방되고자 칼을 뽑고 치료를 하려니 또 칼이와서 박히고. 아아. 카라마츠는 머릿속이 흐트러지고 있음을 눈치챘다.
"-."
카라마츠는 칼에서 손을 떼고 고개를 들었다.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린다. 여긴 나밖에 없는데. 목소리는 점차 뚜렷하게 다가온다. 카라마츠는 누군가가 보고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눈물을 닦아냈다. 남 앞에서 울면 안돼.
"쓰레기."
또렷하게 들렸다. 그 순간 칼이 날아와 종아리에 박혔다. 카라마츠는 입을 크게 벌렸지만 비명을 지를 수 없었다. 누군가 그랬지. 정말 아프면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다고. 지금 내가 그 상태야. 카라마츠는 꽈악 주먹을 쥐었다.
가까이 다가온 목소리는 계속해서 욕을 내뱉었다. 병신. 개같은 놈. 쿠소마츠. 목소리가 욕을 할 때마다 칼이 날아와 몸을 찔렀다. 하나, 둘, 셋. 지금 몇 개 째야? 일곱개째야. 아, 그렇구나. 카라마츠는 주저앉고 싶었다. 발과 허벅지, 종아리에 박힌 칼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목소리는 점차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카라마츠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저건 모두 자신이 여태까지 들어온 말들이다. 자신이 애써 무시하고, 착각하고, 묻어버린 그 욕들이다. 그것이 칼이되어 몸에 박힌다.
"쿠소마츠."
"죽어."
"왜 태어났냐."
아아. 카라마츠는 두 손을 들었다. 얼굴을 가릴 생각이었다. 그러지 못했다. 양 손에 하나씩, 그리고 배 가운데에 하나. 이걸로 열 개째. 카라마츠는 입꼬리를 올렸다. 아직, 아직도 더 남았어.
자신이 여태 들어온 욕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수다. 열 개? 열 개 가지곤 전혀 안돼. 백 개, 천 개. 아아, 어쩌면 고슴도치가 되어버릴지도. 카라마츠는 소리내서 웃기 시작했다. 작았던 웃음소리는 점차 커져 말소리마저 묻어버렸다.
하나, 둘, 셋. 세 개가 각각 허리와 멀쩡한 발과 어깨에 꽂힌다. 아직, 아직이야. 아직 부족해. 아직 부족하다고! 내가 그간 들어온 욕들이 겨우 이정도라고 생각하는 거야? 더 크게, 더 많이 욕해봐! 더 해보라고!
카라마츠는 양 팔을 들었다. 어깨와 팔에 꽂힌 칼때문에 움직이기 힘들었다. 억지로 팔을 펼친다. 고개를 든다. 자신만만하게 웃는 얼굴로 위를 바라본다. 더 해봐! 나는 버틸 자신이 있으니까!
하나, 둘, 셋, 넷. 열, 열 하나, 열 둘. 열 일곱, 열 여덟. 스물.
"하, 하하."
아파. 아파. 하지만 난 버틸거야. 카라마츠는 바들바들 떨리는 몸을 진정시켰다. 이제 남은 건 목과 심장 뿐이다. 카라마츠는 아랫입술을 잘근 씹었다. 이제, 이제 남은 건.
"차라리 죽여줘."
카라마츠는 눈을 감았다. 그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목소리가 들린 기분이었다. 착각인가. 착각이겠지. 여긴 나 혼자 뿐이잖아. 혼자 일 수밖에 없잖아. 하하. 카라마츠는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칼이 날아오는 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느낌으로 칼이 날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두근거렸던 심장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칼끝에 매달려 추욱 늘어진다. 자신을 위한 말을 내뱉던 목도 더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다.
카라마츠는 마지막으로 길게 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