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
[이치카라] 나쁜놈
누군가라네
2015. 12. 10. 20:55
※개인적 캐해석
※이치마츠 시점
사랑하는 사람이 날 사랑해주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복권에 당첨 될 정도의 확률로 존재하는 그 일은, 그야말로 기적. 일생에 단 한 번 존재할까 말까 하는 그런 일. 나는 그 기적이 나에게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의 쌍둥이 둘째 형, 마츠노 카라마츠. 이 얘기를 들은 주변 사람들은 미쳤다느니 말도 안 된다느니 떠들어댔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왜냐면 그도 나를 사랑했으니까. 나에게 언제나 사랑한다고 속삭여줬으니까.
처음 그에게 고백했을 땐 얼마나 떨렸던가. 차라리 없었던 일로 하고 평소처럼 때리고, 맞고 하는 사이로 돌아갈까 생각도 했다. 그렇기에 돌아온 대답을 들었을 때, 이게 사실은 꿈이 아닐까 생각했지. 그의 표정이, 두근거리는 심장이, 그의 목소리가 꿈이 아니라는 걸 전해왔다.
기뻤다. 행복했다. 즐거웠다. 어둡게만 느껴지던 세상이 밝아졌다. 차가웠던 주위가 따듯해졌다. 굳게 닫혀있던 마음의 문이 활짝 열려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의 사랑이 내 안을 가득 채웠다.
형제끼리의 사랑이기에 떳떳 할 수는 없었다. 다른 형제들에게도 비밀로 하고, 평상시엔 평소처럼 대했다. 간신히 둘만 있는 시간이 되면 사랑을 속삭였다. 손을 잡았고, 입을 맞췄다. 서로 끌어안아 두근거리는 심장을 확인하기도 했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이치마츠."
내가 사랑한다 말하면 그도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서로에게 그렇게 속삭였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나는 행복했다. 구원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욕심이 생겼다. 그의 모든 것을 소유하고 싶었다.
그는 키스까지 허용했지만 그 이상은 허용하지 않았다. 무섭다고, 불안하다고 항상 거부해왔다. 그래서 초조했던 걸지도 모른다. 내가 그만큼 믿음직스럽지 못한 걸까 싶었다. 내 사랑이 아직 의심스러운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웠다. 카라마츠가 떠나버리는 것이.
그래서 반강제로 그를 취했다. 싫다는 그를 억지로 밑에 눕혔다. 그래. 이건 내가 잘못했지. 사실 싫다고 하면 그만 둘 생각이었다. 진심으로 무서워하고, 거부하면 그만 둘 생각이었는데. 그가 울면서 내뱉은 말이 나를 건드렸다.
"미안해. 미안해, 이치마츠. 미안해."
난 널 사랑하지 않아.
모든 일이 끝난 뒤에 그는 울었다. 눈이 발갛게 부어오를 정도로 울었다. 목은 다 쉬었고, 온 몸에 힘이빠져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나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안쓰러운 마음과 함께 배신감이 떠올랐다.
그는 울면서 나에게 말했다. 날 사랑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형제로서의 감정. 형제를 넘는 감정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단지 내가 무너질까 걱정되서 연극을 해왔댄다. 그래도 나를 속이는 게 죄책감이 들어 어떻게든 사랑해보려 했지만 역시 형제 이상으론 무리였다고. 그는 울면서 고백했다.
배신감에 몸이 떨렸다. 그보다 더욱 짜증나는 건, 내 사랑은 그 배신에도 식지 않았다는 거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 어쩌면 평생 이 마음은 가라앉지 않을 수도 있다. 나를 형제보다 더 한 의미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형제보다 더 한 의미로 평생 사랑하며 살아가는 거다. 이보다 비참 할 순 없겠지.
"나쁜놈."
카라마츠에게 욕을 퍼부었다. 평소보다 더한 욕을 퍼부었다. 카라마츠는 입을 다물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까득 이를 갈았다. 차라리 뭐라도 말하면 좋으련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코끝이 찡해진다. 주먹이 쥐어진다. 눈가가 뜨거워진다.
"이치마츠."
울지마.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온다.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누구 때문에. 어떤 쓰레기놈 때문에! 나는 눈물을 닦아내거나 참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카라마츠를 바라보며 크게 소리내서 울었다. 너도 아파해. 너도 아파하라고. 내가 울어서 아프다고 말해. 거짓말이라고, 아주 질나쁜 장난이었다고, 다신 안 그러겠다고 말하라고.
"미안하다. 이치마츠."
그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나는 한참을 아이처럼 울다 그곳을 빠져나왔다. 혼자 남겨진 카라마츠따위 내가 신경 쓸 거 없었다. 알아서 하겠지. 목이 아프다. 눈가가 따갑다. 주변에서 힐끔힐끔 쳐다보는 게 느껴진다. 기분이 더럽다.
쓰레기. 쓰레기. 더러운 쓰레기. 나는 왜 그런 쓰레기를 사랑하는 걸까. 왜 그런 쓰레기를 미워 할 수 없는 걸끼. 왜. 어째서. 나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 걸까. 왜 나의 소망은 이뤄지지 않는 걸까.
사실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다. 사랑한다 말하는 무게가 다르단 것쯤은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그렇지만 부정했다. 무시했다. 신경쓰지 않았다. 차라리 눈치챘을 때 잘라버릴 걸. 이미 깊게 뿌리내린 거대한 나무는 뽑아 낼 수가 없다.
"쿠소마츠."
넌 진짜 나쁜놈이야.
※이치마츠 시점
사랑하는 사람이 날 사랑해주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복권에 당첨 될 정도의 확률로 존재하는 그 일은, 그야말로 기적. 일생에 단 한 번 존재할까 말까 하는 그런 일. 나는 그 기적이 나에게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의 쌍둥이 둘째 형, 마츠노 카라마츠. 이 얘기를 들은 주변 사람들은 미쳤다느니 말도 안 된다느니 떠들어댔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왜냐면 그도 나를 사랑했으니까. 나에게 언제나 사랑한다고 속삭여줬으니까.
처음 그에게 고백했을 땐 얼마나 떨렸던가. 차라리 없었던 일로 하고 평소처럼 때리고, 맞고 하는 사이로 돌아갈까 생각도 했다. 그렇기에 돌아온 대답을 들었을 때, 이게 사실은 꿈이 아닐까 생각했지. 그의 표정이, 두근거리는 심장이, 그의 목소리가 꿈이 아니라는 걸 전해왔다.
기뻤다. 행복했다. 즐거웠다. 어둡게만 느껴지던 세상이 밝아졌다. 차가웠던 주위가 따듯해졌다. 굳게 닫혀있던 마음의 문이 활짝 열려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의 사랑이 내 안을 가득 채웠다.
형제끼리의 사랑이기에 떳떳 할 수는 없었다. 다른 형제들에게도 비밀로 하고, 평상시엔 평소처럼 대했다. 간신히 둘만 있는 시간이 되면 사랑을 속삭였다. 손을 잡았고, 입을 맞췄다. 서로 끌어안아 두근거리는 심장을 확인하기도 했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이치마츠."
내가 사랑한다 말하면 그도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서로에게 그렇게 속삭였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나는 행복했다. 구원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욕심이 생겼다. 그의 모든 것을 소유하고 싶었다.
그는 키스까지 허용했지만 그 이상은 허용하지 않았다. 무섭다고, 불안하다고 항상 거부해왔다. 그래서 초조했던 걸지도 모른다. 내가 그만큼 믿음직스럽지 못한 걸까 싶었다. 내 사랑이 아직 의심스러운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웠다. 카라마츠가 떠나버리는 것이.
그래서 반강제로 그를 취했다. 싫다는 그를 억지로 밑에 눕혔다. 그래. 이건 내가 잘못했지. 사실 싫다고 하면 그만 둘 생각이었다. 진심으로 무서워하고, 거부하면 그만 둘 생각이었는데. 그가 울면서 내뱉은 말이 나를 건드렸다.
"미안해. 미안해, 이치마츠. 미안해."
난 널 사랑하지 않아.
모든 일이 끝난 뒤에 그는 울었다. 눈이 발갛게 부어오를 정도로 울었다. 목은 다 쉬었고, 온 몸에 힘이빠져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나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안쓰러운 마음과 함께 배신감이 떠올랐다.
그는 울면서 나에게 말했다. 날 사랑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형제로서의 감정. 형제를 넘는 감정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단지 내가 무너질까 걱정되서 연극을 해왔댄다. 그래도 나를 속이는 게 죄책감이 들어 어떻게든 사랑해보려 했지만 역시 형제 이상으론 무리였다고. 그는 울면서 고백했다.
배신감에 몸이 떨렸다. 그보다 더욱 짜증나는 건, 내 사랑은 그 배신에도 식지 않았다는 거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 어쩌면 평생 이 마음은 가라앉지 않을 수도 있다. 나를 형제보다 더 한 의미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형제보다 더 한 의미로 평생 사랑하며 살아가는 거다. 이보다 비참 할 순 없겠지.
"나쁜놈."
카라마츠에게 욕을 퍼부었다. 평소보다 더한 욕을 퍼부었다. 카라마츠는 입을 다물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까득 이를 갈았다. 차라리 뭐라도 말하면 좋으련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코끝이 찡해진다. 주먹이 쥐어진다. 눈가가 뜨거워진다.
"이치마츠."
울지마.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온다.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누구 때문에. 어떤 쓰레기놈 때문에! 나는 눈물을 닦아내거나 참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카라마츠를 바라보며 크게 소리내서 울었다. 너도 아파해. 너도 아파하라고. 내가 울어서 아프다고 말해. 거짓말이라고, 아주 질나쁜 장난이었다고, 다신 안 그러겠다고 말하라고.
"미안하다. 이치마츠."
그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나는 한참을 아이처럼 울다 그곳을 빠져나왔다. 혼자 남겨진 카라마츠따위 내가 신경 쓸 거 없었다. 알아서 하겠지. 목이 아프다. 눈가가 따갑다. 주변에서 힐끔힐끔 쳐다보는 게 느껴진다. 기분이 더럽다.
쓰레기. 쓰레기. 더러운 쓰레기. 나는 왜 그런 쓰레기를 사랑하는 걸까. 왜 그런 쓰레기를 미워 할 수 없는 걸끼. 왜. 어째서. 나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 걸까. 왜 나의 소망은 이뤄지지 않는 걸까.
사실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다. 사랑한다 말하는 무게가 다르단 것쯤은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그렇지만 부정했다. 무시했다. 신경쓰지 않았다. 차라리 눈치챘을 때 잘라버릴 걸. 이미 깊게 뿌리내린 거대한 나무는 뽑아 낼 수가 없다.
"쿠소마츠."
넌 진짜 나쁜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