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아귀
[카라/오소] 아귀 -2
누군가라네
2015. 12. 13. 01:00
※개인적 캐해석
※고어? 조금 혐오스러운? 묘사가 있습니다.
※[카라/오소] 아귀 에서 이어집니다.
카라마츠는 좀처럼 배가 채워지지 않았다. 혼자서 커다란 고구마 하나를 다 먹어도, 평소보다 더 많이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았다. 가을로 접어드는 때였다. 카라마츠는 자신이 가을을 타는 거라 생각했다. 가을이라 허한 마음이 허기로 나타나는 거라고.
변명이었다. 카라마츠는 점점 더 늘어나는 식욕에 불안해하고 있었다. 가을이 되고부터 이런 게 아니란 것쯤은 본인도 알고있었다. 사실 그보다 더 오래 전부터. 그래, 여름. 여름이 한창일 무렵부터 그랬어. 카라마츠는 입안에 사과를 쑤셔넣었다.
불안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갔다. 먹는 양이 늘은 건 둘째치고, 점점 더 사람에게까지 눈이 가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배나온 남자를 바라보며 양이 많다느니 마른 사람을 보며 뼈를 씹는 맛이 있겠다느니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끔찍했다. 혐오스러웠다. 사람을 그저 걸어다니는 먹을 것으로밖에 보지 못했다.
그럴 때 일수록 카라마츠는 더더욱 먹을 것을 입안에 쑤셔넣었다. 지금 먹고있는 사과처럼 입안 가득 쑤셔넣어 억지로 씹어 삼켰다. 그러면 사람이 다시 사람으로 보였다. 조금이라도 배를 채우면 정상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자신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챈 건 오소마츠였다. 오소마츠는 동생들 몰래 붕어빵을 건네주며 요즘 상태를 물어왔다. 카라마츠는 언제나처럼 허세로 넘어가려고 했다. 숨기고 참으면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숨기지마."
무리였다. 오소마츠는 이미 모든 걸 꿰뚫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꿀꺽 침을 삼키고 붕어빵을 입안에 밀어넣었다. 카라마츠는 울컥 눈물이 올라오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이건 붕어빵이 뜨거워서 나는 눈물이라 하고싶었지만 분명 그건 아니었다.
카라마츠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간 느꼈던 감정들까지 모두 털어놓았다. 오소마츠가 저를 혐오스럽게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자신은 기댈 곳이 필요했다.
"그동안 많이 무서웠겠네."
오소마츠는 그 마음을 아주 잘 알고있었다. 그는 카라마츠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카라마츠는 크게 소리내 울면서 오소마츠를 끌어안았다. 오소마츠는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카라마츠를 달랬다. 불쌍한 내 동생. 혼자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렇지만 저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먹을 것을 몰래 더 챙겨주는 것 뿐이었다. 그것이 미안했다. 미안하다고 생각했다.
어깨에 느껴지는 통증에 오소마츠는 온 힘을 다해 카라마츠를 밀었다. 뒤로 밀려난 카라마츠는 멍하니 오소마츠를 바라보다 고개를 숙였다. 오소마츠는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가까이 있으면 안돼. 본능이 소리치고 있었다.
"오소마츠."
저를 부르는 목소리가 이상하다. 분명 평소 카라마츠의 목소리인데 어딘가 긁는 소리가 섞인 느낌. 오소마츠는 입을 꾹 다물고 주먹을 쥐었다. 공기가 무거워진 기분이다. 어두운 분위기가 몸을 짓누른다. 오소마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라마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들었다. 카라마츠는 정확하게 오소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소마츠는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손가락 사이가 벌어진다. 파랗게 번뜩이는 눈동자가 오소마츠를 바라본다.
드르륵, 쾅! 오소마츠는 눈이 마주치자마자 도망쳤다. 도망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망치지 않았다면 자신이 죽었을 거다. 분명 잡아먹히고 말았을 거다. 저건 내 동생이 아니야. 괴물이야. 내 동생은 날 저런 눈으로 보지 않아. 오소마츠는 떨리는 몸을 겨우 진정시켰다. 무섭지만 어떻게든 해야했다.
"아아! 그거 내거라구, 카라마츠 형!"
아침부터 드물게 토도마츠가 목소리를 높혔다. 카라마츠는 멈칫 하며 들었던 크로켓을 내려놓았다. 토도마츠는 투덜거리면서 크로켓을 세 등분했다. 정말이지, 형은 네 개나 먹었잖아. 토도마츠는 투덜거리며 한 조각을 카라마츠의 밥 위에 올려주었다.
"정말! 먹고싶으면 나눠달라고 하라구."
카라마츠는 기쁜 얼굴을 하며 웃었다. 고마워, 토도마츠. 목소리는 가벼웠다. 토도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웃었다. 다행이다. 오소마츠는 둘의 모습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까딱 잘못하다간 피를 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소마츠는 의도적으로 카라마츠를 피하기 시작했다. 그게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카라마츠는 저와 같이 있으면 풀어진다. 풀어진 카라마츠는 스스로의 허기를 자제하지 못한다. 자신과 같이 있지 않으니 겉보기엔 괜찮아보였다. 가끔씩 자다말고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먹긴 했지만 그 외에 이상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야. 오소마츠는 언제나처럼 일상을 보냈다.
"흐윽."
카라마츠는 미칠 것 같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고기로 보이는 건 여전했다. 그럴 때마다 입안이 터지도록 먹을 것을 집어넣었다. 그러면 나아졌었다. 이젠 아냐. 이젠 아무리 먹을 걸 입에 집어넣어도 고기로 보여. 더 큰 문제는 오소마츠의 어깨를 문 이후로 형제들조차 그렇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거다. 카라마츠는 자신이 혐오스러워졌다.
카라마츠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잠결에 옆에 있는 토도마츠나 이치마츠를 물어뜯을까 두려웠다. 그렇지만 깨어있으면 허기가 더더욱 뚜렷하게 느껴졌다. 그뿐인가. 예민해진 코를 동생들의 살냄새가 자극했다. 최대한 참다가 더이상 참을 수 없게되면 카라마츠는 냉장고로 향했다.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 맨 손으로 집어먹는다. 젓가락을 써야한다는 생각은 이미 오래전에 버렸다. 배가 고픈데 깨끗하고 더러운 게 중요한가. 자신은 배만 채울 수 있으면 됐다.
입안 가득 반찬을 쑤셔넣는다. 목구멍으로 음식이 넘어간다. 하지만 배는 채워지지 않아. 카라마츠는 계속해서 입안 가득 쑤셔넣었다. 몇 번이고. 그래도 채워지지 않아. 채워지지 않아! 카라마츠는 절규했다.
"카, 라마츠, 형?"
카라마츠는 고개를 돌렸다. 토도마츠가 보인다. 토도마츠는 주춤하며 뒤로 물러났다. 카라마츠는 튀어나가려는 몸을 억지로 잡아눌렀다. 안돼. 지금은 안돼. 토도마츠야. 토도마츠는 내 동생이야. 먹으면 안돼. 먹을 수 없어. 한계가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졌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도 이젠 무리다. 어쩌면 오늘 밤, 자신은 누군가를 잡아먹을 지도 모른다고. 카라마츠는 생각했다.
※고어? 조금 혐오스러운? 묘사가 있습니다.
※[카라/오소] 아귀 에서 이어집니다.
카라마츠는 좀처럼 배가 채워지지 않았다. 혼자서 커다란 고구마 하나를 다 먹어도, 평소보다 더 많이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았다. 가을로 접어드는 때였다. 카라마츠는 자신이 가을을 타는 거라 생각했다. 가을이라 허한 마음이 허기로 나타나는 거라고.
변명이었다. 카라마츠는 점점 더 늘어나는 식욕에 불안해하고 있었다. 가을이 되고부터 이런 게 아니란 것쯤은 본인도 알고있었다. 사실 그보다 더 오래 전부터. 그래, 여름. 여름이 한창일 무렵부터 그랬어. 카라마츠는 입안에 사과를 쑤셔넣었다.
불안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갔다. 먹는 양이 늘은 건 둘째치고, 점점 더 사람에게까지 눈이 가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배나온 남자를 바라보며 양이 많다느니 마른 사람을 보며 뼈를 씹는 맛이 있겠다느니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끔찍했다. 혐오스러웠다. 사람을 그저 걸어다니는 먹을 것으로밖에 보지 못했다.
그럴 때 일수록 카라마츠는 더더욱 먹을 것을 입안에 쑤셔넣었다. 지금 먹고있는 사과처럼 입안 가득 쑤셔넣어 억지로 씹어 삼켰다. 그러면 사람이 다시 사람으로 보였다. 조금이라도 배를 채우면 정상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자신의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챈 건 오소마츠였다. 오소마츠는 동생들 몰래 붕어빵을 건네주며 요즘 상태를 물어왔다. 카라마츠는 언제나처럼 허세로 넘어가려고 했다. 숨기고 참으면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숨기지마."
무리였다. 오소마츠는 이미 모든 걸 꿰뚫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꿀꺽 침을 삼키고 붕어빵을 입안에 밀어넣었다. 카라마츠는 울컥 눈물이 올라오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이건 붕어빵이 뜨거워서 나는 눈물이라 하고싶었지만 분명 그건 아니었다.
카라마츠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간 느꼈던 감정들까지 모두 털어놓았다. 오소마츠가 저를 혐오스럽게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자신은 기댈 곳이 필요했다.
"그동안 많이 무서웠겠네."
오소마츠는 그 마음을 아주 잘 알고있었다. 그는 카라마츠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카라마츠는 크게 소리내 울면서 오소마츠를 끌어안았다. 오소마츠는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카라마츠를 달랬다. 불쌍한 내 동생. 혼자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렇지만 저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먹을 것을 몰래 더 챙겨주는 것 뿐이었다. 그것이 미안했다. 미안하다고 생각했다.
어깨에 느껴지는 통증에 오소마츠는 온 힘을 다해 카라마츠를 밀었다. 뒤로 밀려난 카라마츠는 멍하니 오소마츠를 바라보다 고개를 숙였다. 오소마츠는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가까이 있으면 안돼. 본능이 소리치고 있었다.
"오소마츠."
저를 부르는 목소리가 이상하다. 분명 평소 카라마츠의 목소리인데 어딘가 긁는 소리가 섞인 느낌. 오소마츠는 입을 꾹 다물고 주먹을 쥐었다. 공기가 무거워진 기분이다. 어두운 분위기가 몸을 짓누른다. 오소마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라마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들었다. 카라마츠는 정확하게 오소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소마츠는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손가락 사이가 벌어진다. 파랗게 번뜩이는 눈동자가 오소마츠를 바라본다.
드르륵, 쾅! 오소마츠는 눈이 마주치자마자 도망쳤다. 도망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망치지 않았다면 자신이 죽었을 거다. 분명 잡아먹히고 말았을 거다. 저건 내 동생이 아니야. 괴물이야. 내 동생은 날 저런 눈으로 보지 않아. 오소마츠는 떨리는 몸을 겨우 진정시켰다. 무섭지만 어떻게든 해야했다.
"아아! 그거 내거라구, 카라마츠 형!"
아침부터 드물게 토도마츠가 목소리를 높혔다. 카라마츠는 멈칫 하며 들었던 크로켓을 내려놓았다. 토도마츠는 투덜거리면서 크로켓을 세 등분했다. 정말이지, 형은 네 개나 먹었잖아. 토도마츠는 투덜거리며 한 조각을 카라마츠의 밥 위에 올려주었다.
"정말! 먹고싶으면 나눠달라고 하라구."
카라마츠는 기쁜 얼굴을 하며 웃었다. 고마워, 토도마츠. 목소리는 가벼웠다. 토도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웃었다. 다행이다. 오소마츠는 둘의 모습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까딱 잘못하다간 피를 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소마츠는 의도적으로 카라마츠를 피하기 시작했다. 그게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카라마츠는 저와 같이 있으면 풀어진다. 풀어진 카라마츠는 스스로의 허기를 자제하지 못한다. 자신과 같이 있지 않으니 겉보기엔 괜찮아보였다. 가끔씩 자다말고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먹긴 했지만 그 외에 이상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야. 오소마츠는 언제나처럼 일상을 보냈다.
"흐윽."
카라마츠는 미칠 것 같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고기로 보이는 건 여전했다. 그럴 때마다 입안이 터지도록 먹을 것을 집어넣었다. 그러면 나아졌었다. 이젠 아냐. 이젠 아무리 먹을 걸 입에 집어넣어도 고기로 보여. 더 큰 문제는 오소마츠의 어깨를 문 이후로 형제들조차 그렇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거다. 카라마츠는 자신이 혐오스러워졌다.
카라마츠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잠결에 옆에 있는 토도마츠나 이치마츠를 물어뜯을까 두려웠다. 그렇지만 깨어있으면 허기가 더더욱 뚜렷하게 느껴졌다. 그뿐인가. 예민해진 코를 동생들의 살냄새가 자극했다. 최대한 참다가 더이상 참을 수 없게되면 카라마츠는 냉장고로 향했다.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 맨 손으로 집어먹는다. 젓가락을 써야한다는 생각은 이미 오래전에 버렸다. 배가 고픈데 깨끗하고 더러운 게 중요한가. 자신은 배만 채울 수 있으면 됐다.
입안 가득 반찬을 쑤셔넣는다. 목구멍으로 음식이 넘어간다. 하지만 배는 채워지지 않아. 카라마츠는 계속해서 입안 가득 쑤셔넣었다. 몇 번이고. 그래도 채워지지 않아. 채워지지 않아! 카라마츠는 절규했다.
"카, 라마츠, 형?"
카라마츠는 고개를 돌렸다. 토도마츠가 보인다. 토도마츠는 주춤하며 뒤로 물러났다. 카라마츠는 튀어나가려는 몸을 억지로 잡아눌렀다. 안돼. 지금은 안돼. 토도마츠야. 토도마츠는 내 동생이야. 먹으면 안돼. 먹을 수 없어. 한계가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졌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도 이젠 무리다. 어쩌면 오늘 밤, 자신은 누군가를 잡아먹을 지도 모른다고. 카라마츠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