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
[카라이치] 새우
누군가라네
2015. 12. 9. 11:56
※개인적 캐해석
※부제 :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쿠소마츠!"
"이치마츠, 이새꺄!"
집안을 울리는 포효 소리에 형제들은 모두 거실로 뛰쳐나왔다. 포효 소리의 주인들은 그런 형제들은 신경쓰지도 않고 저들끼리 얘기하기에 바빴다. 아니, 저걸 얘기라고 할 수 있나?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고양이와 개의 싸움? 그 수준은 이미 넘었어.
카라마츠는 금방이라도 이치마츠를 칠 듯 주먹을 쥐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노려보며 욕을 내뱉고 있었다. 까딱 잘못하다간 주먹다짐으로 이어지겠군. 동생들은 자신들의 장남을 바라봤다.
"형이 좀 말려봐."
"하아? 무리, 무리, 무리. 난 새우등 터지기 싫어."
쵸로마츠의 재촉에 오소마츠가 고개를 젓는다. 쵸로마츠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하긴, 저런 상태에 누가 함부로 끼어들까. 쵸로마츠는 고개를 돌려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를 바라봤다. 동생을 무척 아끼는 둘이니까, 이 둘이 사이에 끼면. 아. 안돼. 다칠지도 몰라. 쵸로마츠는 결국 말리는 걸 포기했다.
"쿠소마츠! 쿠소마츠! 쿠소마츠!"
이치마츠가 연달아 내뱉는다. 카라마츠는 빠득 이를 갈며 눈썹을 모았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참고 있다. 아직이라면 말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살짝 피어올랐다. 그 희망은 1초만에 퍽 소리와 함께 산산히 조각났지만.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의 뺨을 때렸다. 카라마츠는 돌아간 고개를 천천히 이치마츠에게 돌렸다. 눈빛이 변했다. 이치마츠가 주춤 뒤로 물러났다가 이를 꽉 물며 주먹을 쥔다. 그냥 도망치지. 오소마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 뒤? 난장판. 곰과 호랑이의 싸움이었다. 카라마츠는 나름 힘조절하는 것 같았지만 원래 센 사람이 힘조절 해봤자 무의미. 거기가 이성도 거의 없었다. 쵸로마츠는 얇아질 지갑을 생각하며 좌절했다.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의 머리를 차려하니 카라마츠가 팔로 막고, 이치마츠의 뺨을 친다. 그대로 중심을 잃은 이치마츠는 바닥에 쿵 쓰러졌지만 금방 일어나 카라마츠의 옆구리를 찼다. 카라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이치마츠의 다리를 잡아 당겼다. 다시 쿵 하고 넘어진 이치마츠를 카라마츠가 내려다본다.
아. 위험.
"자, 자. 이제 그만."
결국 오소마츠가 사이에 끼어들었다. 카라마츠는 눈을 가늘게뜨고 오소마츠를 노려봤다. 이치마츠도 고개를 돌려 오소마츠를 바라봤다. 오소마츠는 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카라마츠의 팔을 풀었다. 이치마츠의 뒷꿈치가 바닥을 찍는다.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와 쥬시마츠를 바라봤다. 둘은 시선을 눈치채곤 곧바로 이치마츠를 끌고나갔다. 나가지 않으려던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와 눈이 마주치자 순순히 밖으로 나갔다. 무섭긴 했던 모양이지. 오소마츠는 웃다가 토도마츠를 바라봤다. 토도마츠는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을 하며 거실을 치웠다.
"자. 이제 이 형아와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자, 카라마츠."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데리고 거실을 나왔다. 카라마츠는 쯧 혀를 차면서도 얌전히 따라나온다. 방에 적당히 자리잡고 앉는다. 이치마츠는 집밖으로 데리고 나간건가. 잘했어, 쵸로마츠. 쥬시마츠. 속으로 칭찬하며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자, 말해봐. 이 형아야가 다 들어줄태니까."
잘하면 해결 해 줄 수도 있어. 카라마츠는 그 말에 오소마츠를 바라본다. 진지한 눈빛. 오소마츠는 괜시리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어린 아이의 호기심이 발동한 탓이다.
카라마츠의 눈에는 곧 눈물이 맺히더니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진다. 오소마츠는 몸을 굳혔다. 이게 아닌데. 카라마츠는 눈물을 소매로 꾹꾹 눌러 닦으며 입을 우물거렸다. 뭘 말하려나보지.
"이치마츠가."
드디어 입이 열렸다. 이치마츠가?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카라마츠는 그런 오소마츠를 바라보다 손을 들어 오소마츠를 밀어냈다. 어, 어? 왜이래?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손목을 잡아 내렸다.
"그러니까, 오소마츠. 이치마츠가."
그래. 이치마츠가 뭘 어쨌는데? 앞부분만 반복하는 것에 오소마츠는 초조해졌다. 어서 뒷얘기를 들려줘, 카라마츠! 남의 싸움 얘기만큼 재밌는 것도 없으니까! 사실 남은 아니지만 자신이 아니면 남인 법이다. 오소마츠는 꽈악 주먹을 쥐고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이치마츠가 나보다 고양이가 더 좋대!"
에. 오소마츠는 피슉 김이 빠지는 걸 느꼈다. 아니, 이치마츠가 카라마츠보다 고양이를 더 좋아하는 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오소마츠는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뭐야. 겨우 그 정도로?
"일상이잖아?"
오소마츠가 툭 내뱉었다. 그 말에 카라마츠는 팍 고개를 들더니 오소마츠를 노려본다. 한 대 칠 것 같은 기세라 오소마츠는 두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다행히 카라마츠는 오소마츠를 치진 않았다. 대신 엎드려서 오열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게 왜 서러운건데. 평소 있던 일이잖아. 오소마츠는 좀처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내가 왜 이러냐면!"
아. 말투가 바꼈다. 오소마츠는 이쯤되니 카라마츠가 상당히 심각하단 걸 알아차렸다. 도대체 이치마츠의 존재가 카라마츠에겐 무엇이길래 이러는 건지. 오소마츠는 머리가 하얘지는 걸 느꼈다.
"오소마츠는 몰랐겠지만."
뭘?
"이치마츠랑 나는!"
이치마츠랑 너는?
"서로 사랑하고 있단 말이야! 연인의 의미로!"
쥬시마츠가 내 머리에 야구배트를 휘둘렀나. 오소마츠는 한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짚었다. 지금 이거 커밍아웃? 이렇게 갑자기? 그것도 이런 상황에? 아니, 이런 상황이니까 하는 건가. 확실히 예전부터 둘 사이의 기류가 이상하긴 했다. 카라마츠가 더 이치마츠를 챙긴다거나 여자친구처럼 대하긴 했는데. 설마 진짜로. 오소마츠는 머리가 울리는 걸 간신히 진정시켰다.
"사귄지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
오소마츠의 상태가 그러든말든 카라마츠의 푸념은 이어졌다. 아아. 이거 계속 듣고있어야해? 남의 싸움 얘기는 재밌지만 남의 사랑 싸움 얘기는 싫었다. 싫은 걸 넘어서 짜증난다. 나는 솔로인데. 오소마츠는 츳 혀를 찼다.
한 달이 넘었는데 손잡는 것도 허락맡고 잡아야하고! 아, 그래. 싫어하니까 이해는 가. 그래도 한 달인데 그 정돈 해도 되는 거 아니야? 잡으면 마치 못볼거라도 만진듯 뿌리치는데! 그거 정말 상처라고! 너무해! 그러면서 아깐 나보고 뭐라는지 알아?
고양이가 너보다 좋다고 말했겠지. 오소마츠는 귀를 막고싶었다. 그렇지만 막으면 더 심해질 것을 알기에 얌전히 듣는다. 그저 어서 다른 누군가가 끼어들어주길 바랄 뿐이다. 이 바보 동생을 누가 끌어내줬으면 좋겠다.
"거기다가 고양이한텐 좋아한다느니 이런저런 칭찬 해주면서! 나한텐 항상! 쿠소마츠. 쓰레기. 쯧. 같은 반응이나 보이고!"
이런 상황에서도 연극부의 성질이 나오는구나. 한순간 이치마츠가 보인 제 눈을 꽈악 감았다 뜬다. 오소마츠는 슬슬 짜증이 올라오고 있었다. 사랑하고 소중한 동생이지만 저에게 이런 말해봤자 저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 무엇보다 시끄럽다. 알고싶지 않은 것까지 알아버렸다. 오소마츠는 생각을 정리 할 시간이 필요했다.
"거기다가!"
그러나 카라마츠는 그 틈을 주지 않았다. 고양이에겐 뽀뽀해주면서 자기에겐 해주지 않는다는 둥, 자기가 하려하니 극도로 혐오하는 눈으로 바라본다는 둥. 오소마츠는 슬슬 자신에게 한계가 옴을 눈치챘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이 바보 동생은 그걸 모르겠지. 모르니까 이렇게 계속 투정하는 거겠지. 오소마츠는 빠득 이를 갈았다.
"카라마츠!"
결국 오소마츠는 참지 못하고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렸다. 그 순간 방 문이 열리고, 이치마츠가 들어온다.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고개를 돌려 이치마츠를 바라봤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와 오소마츠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쿵쿵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탁.
"뭐하는 짓이야?"
너희야말로 뭐하는 짓이야? 오소마츠는 묻고싶었지만 카라마츠 탓에 묻지 못했다.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의 손에서 벗어나자마자 이치마츠를 끌어안으며 미안하다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치마츠는 아니라며 저가 잘못했다며 카라마츠를 맞안았다. 그것만 하면 말을 안하지. 이치마츠는 오소마츠를 노려보고 있었다.
오소마츠는 이치마츠의 시선에 짜증을 가득 담은 얼굴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아아아!"
둘이 나가고, 혼자남은 오소마츠는 베개에 주먹질을 했다. 이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거겠지. 오소마츠는 짜증을 좀처럼 가라앉힐 수 없었다.
※부제 :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쿠소마츠!"
"이치마츠, 이새꺄!"
집안을 울리는 포효 소리에 형제들은 모두 거실로 뛰쳐나왔다. 포효 소리의 주인들은 그런 형제들은 신경쓰지도 않고 저들끼리 얘기하기에 바빴다. 아니, 저걸 얘기라고 할 수 있나?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고양이와 개의 싸움? 그 수준은 이미 넘었어.
카라마츠는 금방이라도 이치마츠를 칠 듯 주먹을 쥐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노려보며 욕을 내뱉고 있었다. 까딱 잘못하다간 주먹다짐으로 이어지겠군. 동생들은 자신들의 장남을 바라봤다.
"형이 좀 말려봐."
"하아? 무리, 무리, 무리. 난 새우등 터지기 싫어."
쵸로마츠의 재촉에 오소마츠가 고개를 젓는다. 쵸로마츠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하긴, 저런 상태에 누가 함부로 끼어들까. 쵸로마츠는 고개를 돌려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를 바라봤다. 동생을 무척 아끼는 둘이니까, 이 둘이 사이에 끼면. 아. 안돼. 다칠지도 몰라. 쵸로마츠는 결국 말리는 걸 포기했다.
"쿠소마츠! 쿠소마츠! 쿠소마츠!"
이치마츠가 연달아 내뱉는다. 카라마츠는 빠득 이를 갈며 눈썹을 모았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참고 있다. 아직이라면 말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살짝 피어올랐다. 그 희망은 1초만에 퍽 소리와 함께 산산히 조각났지만.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의 뺨을 때렸다. 카라마츠는 돌아간 고개를 천천히 이치마츠에게 돌렸다. 눈빛이 변했다. 이치마츠가 주춤 뒤로 물러났다가 이를 꽉 물며 주먹을 쥔다. 그냥 도망치지. 오소마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 뒤? 난장판. 곰과 호랑이의 싸움이었다. 카라마츠는 나름 힘조절하는 것 같았지만 원래 센 사람이 힘조절 해봤자 무의미. 거기가 이성도 거의 없었다. 쵸로마츠는 얇아질 지갑을 생각하며 좌절했다.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의 머리를 차려하니 카라마츠가 팔로 막고, 이치마츠의 뺨을 친다. 그대로 중심을 잃은 이치마츠는 바닥에 쿵 쓰러졌지만 금방 일어나 카라마츠의 옆구리를 찼다. 카라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이치마츠의 다리를 잡아 당겼다. 다시 쿵 하고 넘어진 이치마츠를 카라마츠가 내려다본다.
아. 위험.
"자, 자. 이제 그만."
결국 오소마츠가 사이에 끼어들었다. 카라마츠는 눈을 가늘게뜨고 오소마츠를 노려봤다. 이치마츠도 고개를 돌려 오소마츠를 바라봤다. 오소마츠는 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카라마츠의 팔을 풀었다. 이치마츠의 뒷꿈치가 바닥을 찍는다.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와 쥬시마츠를 바라봤다. 둘은 시선을 눈치채곤 곧바로 이치마츠를 끌고나갔다. 나가지 않으려던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와 눈이 마주치자 순순히 밖으로 나갔다. 무섭긴 했던 모양이지. 오소마츠는 웃다가 토도마츠를 바라봤다. 토도마츠는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을 하며 거실을 치웠다.
"자. 이제 이 형아와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자, 카라마츠."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데리고 거실을 나왔다. 카라마츠는 쯧 혀를 차면서도 얌전히 따라나온다. 방에 적당히 자리잡고 앉는다. 이치마츠는 집밖으로 데리고 나간건가. 잘했어, 쵸로마츠. 쥬시마츠. 속으로 칭찬하며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자, 말해봐. 이 형아야가 다 들어줄태니까."
잘하면 해결 해 줄 수도 있어. 카라마츠는 그 말에 오소마츠를 바라본다. 진지한 눈빛. 오소마츠는 괜시리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어린 아이의 호기심이 발동한 탓이다.
카라마츠의 눈에는 곧 눈물이 맺히더니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진다. 오소마츠는 몸을 굳혔다. 이게 아닌데. 카라마츠는 눈물을 소매로 꾹꾹 눌러 닦으며 입을 우물거렸다. 뭘 말하려나보지.
"이치마츠가."
드디어 입이 열렸다. 이치마츠가?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카라마츠는 그런 오소마츠를 바라보다 손을 들어 오소마츠를 밀어냈다. 어, 어? 왜이래?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손목을 잡아 내렸다.
"그러니까, 오소마츠. 이치마츠가."
그래. 이치마츠가 뭘 어쨌는데? 앞부분만 반복하는 것에 오소마츠는 초조해졌다. 어서 뒷얘기를 들려줘, 카라마츠! 남의 싸움 얘기만큼 재밌는 것도 없으니까! 사실 남은 아니지만 자신이 아니면 남인 법이다. 오소마츠는 꽈악 주먹을 쥐고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이치마츠가 나보다 고양이가 더 좋대!"
에. 오소마츠는 피슉 김이 빠지는 걸 느꼈다. 아니, 이치마츠가 카라마츠보다 고양이를 더 좋아하는 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오소마츠는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뭐야. 겨우 그 정도로?
"일상이잖아?"
오소마츠가 툭 내뱉었다. 그 말에 카라마츠는 팍 고개를 들더니 오소마츠를 노려본다. 한 대 칠 것 같은 기세라 오소마츠는 두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다행히 카라마츠는 오소마츠를 치진 않았다. 대신 엎드려서 오열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게 왜 서러운건데. 평소 있던 일이잖아. 오소마츠는 좀처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내가 왜 이러냐면!"
아. 말투가 바꼈다. 오소마츠는 이쯤되니 카라마츠가 상당히 심각하단 걸 알아차렸다. 도대체 이치마츠의 존재가 카라마츠에겐 무엇이길래 이러는 건지. 오소마츠는 머리가 하얘지는 걸 느꼈다.
"오소마츠는 몰랐겠지만."
뭘?
"이치마츠랑 나는!"
이치마츠랑 너는?
"서로 사랑하고 있단 말이야! 연인의 의미로!"
쥬시마츠가 내 머리에 야구배트를 휘둘렀나. 오소마츠는 한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짚었다. 지금 이거 커밍아웃? 이렇게 갑자기? 그것도 이런 상황에? 아니, 이런 상황이니까 하는 건가. 확실히 예전부터 둘 사이의 기류가 이상하긴 했다. 카라마츠가 더 이치마츠를 챙긴다거나 여자친구처럼 대하긴 했는데. 설마 진짜로. 오소마츠는 머리가 울리는 걸 간신히 진정시켰다.
"사귄지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
오소마츠의 상태가 그러든말든 카라마츠의 푸념은 이어졌다. 아아. 이거 계속 듣고있어야해? 남의 싸움 얘기는 재밌지만 남의 사랑 싸움 얘기는 싫었다. 싫은 걸 넘어서 짜증난다. 나는 솔로인데. 오소마츠는 츳 혀를 찼다.
한 달이 넘었는데 손잡는 것도 허락맡고 잡아야하고! 아, 그래. 싫어하니까 이해는 가. 그래도 한 달인데 그 정돈 해도 되는 거 아니야? 잡으면 마치 못볼거라도 만진듯 뿌리치는데! 그거 정말 상처라고! 너무해! 그러면서 아깐 나보고 뭐라는지 알아?
고양이가 너보다 좋다고 말했겠지. 오소마츠는 귀를 막고싶었다. 그렇지만 막으면 더 심해질 것을 알기에 얌전히 듣는다. 그저 어서 다른 누군가가 끼어들어주길 바랄 뿐이다. 이 바보 동생을 누가 끌어내줬으면 좋겠다.
"거기다가 고양이한텐 좋아한다느니 이런저런 칭찬 해주면서! 나한텐 항상! 쿠소마츠. 쓰레기. 쯧. 같은 반응이나 보이고!"
이런 상황에서도 연극부의 성질이 나오는구나. 한순간 이치마츠가 보인 제 눈을 꽈악 감았다 뜬다. 오소마츠는 슬슬 짜증이 올라오고 있었다. 사랑하고 소중한 동생이지만 저에게 이런 말해봤자 저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 무엇보다 시끄럽다. 알고싶지 않은 것까지 알아버렸다. 오소마츠는 생각을 정리 할 시간이 필요했다.
"거기다가!"
그러나 카라마츠는 그 틈을 주지 않았다. 고양이에겐 뽀뽀해주면서 자기에겐 해주지 않는다는 둥, 자기가 하려하니 극도로 혐오하는 눈으로 바라본다는 둥. 오소마츠는 슬슬 자신에게 한계가 옴을 눈치챘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이 바보 동생은 그걸 모르겠지. 모르니까 이렇게 계속 투정하는 거겠지. 오소마츠는 빠득 이를 갈았다.
"카라마츠!"
결국 오소마츠는 참지 못하고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렸다. 그 순간 방 문이 열리고, 이치마츠가 들어온다.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고개를 돌려 이치마츠를 바라봤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와 오소마츠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쿵쿵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탁.
"뭐하는 짓이야?"
너희야말로 뭐하는 짓이야? 오소마츠는 묻고싶었지만 카라마츠 탓에 묻지 못했다.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의 손에서 벗어나자마자 이치마츠를 끌어안으며 미안하다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치마츠는 아니라며 저가 잘못했다며 카라마츠를 맞안았다. 그것만 하면 말을 안하지. 이치마츠는 오소마츠를 노려보고 있었다.
오소마츠는 이치마츠의 시선에 짜증을 가득 담은 얼굴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아아아!"
둘이 나가고, 혼자남은 오소마츠는 베개에 주먹질을 했다. 이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거겠지. 오소마츠는 짜증을 좀처럼 가라앉힐 수 없었다.